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되는 슈거플레이션…설탕 가격 연일 최고치 갱신 [원자재 포커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설탕 가격이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올들어 전세계 설탕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설탕값이 식품가격 전반을 끌어올리는 '슈거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원당 선물 7월물은 파운드당 25.97센트에 마감했다. 이달초 파운드당 23.46센트로 2016년 10월 이후 6년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한 데 이어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올해 3월 세계 설탕 가격지수는 127.0으로 작년 10월에 108.6에 비해서 17% 상승했다. 세계 설탕 가격지수는 2014~2016년 세계 설탕 평균가격을 100으로 두고 현재 가격과 비교해 수치화한 지표다.
원당 가격이 치솟는 이유는 생산량 감소의 영향이 크다. 이상 기후의 영향으로 인도, 태국, 중국 등 주요 설탕 생산국이 작황 부진에 빠진 것이다. 이달 인도 식품부는 상황에 따라 오는 9월에 설탕의 추가 수출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설탕 생산량이 예상치를 밑돌 경우 자국에서 물량을 소화해야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의 수출 제한 가능성은 세계 원당 선물 가격을 밀어올리는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 자료에 따르면 브라질, 태국, 인도, 호주, 과테말라, 유럽연합, 멕시코, 파키스탄 등이 주요 설탕 수출국이다. 2021년 기준 각국 설탕 생산량 대비 수출량 비중은 태국(98%), 호주(76%), 브라질(73%), 인도(32%), 멕시코(27%), 유럽연합(8%), 파키스탄(7%) 순이다. 인도는 내수 비중이 높아서 태국·호주·브라질 산 설탕이 세계시장에 가장 많이 유통된다.
문제는 세계 1위 설탕 생산국인 브라질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계속된 비로 수확 시기가 늦어지고 있어서다. 브라질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사탕수수 수확은 4월부터 12월까지 이뤄진다. 피치 솔루션의 상품 분석가 매튜 비긴은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수확량은 향후 설탕가격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당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세계 식품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설탕은 음료, 과자 등 다양한 식품의 주요 원료다.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20개국)의 지난달 식품, 주류 및 담배 가격은 1년 전보다 15.4% 급등했다. 설탕 가격 상승도 제품 가격에 추가 반영될 여지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최근 석유 생산량을 하루 약 116만 배럴 감축하기로 전격 결정한 것도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인도·브라질 등의 사탕수수 농가가 설탕 대신 에탄올 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어서다.
설탕 가격 급등세가 이어질 경우 식량 불안을 겪는 국가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설탕 소비와 수입 수요가 높은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피해가 클 전망이다. FAO는 전세계 설탕 소비량이 매년 1.4%씩 증가해 2030년에는 196메가톤(MT)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지훈 기자
원당 가격이 치솟는 이유는 생산량 감소의 영향이 크다. 이상 기후의 영향으로 인도, 태국, 중국 등 주요 설탕 생산국이 작황 부진에 빠진 것이다. 이달 인도 식품부는 상황에 따라 오는 9월에 설탕의 추가 수출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설탕 생산량이 예상치를 밑돌 경우 자국에서 물량을 소화해야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의 수출 제한 가능성은 세계 원당 선물 가격을 밀어올리는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 자료에 따르면 브라질, 태국, 인도, 호주, 과테말라, 유럽연합, 멕시코, 파키스탄 등이 주요 설탕 수출국이다. 2021년 기준 각국 설탕 생산량 대비 수출량 비중은 태국(98%), 호주(76%), 브라질(73%), 인도(32%), 멕시코(27%), 유럽연합(8%), 파키스탄(7%) 순이다. 인도는 내수 비중이 높아서 태국·호주·브라질 산 설탕이 세계시장에 가장 많이 유통된다.
문제는 세계 1위 설탕 생산국인 브라질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계속된 비로 수확 시기가 늦어지고 있어서다. 브라질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사탕수수 수확은 4월부터 12월까지 이뤄진다. 피치 솔루션의 상품 분석가 매튜 비긴은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수확량은 향후 설탕가격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당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세계 식품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설탕은 음료, 과자 등 다양한 식품의 주요 원료다.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20개국)의 지난달 식품, 주류 및 담배 가격은 1년 전보다 15.4% 급등했다. 설탕 가격 상승도 제품 가격에 추가 반영될 여지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최근 석유 생산량을 하루 약 116만 배럴 감축하기로 전격 결정한 것도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인도·브라질 등의 사탕수수 농가가 설탕 대신 에탄올 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어서다.
설탕 가격 급등세가 이어질 경우 식량 불안을 겪는 국가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설탕 소비와 수입 수요가 높은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피해가 클 전망이다. FAO는 전세계 설탕 소비량이 매년 1.4%씩 증가해 2030년에는 196메가톤(MT)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