'불륜녀' 딱지 뗐다…18년 기다림 끝에 '왕비'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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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3세의 아내 커밀라 파커불스가 결혼 18년 만에 '왕비'라는 칭호를 받았다.
5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보도에 따르면 영국 왕실이 공개한 찰스 3세 대관식 초청장에서 '커밀라 왕비'(Queen Camilla)라는 공식 칭호가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이전까지 커밀라의 공식 칭호는 '콘월 공작부인'(Duchess of Cornwall)이었고, 지난해 9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한 후 '왕비'(Queen Consort)로 격상됐지만, 이는 '왕의 부인'이라는 뉘앙스가 강했다. '커밀라 왕비'라는 칭호가 사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커밀라 왕비는 찰스 3세의 두 번째 부인으로, 다이애나비가 숨지기 전 찰스 3세와 내연 관계인 사실이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다이애나가 사망한 후 8년이 흐른 후인 2005년 4월에야 찰스 3세와 재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혼 후에도 오랜 기간 동안 '불륜녀'라는 딱지 때문에 '왕세자빈'(Princess of Wales)라는 칭호를 사용하는 대신 콘월 공작 부인으로 불렸다. 영국 내에서는 찰스 3세가 왕위에 오르면 '커밀라 왕비'라고 불러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도 불거졌지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작년 2월 즉위 70주년 기념 성명에서 찰스 왕세자가 왕위에 오르면 부인 커밀라를 왕비(Queen Consort)로 인정하길 바란다고 말하면서 호칭이 정리됐다.
찰스 3세 국왕 대관식은 다음 달 6일부터 사흘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진행된다. 스타들이 출연하는 콘서트와 전국적인 합동 식사 '빅 런치', 자원봉사 활동 등이 포함된다.
대관식 규모는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때보다 간소하리란 관측이다. 당시 행사는 약 8251명의 공식 손님이 초대됐고 129개 국가 및 자치령의 대표들이 참석했는데, 이번엔 2000명 정도만 초청되며, 예배는 1시간 동안 진행된다.
외국 왕실에서는 모나코의 알베르 왕자와 일본의 후미히토 왕세제 부부가 참석하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유럽 지도자들과 중국의 고위 외교관들도 대관식을 찾는다. 미국에서는 질 바이든 여사가 대표로 참석할 예정이다.
커밀라 왕비는 '메리 왕비'의 왕관을 쓰고 찰스 3세 곁에 선다. 이 왕관은 메리 왕비가 조지 5세와 함께 1911년 대관식을 위해 의뢰한 것이다.
왕실의 장손인 조지 왕자는 국왕의 명예 시동 네 명 중 한 명이 되고 대관식 장소인 웨스트민스터 사원까지 가는 행렬에도 동참한다. 조지 왕자는 윌리엄 왕세자의 큰아들로 왕위 서열 2위다.
커밀라 왕비의 명예 시동은 전남편 앤드루 파커 볼스와의 사이의 손자들과 조카손자가 맡는다.
다만 영국 왕실과 불화설에 휩싸인 찰스 3세의 둘째 아들 해리 왕자 부부가 참석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해리 왕자 측 대변인은 지난달 부부가 대관식 초청을 받았으나 참석에 동의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