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의 우정도 접나…구글 '224만원짜리 폴더블폰' 꺼낸다
구글이 오는 6월 첫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삼성전자가 80% 이상의 점유율로 주도하고 있는 폴더블폰 시장이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시장에선 최근 검색 엔진 교체 문제로 삼성과 구글 간 연대에 금이 간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상황에서 나온 뉴스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CNBC 방송은 18일(현지시간) 구글이 오는 5월 10일 예정된 연례 개발자 회의(구글 I/O)에서 폴더블폰을 공개한 뒤 6월 중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구글의 자체 스마트폰인 픽셀폰이 한국에서 판매되지 않고 있는 만큼, 폴더블폰도 한국 출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명은 ‘픽셀 폴드’다. 가격은 1700달러(약 224만원)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의 픽셀 스마트폰 제품군 중 최고가다.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최신작 ‘갤럭시Z폴드4’는 현재 1799달러(약 237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구글 내부 문건에 따르면 픽셀 폴드를 열면 7.6인치(19.3㎝)의 디스플레이가 펼쳐진다. 삼성 제품과 같은 크기다. 닫힌 상태에서 볼 수 있는 외부 스크린은 가로 길이가 5.8인치다.

폴더블폰 제작에 있어 핵심 기술로 꼽히는 힌지(경첩‧접히는 부분)는 시중에 나온 제품 중 가장 내구성 있게 제작됐다고 한다. 방수 기능도 갖췄다.

주머니에 들어갈 수 있을 만한 크기로 제작됐지만, 무게는 갤럭시Z폴드4보다는 조금 무거운 10온스(약 283g)다. 구글 측은 24시간, 저전력 모드에선 최대 72시간까지 지속할 수 있는 배터리가 장착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픽셀 폴드의 두뇌와 같은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구글이 자체 개발한 텐서G2 칩으로 구동된다. 이로써 기존 안드로이드폰에선 불가능했던 사진 편집 등 고급 기능들이 추가된다.

구글은 픽셀 스마트폰이나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보상 판매 서비스를 제공해 픽셀 폴드 판매 촉진에 나설 계획이다. 픽셀 폴드 구매자들에겐 구글의 최신 스마트워치인 ‘픽셀워치’를 무료로 제공한다.

픽셀 폴드의 출시 소식은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 등 자사 제품의 기본 검색 엔진을 구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빙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뉴스가 전해진 직후에 나왔다. 뉴욕타임스(NYT)가 해당 소식을 보도한 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3.5% 이상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스마트폰 시장에도 혹한기가 덮쳤지만, 폴더블폰 시장에서만큼은 열기가 지속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을 지난해(1280만 대)보다 44%가량 불어난 1850만 대로 추정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