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8억 깎여도 237억?…'실적 부진' 美 CEO 보수 화제
미국 대형 유통업체 타깃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코넬(사진)의 지난해 보수가 210만달러(약 28억원) 삭감됐다. 인플레이션과 높은 기준금리 등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다만 매년 받는 연봉은 아직 수백억원에 달한다.

1일(현지시간) 타깃은 코넬 CEO의 2022회계연도(2022년 2월~2023년 1월) 총 급여가 1770만달러(237억원)로 전년(1980만달러·265억원) 대비 210만달러 줄었다고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에 연동돼 지급되는 인센티브 보상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코넬 CEO는 2014년 타깃 CEO로 취임해 약 9년 동안 타깃을 이끌어온 수장이다.

2022회계연도에 타깃의 매출은 1091억2000만달러로 전년(1060억500만달러)보다 2.9%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8억4800만달러로 전년(89억4600만달러) 대비 57% 감소했다. 최근 5개년 중 가장 낮았다. 주당순이익(EPS)도 5.98달러로 14.10달러였던 전년보다 크게 줄었다.

매출이 늘었는데 이익은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타깃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5%로 전년 8.4% 대비 반토막났다.
사진=AFP
사진=AFP
지난해 상반기 미국에서 물가상승률이 급등하고 미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며 소비자들은 허리띠를 졸라맸다. 마트에 가도 식재료 등 꼭 필요한 제품만 샀다. 가전과 가구, 의류 등 고가 제품들에 대한 소비도 확 줄였다.

소비자의 발길이 뜸해진 타깃과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재고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고 의류와 생활용품 같은 상품들을 할인해 싸게 파는 수밖에 없었다.

타깃은 올해는 수익성이 다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타깃은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재고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최대 유통기업 월마트도 실적 부진으로 CEO 연봉이 깎였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CEO는 지난해 총 급여가 2530만달러(약 340억달러)로 전년 대비 40만달러 감소했다고 밝혔다. 급여와 주식으로 제공된 보수는 늘었으나 인센티브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월마트의 2023회계연도 영업이익은 204억달러로 전년 대비 21.3% 감소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