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올 들어서 다섯 번째로 차량 가격을 인하하자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다. 향후 다시 가격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테슬라는 지난 6일 미국 내 차량 가격을 모델별로 2~6% 인하했다. 주력 제품인 모델3와 모델Y를 각각 1000달러, 2000달러 내렸다. 이에 따라 모델 3 기본모델의 가격은 올해 누적 11%, 모델 Y 기본모델의 가격은 20% 떨어졌다.

가격인하 이후 첫 거래일인 11일 월스트리트의 반응은 엇갈렸다. 테슬라 비관론자로 잘 알려진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수요를 자극해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절충안"이라며 "다른 지역에서도 추가 가격인하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테슬라 자동차 부문의 매출총이익률에 압박을 가할 것"이라며 "1분기 마진이 바닥이 아니라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번스타인은 테슬라의 1분기 매출총이익률을 20.5%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평균 추정치 약 21%를 밑도는 수치다. 지난해 1분기에는 약 30%에서 10%포인트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비해 씨티그룹은 가격인하에도 불구하고 생산비용이 하락하고 있어 수익성 약화를 보완하고 있다고 봤다. 로드 래치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기록적인 수준까지 치솟았던 원자재 가격이 상당히 떨어졌다"며 "미국 텍사스 공장과 독일 베를린 공장에서 생산을 늘리면서 고정비용이 분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인하로 인한 수익성 약화 여부는 테슬라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오는 19일 판가름날 예정이다. 이테이 미카엘리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매출총이익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테슬라가 비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예상보다 낮을 경우 "모델 노후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실적 추정치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가 1분기 매출 238억달러에 조정 주당순이익(EPS) 86센트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년 동기 매출(188억달러)보다는 높지만 조정 EPS(1.07달러)보다 낮은 수치다.

가격인하로 인한 수익성 약화 우려가 불거지면서 테슬라 주가는 이날 장 초반 4.84%까지 떨어졌다가 회복하며 정규장을 0.3% 하락한 184.51달러로 마쳤다. 테슬라의 주가는 1분기 인도량을 발표한 이후 지난 5거래일 동안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며 누적 11.1% 하락했다. 올 들어서는 49.8% 상승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