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요 둔화에 탄산리튬 가격 급락[원자재 포커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수요 둔화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 6일 상하이 비철금속 거래 시장에서 탄산리튬 가격은 t당 21만 7500위안까지 떨어졌다. 1년 반 전 수준인 t당 20만 위안 초반대로 하락한 셈이다. 작년 평균 가격과 비교할 때 56.4% 떨어진 것이다.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 재료인 탄산리튬 가격은 작년 11월 t당 60만 위안에 육박했다가 지난 2월 40만 위안대로 내렸고, 3월 하순부터 20만 위안대에 진입해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당국이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 산업 육성과 소비 촉진 차원에서 2017년부터 주던 차량 구매 보조금을 작년 말로 중단하면서 전기차 판매가 줄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내에서 전기차 가격 할인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수요 둔화에 탄산리튬 가격 급락[원자재 포커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주간 광물가격 동향을 통해 “탄산리튬의 경우 중국 신에너지차량 산업 수요 부진 속에 다수 수요업체는 구매에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공급업체는 재고가 지속해서 늘어 가격 인하를 통한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중국 코발트 수요산업인 양극재 분야 수요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기자동차 소비 감소와 탄산리튬 가격 하락은 음극재·양극재 산업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의 6대 배터리 음극재 생산기업인 상타이 테크놀로지의 스자좡 공장이 지난달 28일부터 가동 중단됐다.
배터리에서 양극재는 동력 배터리의 용량과 평균 전압을, 음극재는 충전 속도와 수명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다. 출하량 기준으로 중국 내 6위의 음극재 생산기업인 상타이 테크놀로지는 올해 초부터 전기차 생산·판매 둔화 속에서 재고량 과다로 동력 배터리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실제 중국 내 탄산리튬을 포함한 동력 배터리 재고 누적량은 2018년 13.6기가와트시(GWh), 2019년 23.2GWh, 2020년 19.8GWh, 2021년 65.2GWh, 2022년 251GWh로 늘어난 탓에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차이신은 "음극재 공장 가동 중단 등은 리튬 배터리 산업 체인의 과열 확장에 따른 '후유증'"이라고 진단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