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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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고 그 말에 공감까지 해주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이 출시됐다. 작년 초 구글을 떠났던 'AI 천재 운영자' 무스타파 술레이만이 1년여만에 내놓은 역작이다.

술레이만은 2일(현지시간) "사람과 지극히 사소하고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는 챗봇 파이(Pi)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술레이만은 구글이 2014년 인수한 AI 대표기업 딥마인드의 공동 창업자다. 그는 작년 초 구글을 나온 뒤 '인플렉션AI'를 세웠다. 링크드인 창업자 리드 호프만 등과 함께였다. 파이는 인플렉션AI가 선보인 첫 제품이다.

술레이만은 "파이는 사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공감을 해주는 일종의 공론장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출시 전 몇 달 동안 베타테스트를 거친 결과 파이의 사용 범위가 (챗GPT 등) 다른 생성형 AI보다 좁기 때문에 더 안전하고 제어하기 쉽다는 주장이다.

그는 "파이가 할 수 없는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제품을 만든 사람이 내놓은 홍보 문구로서는 극히 이례적이다. 술레이만은 "파이는 다른 생성형 AI처럼 사람을 대신해 목록을 작성하거나 마케팅 전략을 세우거나 코딩을 할 수 없다"며 "심지어 간단한 여행 계획을 짜는 것도, 학교 제출용 에세이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는 파이도 사용자의 온라인 작업 수행을 지원하는 쪽으로 나아가겠지만, 현재로서는 사용자와 편안하고 유익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파이를 설계했다"고 했다.

베타테스트 과정에서 파이는 사용자에게 질문을 던져 대화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응답을 끝내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오픈AI의 챗GPT나 구글의 Bard 같은 다른 챗봇과 차별화되는 양상이다. 다만 술레이만은 "파이도 다른 챗봇처럼 때때로 사실을 조작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술레이만의 인플렉션AI가 내놓은 첫 번째 제품 파이는 사용자가 파이 앱을 통해 직접 대화를 나누거나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 다른 SNS 플랫폼을 통해서도 이용해볼 수 있다. 인플렉션AI는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등 여러 경쟁사에서 AI 전문가들을 고용했다. 앞서 술레이만과 호프만이 세웠던 벤처캐피털(VC) 그레이록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는 다른 투자사들이 인플렉션AI에 최대 6억750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