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구글이 새로운 검색 엔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메자이(Magi)’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구글의 기존 검색엔진은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면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형태다. AI 기반의 새 검색 엔진은 사용자의 의도를 추정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구글 내부 문건을 입수한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프로젝트 메자이는 아직 초기 단계로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신규 엔진은 우선 미국에서 최대 백만명에게 공개될 계획이다. 구글은 연말까지 사용자 수를 3000만명으로 늘리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프로젝트 참여 인원만 160명 이상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달 삼성전자가 갤럭시 등 자사 제품의 검색 엔진을 구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빙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고려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구글은 삼성의 정보기술(IT) 기기들에 검색 엔진을 탑재해 연간 약 30억달러(약 3조9200억원)의 수익을 얻는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구글의 검색 사업에 처음으로 잠재적인 균열이 생겼다”고 뉴욕타임스는 평가했다.
검색엔진 시장의 점유율이 90%를 넘는 구글이 경각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지난해 11월 오픈AI가 대화형 AI 챗봇 ‘챗GPT’를 출시하면서다. 구글은 챗GPT 출시 2주 만에 검색 부서에 AI 제품들을 개발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도 자회사 딥마인드를 통해 AI를 오랫동안 개발해왔다. 2009년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들었고 바둑 AI 알파고도 내놨다. 대화 방식으로 문답을 주고받을 수 있는 대규모 언어모델(LLM)도 수 년간 개발해왔다. 다만 검색 엔진에 AI를 전면 도입하지는 않았다. 편향되거나 틀린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빙이 두각을 드러내며 AI 기반 검색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속도 경쟁이 시작됐다. 구글은 지난달 대화형 AI 챗봇 바드(Bard)를 시범 출시했으나 혹평을 받고 업그레이드에 들어갔다. 아직 검색 엔진에는 바드를 적용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6일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검색엔진에 인공지능(AI) 챗봇 기능을 추가하겠다”며 “사용자들이 구글에 질문해서 받은 대답을 기반으로 후속 질문을 할 수 있는 검색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