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은행 혼란 끝→Fed 더 올려? 옐런 "미국 부도 6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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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사이 중국에서 나온 경제 데이터는 혼조세를 보이며 경제 회복이 순탄치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2로 하락해 4개월 만에 다시 위축 국면으로 돌아선 것입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그 위면 경기 확장, 아래면 위축 국면임을 뜻합니다. 반면 서비스업과 건설업을 포괄하는 비제조업 PMI는 56.4로 여전히 비교적 높았습니다.
미국에선 골칫거리였던 퍼스트 리퍼블릭(FRC) 은행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이 은행을 접수해 폐쇄하고 자산을 JP모건에 팔기로 한 것입니다. FRC은 2008년 금융위기로 무너진 워싱턴 뮤추얼에 이어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은행 실패로 기록됐습니다. 두 달도 안 되어 상위 30개 은행 중 3개가 도산한 것이죠.
JP모건은 약 1730억 달러 규모의 대출과 920억 달러 규모의 예금, 약 300억 달러 규모 유가증권을 포함한 자산 대부분을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JP모건은 FDIC에 106억 달러를 지급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FDIC는 부동산 및 상업 대출에 대해 각각 7년 및 5년 동안 80%의 손실 보상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또 별로도 JP모건에 5년 고정금리로 500억 달러 상당의 자금을 지원합니다. FDIC는 예금보험기금의 손실액이 1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성명을 통해 “정부가 우리와 다른 은행에 나서도록 권했고, 우리는 그렇게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은 약 26억 달러의 일회성 이익을 예상했고, 향후 18개월 동안 통합 비용으로 약 20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고 JP모건에 연간 5억 달러 이상의 이익을 줄 것이란 뜻입니다. 다이먼은 애널리스트 통화에서 "FRC 거래가 경기 침체 가능성을 바꾸지는 않았지만, 시스템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은 은행 파산의 끝에 가까워지고 있다. 위기의 이 부분은 끝났다"라고 말했습니다.
JP모건 주가는 오늘 2.3% 상승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이 거래가 JP모건에 도움이 될 것이란 뜻입니다. 웰스파고의 마이크 마요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는 "걱정의 벽이 완화될 수 있다. FRC 해결로 실리콘밸리 은행(SVB) 파산 이후 7주간 이어진 위기 단계는 종료되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게리 콘 전 골드만삭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CNBC 인터뷰에서 ”이것이 끝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은행 세 개 파산으로 위기가 끝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위기는 이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 은행권에는 다른 문제가 있을 것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콘은 "Fed의 긴축이 은행과 은행 대차대조표에 미친 의도하지 않은 결과는 상당하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무언가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페더레이티드 에르메스는 "지금까지 은행 위기를 잘 피했고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일부 좀비 은행은 해결해야 한다. 낙관론자에게 좋은 소식은 은행 위기라는 시스템적 위기를 현재로서는 피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시스템적 위기가 발생하면 더 깊고 광범위한 경기 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 확실히, (연착륙을 향한) 활주로는 여전히 울퉁불퉁하다. 그러나 FRC 등 몇몇 바위들은 대부분 처리되고 있다. 이제 관심은 Fed의 은행기간펀딩프로그램(BTFP) 지원을 받는, 천천히 악화하고 있는 좀비 은행들이다. 그것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봐야 한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은행 시스템에선 유동성이 잘 돈다. 은행 이익은 줄어들겠지만 빠르지 않게 천천히 감소할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것을 이해하는 것 같지만 여전히 더 나쁜 일이 일어날 위험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뉴욕 증시는 1일(미 동부시간) 주요 지수는 보합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월가는 대체로 퍼스트 리퍼블릭 사태의 종결을 환영했지만, 이는 또 다른 걱정거리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은행 혼란이 종결된다면 미 중앙은행(Fed)은 필요할 경우 더 쉽게 추가 긴축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얘기가 아닙니다. 다들 이번 주 25bp를 올릴 것으로 봅니다. 그런 다음 6월부터는 금리 인상을 멈출 것으로 보는데, 혼란이 사라진다면 6월에도 인상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5월 금리 인상(25bp) 베팅은 오늘 94%까지 높아졌고, 6월 인상 베팅도 30%에 육박했습니다. 이런 우려는 뉴욕 채권시장에서 금리 상승으로 나타났습니다. 통화정책을 잘 반영하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아침부터 10bp 이상 뛰면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메타가 오늘 85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찍어내고 컴캐스트 50억 달러, 허시 7억5000만 달러 등 총 22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가 발행되면서 이를 사려는 채권 매니저들은 국채를 매도한 것도 오늘 금리 상승 이유 중 하나입니다. Fed가 기준금리를 올리기 전에 회사채를 찍겠다는 기업이 한꺼번에 몰린 것입니다. 오전 10시 발표된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4월 제조업 PMI도 금리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PMI는 47.1로 집계되어 전월 치인 46.3보다 개선됐고, 월가 예상치 46.8도 소폭 웃돌았습니다. 5개월 연속 위축세를 보였지만, 상황은 약간 개선된 것이죠. ISM의 티머시 피오레 조사협회장은 "제조업 업황은 또다시 위축세를 드러냈다"라면서도 "지난달보다는 개선되어 위축이 더 느린 속도로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줬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세부 지수중 ▲신규 수주(44.3→47.1) ▲생산(47.8→48.9)도 상승해 경기가 덜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문제는 경기가 나아지다 보니 물가, 고용도 덩달아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죠. ▲지불가격은 49.2→53.2 ▲고용도 46.9→50.2로 높아졌습니다. 확장 국면으로 다시 회복된 것이죠. 일부에선 경기 위축 속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도 내놓았습니다. 이런 개선 추세는 지난주 S&P글로벌이 내놓은 PMI에서도 이미 나타났었죠. 4월 제조업 PMI는 50.4로 3월(49.2)보다 상승해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역시 고용과 지불가격 모두 상승했었습니다. 오늘 이 수치는 50.2로 하향 수정됐지만, 여전히 50 이상을 지켰습니다.
3월 건설지출도 예상보다 좋았습니다. 전월보다 0.3% 증가한 연율 1조8347억 달러로 집계되어 월가 예상치(0.1% 증가)를 웃돌았고, 지난 2월(-0.1%)보다는 상당히 개선됐습니다. 이는 Fed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1년 전보다 3.8% 증가한 수준입니다. 이런 경제 지표 개선에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는 2분기 성장률 추정치를 1.7%에서 1.8%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미 국채 금리는 오전 10시 이후 한 번 더 뛰었습니다. 오후 4시 30분께 2년물은 12bp나 상승한 4.126%로 거래됐습니다. 10년물은 15.1bp나 급등한 3.573%를 기록했습니다. 금리가 계속 상승하자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0.14%, S&P500 지수는 0.04% 내렸고 나스닥은 0.11%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는 장중 4186.92로 지난 2월 초 고점 수준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시장의 힘은 강한 것이죠. 펀드스트랫의 톰리 설립자는 "S&P500 지수가 지난 135일 동안 새로운 저점을 만들지 않았는데, 이렇게 긴 기간 동안 지속한 베어마켓 랠리는 거의 없다"라면서 "지금은 강세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대표적 베어마켓인 2000~2003년 닷컴버블 붕괴 때 보면 5번의 베어마켓 랠리 중 121일을 넘는 게 없었고,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44일을 이상 지속된 게 없었습니다. 특히 200주 이동평균선을 넘은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지수가 25주째 200주 이동평균선 위에 있습니다. 강세 원인의 하나는 예상보다 좋은 실적입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오늘까지 S&P500 기업의 54%가 1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 중 80%가 월가 추정을 넘는 주당순이익(EPS)을 공개했습니다. 이는 5년 평균 77%, 10년 평균 73%보다 높습니다.
찰스 슈왑의 케빈 고든 전략가는 "표면 아래에 약세 징후가 있다. 투자자들이 높은 추정치 상회 비율에 너무 집중하지 않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어닝시즌을 앞두고 애널리스트들이 추정을 낮췄을 때 회사는 예상치를 상회하기 쉽다. S&P500 이익 추정치가 다시 상향 조정되고 있는 건 참으로 긍정적이지만 기업 실적 침체는 온전하다. 이익 마진은 여전히 압박을 받고 있고 현 추정치는 신용여건 악화를 반영하고 있지 않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시장의 폭은 문제입니다. 빅테크 등 몇몇 주식만이 랠리하면서 동참하는 주식의 수가 그리 많지 않은 것이죠.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메타, 아마존 등 5개 주식이 올해 S&P500 지수 상승률의 67%를 차지했습니다. 테슬라와 알파벳, AMD, 넷플릭스까지 9개 주식으로 범위를 넓히면 80%가 넘습니다. 시장의 폭이 매우 좁다는 뜻입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시장의 폭이 1 표준편차 이상으로 위축인 된 상태인데, 이는 2020년 7월 이후 처음입니다. 골드만은 "1980년 이후 이런 수준의 시장 폭 위축이 아홉 번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향후 6개월간 평균 이하의 수익률 및 고점에서 바닥까지 더 큰 폭의 하락이 발생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지금 새로운 강세장이 시작됐다면 시장의 폭이 상당한 개선 징후를 보였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경기 방어주인 헬스케어 유틸리티 주식에 대한 선호가 높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의 경기 순환주 대비 방어주에 대한 수요는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런 혼란한 상황에서 향후 시장 방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가 바로 이번 주 FOMC입니다. 퍼스트 리퍼블릭 문제 해결로 25bp 인상은 확정적입니다.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트의 제프 슐츠 전략가는 "1분기 고용비용지수(ECI)는 4분기보다 더 높은 1.2%로 나타났다. 이는 관의 마지막 못을 박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의 전쟁에서 쉬운 부분은 인플레이션을 9%에서 5%까지 내리는 것이었다. 이제 어려운 부분은 5%에서 2%로 낮추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스탠다드차타드의 스티븐 잉글랜더 이코노미스트는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를 보면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하락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인플레이션이 둔화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모두가 주시하는 FOMC의 핵심은 다음달(6월) 회의에서 뭘 할지에 대해 어떤 힌트를 주느냐입니다. 구겐하임 파트너스는 "초점은 포워드 가이던스와 금리 인상 캠페인의 일시 중지 신호 여부에 쏠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월가 다수는 Fed가 추가 인상의 문을 열어둘 것으로 봅니다. 뱅가드의 앤드루 패터슨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본다. 우리는 6월과 그 이후에 금리 인상을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무디스의 마크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12개월 동안의 경기 침체는 합리적 정책 결정과 경제의 탄력성을 가정할 때 피할 수 있다. Fed는 이번 주 25bp 인상 이후 금리 인상을 중단해야 하며 의원들은 부채한도 드라마가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Fed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Fed는 금리를 16년 만에 최고로 높이고 인상 중단에 대해 논의할 예정'(Fed Set to Raise Interest Rates to 16-Year High and Debate a Pause)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Fed가 최종 단계에 얼마나 가까워졌느냐가 내부 논쟁의 초점이 될 것이다. 위원들은 최종 단계 근처에 왔지만, 추가 인상에 대한 옵션을 열어 둘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경제는 소비자 지출 둔화 등 약간의 냉각 징후를 보였지만 꾸준한 고용과 활발한 임금 상승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죠. 다만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 등 일부는 은행 혼란에 따른 신용여건 긴축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걱정하고 있습니다. WSJ은 FOMC 위원들은 회의 때 다음주 공개 예정인 Fed의 분기별 '은행 시니어 대출 담당자 설문조사(SLOOS) 결과를 미리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티미라오스는 "위원들은 (이런 상황을 통화정책 성명서에 담겠지만) 시장 랠리를 촉발해 금융여건을 빨리 완화시키길 원치 않기 때문에 성명서 문구를 미세 조정하는 게 특히 중요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ING는 지난 3월 성명서에 넣은 "추가 긴축 정책이 아마도 적절할 수 있다"(some additional policy firming may be appropriate)라는 문구에 '아직은'(yet) 이라는 단어를 추가할 것으로 봅니다. Fed는 지난 2006년 8월 금리 인상 중단을 앞두고 그해 3월 회의 성명서에 처음으로 "추가 긴축 정책이 아마도 적절할 수 있다"라는 문구를 넣었고, 5월에는 '아직은'이라는 단어를 추가했었습니다. 그리고 6월에 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한 뒤 "추가 긴축 범위와 시기는 경제 전망의 발전에 따라 달라질 것"(the extent and timing of any additional firming will depend on the evolution of the outlook)이라고 밝혔고 마침내 8월 회의에서 인상을 종료했지요.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마찬가지로 '아직은'(yet) 이라는 단어를 넣을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그러면서도 "5월 인상 후에도 추가 인상이 가능하지만, 은행 시스템의 균열을 고려하면 장벽은 더 높아져 있을 것"이라며 "'향후 긴축의 범위'라는 말은 없애서 6월 금리 동결 가능성에 대한 신호를 줄 것"이라고 봤습니다. 금리를 올린다 해도 한 번이 끝이라는 걸 시사한다는 뜻입니다. 골드만삭스는 "FOMC는 25bp를 인상할 것으로 광범위하게 예상되지만 초점은 성명서 상의 포워드 가이던스를 어떻게 수정하느냐에 집중될 것이다. 우리는 6월에 금리 인상을 일시 중단한다는 신호를 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여전히 매파적 편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추가 긴축 정책이 아마도 적절할 수 있다"라는 문구 자체를 없앨 것으로 봤습니다. 이를 통해 6월에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줄 것이란 얘기죠. 다만 "추가 인상의 범위를 결정하기 위해 위원회는 긴축 정책의 누적적 효과,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 경제와 금융시장 변화에 미치는 시차를 고려하겠다"라는 문구를 약간 바꿔서 선택의 여지를 남길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오늘 장 마감 뒤 오후 4시 30분께 재닛 옐런 장관은 부채한도가 높아지지 않으면 6월 1일까지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옐런은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최근 연방정부 세금 수입을 검토한 결과, 의회가 부채한도를 인상하거나 적용을 유예해주지 않으면 6월 초, 잠재적으로 이르면 6월 1일까지 정부의 모든 의무를 계속 충족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습니다. 만약 이런 추정이 맞다면 이제 해결 기한은 한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옐런은 "연방정부의 수입과 지출이 본질적으로 가변적이며 재무부가 예산을 소진하는 실제 날짜는 이 추정치보다 몇 주가 늦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지만, 재무부는 통상 보수적으로 추정하기 때문에 신빙성이 높다고 봐야합니다. 오늘 미 의회예산국(CBO)도 재무부 자금이 6월 초 고갈될 수 있는 심각한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부채한도 데드라인인 ‘x date’를 6월 초로 예상했다가 다시 7월 말로 수정했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오늘 “6월 초까지 단 2주 동안만 하원과 상원이 동시에 회기에 들어가기 때문에 협상할 시간이 거의 없다. 우리는 양당이 거래를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부채한도 연장의 가능성을 높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부채한도 증액 이슈는 우리의 가장 큰 거시적 관심사로 남아 있다. 이 전체 서커스는 공연 예술에 가깝다. 150발을 채울 수 있는 총을 놓고 러시안 룰렛(머리에 겨누고 한 발씩 격발해보는)을 하면 확률은 적지만 비극이 발생할 작은 확률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 뉴스가 나온 뒤 매카시 하원 의장에게 전화 걸어 부채한도 협상과 관련, 9일날 만날 것을 제안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그동안 거부하던 회동을 제안한 것이죠. 그리고 민주당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원에서 조건없이 부채한도를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관련, 핌코는 다음과 같이 분석했습니다.
▶부채한도가 해결될 것이란 게 높은 확률로 기본 시나리오다. 기술적 채무불이행은 가능하지만, 그 정치·경제적인 재앙적 결과 탓에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23년은 2011년이 아니다. 2011년에는 공화당 내 티파티(극우 보수)와 지출 삭감에 대한 정치적 지지가 정점에 달했다. 공화당은 하원에서 충분한 다수를 차지해 강력한 입장에서 협상에 나섰다. 그리고 그들은 재정 개혁에 개방적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상대했다. 지금은 그 중 어느 것도 사실이 아니다.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인의 70% 이상이 지출 삭감이 없더라도 채무불이행을 피하는 것을 지지한다. 채무불이행을 초래하는 건 정치적 패배라는 걸 양당 지도자들은 깨닫고 있다.
▶부채한도가 데드라인 이전에 해결되리라 확신하지만 시기와 형태는 두고 봐야 한다. 그것은 약간의 벼랑 끝 전술 후에 막판(11th hour)이 되어야 발생할 것이다.
▶협상 타이밍은 재무부 자금이 소진되는 X date에 의해 분명히 영향을 받는다. 이는 시장 변동성을 급격히 앞당길 수 있다.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하지만, X date를 앞두고 약간 시장 변동성을 보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과거 10여 차례를 보면 부채한도 합의가 이뤄지기 전 한 달 동안 S&P500 지수는 고점에서 평균 6.5% 하락했다. 이런 하락은 일반적으로 부채한도가 해결된 뒤 회복되지만, (심각할 경우) 그 영향이 이어질 수도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하지만 게리 콘 전 골드만삭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CNBC 인터뷰에서 ”이것이 끝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은행 세 개 파산으로 위기가 끝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위기는 이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 은행권에는 다른 문제가 있을 것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콘은 "Fed의 긴축이 은행과 은행 대차대조표에 미친 의도하지 않은 결과는 상당하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무언가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페더레이티드 에르메스는 "지금까지 은행 위기를 잘 피했고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일부 좀비 은행은 해결해야 한다. 낙관론자에게 좋은 소식은 은행 위기라는 시스템적 위기를 현재로서는 피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시스템적 위기가 발생하면 더 깊고 광범위한 경기 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 확실히, (연착륙을 향한) 활주로는 여전히 울퉁불퉁하다. 그러나 FRC 등 몇몇 바위들은 대부분 처리되고 있다. 이제 관심은 Fed의 은행기간펀딩프로그램(BTFP) 지원을 받는, 천천히 악화하고 있는 좀비 은행들이다. 그것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봐야 한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은행 시스템에선 유동성이 잘 돈다. 은행 이익은 줄어들겠지만 빠르지 않게 천천히 감소할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것을 이해하는 것 같지만 여전히 더 나쁜 일이 일어날 위험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뉴욕 증시는 1일(미 동부시간) 주요 지수는 보합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월가는 대체로 퍼스트 리퍼블릭 사태의 종결을 환영했지만, 이는 또 다른 걱정거리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은행 혼란이 종결된다면 미 중앙은행(Fed)은 필요할 경우 더 쉽게 추가 긴축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얘기가 아닙니다. 다들 이번 주 25bp를 올릴 것으로 봅니다. 그런 다음 6월부터는 금리 인상을 멈출 것으로 보는데, 혼란이 사라진다면 6월에도 인상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5월 금리 인상(25bp) 베팅은 오늘 94%까지 높아졌고, 6월 인상 베팅도 30%에 육박했습니다. 이런 우려는 뉴욕 채권시장에서 금리 상승으로 나타났습니다. 통화정책을 잘 반영하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아침부터 10bp 이상 뛰면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메타가 오늘 85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찍어내고 컴캐스트 50억 달러, 허시 7억5000만 달러 등 총 22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가 발행되면서 이를 사려는 채권 매니저들은 국채를 매도한 것도 오늘 금리 상승 이유 중 하나입니다. Fed가 기준금리를 올리기 전에 회사채를 찍겠다는 기업이 한꺼번에 몰린 것입니다. 오전 10시 발표된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4월 제조업 PMI도 금리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PMI는 47.1로 집계되어 전월 치인 46.3보다 개선됐고, 월가 예상치 46.8도 소폭 웃돌았습니다. 5개월 연속 위축세를 보였지만, 상황은 약간 개선된 것이죠. ISM의 티머시 피오레 조사협회장은 "제조업 업황은 또다시 위축세를 드러냈다"라면서도 "지난달보다는 개선되어 위축이 더 느린 속도로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줬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세부 지수중 ▲신규 수주(44.3→47.1) ▲생산(47.8→48.9)도 상승해 경기가 덜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문제는 경기가 나아지다 보니 물가, 고용도 덩달아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죠. ▲지불가격은 49.2→53.2 ▲고용도 46.9→50.2로 높아졌습니다. 확장 국면으로 다시 회복된 것이죠. 일부에선 경기 위축 속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도 내놓았습니다. 이런 개선 추세는 지난주 S&P글로벌이 내놓은 PMI에서도 이미 나타났었죠. 4월 제조업 PMI는 50.4로 3월(49.2)보다 상승해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역시 고용과 지불가격 모두 상승했었습니다. 오늘 이 수치는 50.2로 하향 수정됐지만, 여전히 50 이상을 지켰습니다.
3월 건설지출도 예상보다 좋았습니다. 전월보다 0.3% 증가한 연율 1조8347억 달러로 집계되어 월가 예상치(0.1% 증가)를 웃돌았고, 지난 2월(-0.1%)보다는 상당히 개선됐습니다. 이는 Fed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1년 전보다 3.8% 증가한 수준입니다. 이런 경제 지표 개선에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는 2분기 성장률 추정치를 1.7%에서 1.8%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미 국채 금리는 오전 10시 이후 한 번 더 뛰었습니다. 오후 4시 30분께 2년물은 12bp나 상승한 4.126%로 거래됐습니다. 10년물은 15.1bp나 급등한 3.573%를 기록했습니다. 금리가 계속 상승하자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0.14%, S&P500 지수는 0.04% 내렸고 나스닥은 0.11%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는 장중 4186.92로 지난 2월 초 고점 수준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시장의 힘은 강한 것이죠. 펀드스트랫의 톰리 설립자는 "S&P500 지수가 지난 135일 동안 새로운 저점을 만들지 않았는데, 이렇게 긴 기간 동안 지속한 베어마켓 랠리는 거의 없다"라면서 "지금은 강세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대표적 베어마켓인 2000~2003년 닷컴버블 붕괴 때 보면 5번의 베어마켓 랠리 중 121일을 넘는 게 없었고,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44일을 이상 지속된 게 없었습니다. 특히 200주 이동평균선을 넘은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지수가 25주째 200주 이동평균선 위에 있습니다. 강세 원인의 하나는 예상보다 좋은 실적입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오늘까지 S&P500 기업의 54%가 1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 중 80%가 월가 추정을 넘는 주당순이익(EPS)을 공개했습니다. 이는 5년 평균 77%, 10년 평균 73%보다 높습니다.
찰스 슈왑의 케빈 고든 전략가는 "표면 아래에 약세 징후가 있다. 투자자들이 높은 추정치 상회 비율에 너무 집중하지 않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어닝시즌을 앞두고 애널리스트들이 추정을 낮췄을 때 회사는 예상치를 상회하기 쉽다. S&P500 이익 추정치가 다시 상향 조정되고 있는 건 참으로 긍정적이지만 기업 실적 침체는 온전하다. 이익 마진은 여전히 압박을 받고 있고 현 추정치는 신용여건 악화를 반영하고 있지 않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시장의 폭은 문제입니다. 빅테크 등 몇몇 주식만이 랠리하면서 동참하는 주식의 수가 그리 많지 않은 것이죠.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메타, 아마존 등 5개 주식이 올해 S&P500 지수 상승률의 67%를 차지했습니다. 테슬라와 알파벳, AMD, 넷플릭스까지 9개 주식으로 범위를 넓히면 80%가 넘습니다. 시장의 폭이 매우 좁다는 뜻입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시장의 폭이 1 표준편차 이상으로 위축인 된 상태인데, 이는 2020년 7월 이후 처음입니다. 골드만은 "1980년 이후 이런 수준의 시장 폭 위축이 아홉 번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향후 6개월간 평균 이하의 수익률 및 고점에서 바닥까지 더 큰 폭의 하락이 발생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지금 새로운 강세장이 시작됐다면 시장의 폭이 상당한 개선 징후를 보였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경기 방어주인 헬스케어 유틸리티 주식에 대한 선호가 높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의 경기 순환주 대비 방어주에 대한 수요는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런 혼란한 상황에서 향후 시장 방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가 바로 이번 주 FOMC입니다. 퍼스트 리퍼블릭 문제 해결로 25bp 인상은 확정적입니다.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트의 제프 슐츠 전략가는 "1분기 고용비용지수(ECI)는 4분기보다 더 높은 1.2%로 나타났다. 이는 관의 마지막 못을 박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의 전쟁에서 쉬운 부분은 인플레이션을 9%에서 5%까지 내리는 것이었다. 이제 어려운 부분은 5%에서 2%로 낮추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스탠다드차타드의 스티븐 잉글랜더 이코노미스트는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를 보면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하락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인플레이션이 둔화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모두가 주시하는 FOMC의 핵심은 다음달(6월) 회의에서 뭘 할지에 대해 어떤 힌트를 주느냐입니다. 구겐하임 파트너스는 "초점은 포워드 가이던스와 금리 인상 캠페인의 일시 중지 신호 여부에 쏠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월가 다수는 Fed가 추가 인상의 문을 열어둘 것으로 봅니다. 뱅가드의 앤드루 패터슨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본다. 우리는 6월과 그 이후에 금리 인상을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무디스의 마크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12개월 동안의 경기 침체는 합리적 정책 결정과 경제의 탄력성을 가정할 때 피할 수 있다. Fed는 이번 주 25bp 인상 이후 금리 인상을 중단해야 하며 의원들은 부채한도 드라마가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Fed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Fed는 금리를 16년 만에 최고로 높이고 인상 중단에 대해 논의할 예정'(Fed Set to Raise Interest Rates to 16-Year High and Debate a Pause)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Fed가 최종 단계에 얼마나 가까워졌느냐가 내부 논쟁의 초점이 될 것이다. 위원들은 최종 단계 근처에 왔지만, 추가 인상에 대한 옵션을 열어 둘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경제는 소비자 지출 둔화 등 약간의 냉각 징후를 보였지만 꾸준한 고용과 활발한 임금 상승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죠. 다만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 등 일부는 은행 혼란에 따른 신용여건 긴축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걱정하고 있습니다. WSJ은 FOMC 위원들은 회의 때 다음주 공개 예정인 Fed의 분기별 '은행 시니어 대출 담당자 설문조사(SLOOS) 결과를 미리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티미라오스는 "위원들은 (이런 상황을 통화정책 성명서에 담겠지만) 시장 랠리를 촉발해 금융여건을 빨리 완화시키길 원치 않기 때문에 성명서 문구를 미세 조정하는 게 특히 중요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ING는 지난 3월 성명서에 넣은 "추가 긴축 정책이 아마도 적절할 수 있다"(some additional policy firming may be appropriate)라는 문구에 '아직은'(yet) 이라는 단어를 추가할 것으로 봅니다. Fed는 지난 2006년 8월 금리 인상 중단을 앞두고 그해 3월 회의 성명서에 처음으로 "추가 긴축 정책이 아마도 적절할 수 있다"라는 문구를 넣었고, 5월에는 '아직은'이라는 단어를 추가했었습니다. 그리고 6월에 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한 뒤 "추가 긴축 범위와 시기는 경제 전망의 발전에 따라 달라질 것"(the extent and timing of any additional firming will depend on the evolution of the outlook)이라고 밝혔고 마침내 8월 회의에서 인상을 종료했지요.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마찬가지로 '아직은'(yet) 이라는 단어를 넣을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그러면서도 "5월 인상 후에도 추가 인상이 가능하지만, 은행 시스템의 균열을 고려하면 장벽은 더 높아져 있을 것"이라며 "'향후 긴축의 범위'라는 말은 없애서 6월 금리 동결 가능성에 대한 신호를 줄 것"이라고 봤습니다. 금리를 올린다 해도 한 번이 끝이라는 걸 시사한다는 뜻입니다. 골드만삭스는 "FOMC는 25bp를 인상할 것으로 광범위하게 예상되지만 초점은 성명서 상의 포워드 가이던스를 어떻게 수정하느냐에 집중될 것이다. 우리는 6월에 금리 인상을 일시 중단한다는 신호를 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여전히 매파적 편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추가 긴축 정책이 아마도 적절할 수 있다"라는 문구 자체를 없앨 것으로 봤습니다. 이를 통해 6월에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줄 것이란 얘기죠. 다만 "추가 인상의 범위를 결정하기 위해 위원회는 긴축 정책의 누적적 효과,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 경제와 금융시장 변화에 미치는 시차를 고려하겠다"라는 문구를 약간 바꿔서 선택의 여지를 남길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오늘 장 마감 뒤 오후 4시 30분께 재닛 옐런 장관은 부채한도가 높아지지 않으면 6월 1일까지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옐런은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최근 연방정부 세금 수입을 검토한 결과, 의회가 부채한도를 인상하거나 적용을 유예해주지 않으면 6월 초, 잠재적으로 이르면 6월 1일까지 정부의 모든 의무를 계속 충족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습니다. 만약 이런 추정이 맞다면 이제 해결 기한은 한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옐런은 "연방정부의 수입과 지출이 본질적으로 가변적이며 재무부가 예산을 소진하는 실제 날짜는 이 추정치보다 몇 주가 늦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지만, 재무부는 통상 보수적으로 추정하기 때문에 신빙성이 높다고 봐야합니다. 오늘 미 의회예산국(CBO)도 재무부 자금이 6월 초 고갈될 수 있는 심각한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부채한도 데드라인인 ‘x date’를 6월 초로 예상했다가 다시 7월 말로 수정했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오늘 “6월 초까지 단 2주 동안만 하원과 상원이 동시에 회기에 들어가기 때문에 협상할 시간이 거의 없다. 우리는 양당이 거래를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부채한도 연장의 가능성을 높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부채한도 증액 이슈는 우리의 가장 큰 거시적 관심사로 남아 있다. 이 전체 서커스는 공연 예술에 가깝다. 150발을 채울 수 있는 총을 놓고 러시안 룰렛(머리에 겨누고 한 발씩 격발해보는)을 하면 확률은 적지만 비극이 발생할 작은 확률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 뉴스가 나온 뒤 매카시 하원 의장에게 전화 걸어 부채한도 협상과 관련, 9일날 만날 것을 제안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그동안 거부하던 회동을 제안한 것이죠. 그리고 민주당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원에서 조건없이 부채한도를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관련, 핌코는 다음과 같이 분석했습니다.
▶부채한도가 해결될 것이란 게 높은 확률로 기본 시나리오다. 기술적 채무불이행은 가능하지만, 그 정치·경제적인 재앙적 결과 탓에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23년은 2011년이 아니다. 2011년에는 공화당 내 티파티(극우 보수)와 지출 삭감에 대한 정치적 지지가 정점에 달했다. 공화당은 하원에서 충분한 다수를 차지해 강력한 입장에서 협상에 나섰다. 그리고 그들은 재정 개혁에 개방적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상대했다. 지금은 그 중 어느 것도 사실이 아니다.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인의 70% 이상이 지출 삭감이 없더라도 채무불이행을 피하는 것을 지지한다. 채무불이행을 초래하는 건 정치적 패배라는 걸 양당 지도자들은 깨닫고 있다.
▶부채한도가 데드라인 이전에 해결되리라 확신하지만 시기와 형태는 두고 봐야 한다. 그것은 약간의 벼랑 끝 전술 후에 막판(11th hour)이 되어야 발생할 것이다.
▶협상 타이밍은 재무부 자금이 소진되는 X date에 의해 분명히 영향을 받는다. 이는 시장 변동성을 급격히 앞당길 수 있다.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하지만, X date를 앞두고 약간 시장 변동성을 보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과거 10여 차례를 보면 부채한도 합의가 이뤄지기 전 한 달 동안 S&P500 지수는 고점에서 평균 6.5% 하락했다. 이런 하락은 일반적으로 부채한도가 해결된 뒤 회복되지만, (심각할 경우) 그 영향이 이어질 수도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