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도 중국 탈출 러시…'핀둬둬' 본사 아일랜드로 이전 [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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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의 중국 탈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3위 전자상거래업체 핀둬둬는 상하이 본사를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이전했다. 알리바바 해외사업부는 뉴욕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류업체들이 동남아시아로 공장을 옮기면서 섬유·의류 산업도 위축되고 있다. 중국 내 기업환경 악화가 근본적 이유로 제시된다.
이런 사실이 외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지자 핀둬둬는 전날 본사를 옮기지 않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회사 측은 "핀둬둬의 본사는 여전히 중국 상하이에 있다. 글로벌 사업인 티무(temu)의 유럽 사업을 확대하고 법적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법적 등록지를 더블린으로 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핀둬둬는 초저가 상품으로 빠르게 성장한 온라인 쇼핑몰이다. 2020년 기준 회원 수는 8억4900만명으로 알리바바(8억2800만명)나 징둥닷컴(5억3200만명)보다 많다. 하지만 평균 구매가격이 낮아 지난해 매출은 경쟁사의 5분의 1 수준인 1306억위안(약 25조원)에 그쳤다.
핀둬둬는 자국에서 통한 초저가 전략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작년 9월 티무 앱을 미국에 출시한 데 이어 올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 진출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 6개국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티무는 미국 출시 두 달 만인 11월 앱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 올 1분기에만 1900만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티무는 '짝퉁' 상품의 지식재산권 침해, 신장위구르자치구 강제노동 활용, 소비자정보 탈취 등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고객 패션 취향 등 필요 정보 외에도 사용자의 통화 기록, 사진 앨범 등까지 훔쳐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각에선 미국이 자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를 보호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 기업을 견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짧은 동영상 앱 틱톡에 이어 티무까지 대상에 올렸다는 관측이다. 핀둬둬가 본사를 아일랜드로 옮긴 것은 틱톡 운영사인 바이트댄스가 틱톡 본사를 베이징에서 싱가포르로 이전한 것처럼 법적 이슈를 줄여보려는 시도로 보인다.
중국 기업이 해외로 이전하는 근본적 이유로는 중국 내 기업 환경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3년 간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중국 소비자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전자상거래 업계의 가격 인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징둥이 지난 3월 100억위안(약 1조9200억원)에 달하는 보조금 쿠폰을 뿌린 게 대표적이다.
'공동부유'를 내건 공산당이 빅테크의 독점적 지위 해소, 금융업 규제, 인수합병(M&A) 심사 강화 등을 추진하고 기부를 강요하는 것도 중국 시장을 떠나려는 이유로 분석된다.
알리바바는 2014년 뉴욕증시에 상장했으며, 미국의 회계 감독 강화와 중국의 해외 상장사 감시에 대응해 2019년 홍콩증시에 추가로 상장했다. 중국 당국이 기업 정보의 유출 방지를 명목으로 자국 기업의 해외 상장 문턱을 높이는 가운데 알리바바의 계열사가 미국행을 추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AGDC 측은 이에 대해 "지금은 상장 계획이 없다"고 짧게 부인했다.
중국 기업의 해외 이전은 제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섬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중국 섬유·의류 공장의 30%가 동남아시아로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중국의 올 1분기 섬유·의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한 673억달러로 집계됐다. 수출 대상 지역 1, 2, 4위인 미국이 16.%, 유럽연합(EU)이 23.7%, 일본이 8% 줄었다. 중국 기업이 관련 원재료를 수출하는 아세안(3위) 수출만 30.1% 급증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경쟁 심화하는 중국 시장
5일 제일재경 등에 따르면 뉴욕증시 상장사인 핀둬둬는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본사 이전 사실을 공개했다. 2월까지는 본사 주소를 상하이 창닝구로 기재했지만 3월 공시부터는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변경했다.이런 사실이 외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지자 핀둬둬는 전날 본사를 옮기지 않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회사 측은 "핀둬둬의 본사는 여전히 중국 상하이에 있다. 글로벌 사업인 티무(temu)의 유럽 사업을 확대하고 법적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법적 등록지를 더블린으로 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핀둬둬는 초저가 상품으로 빠르게 성장한 온라인 쇼핑몰이다. 2020년 기준 회원 수는 8억4900만명으로 알리바바(8억2800만명)나 징둥닷컴(5억3200만명)보다 많다. 하지만 평균 구매가격이 낮아 지난해 매출은 경쟁사의 5분의 1 수준인 1306억위안(약 25조원)에 그쳤다.
핀둬둬는 자국에서 통한 초저가 전략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작년 9월 티무 앱을 미국에 출시한 데 이어 올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 진출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 6개국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티무는 미국 출시 두 달 만인 11월 앱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 올 1분기에만 1900만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티무는 '짝퉁' 상품의 지식재산권 침해, 신장위구르자치구 강제노동 활용, 소비자정보 탈취 등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고객 패션 취향 등 필요 정보 외에도 사용자의 통화 기록, 사진 앨범 등까지 훔쳐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각에선 미국이 자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를 보호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 기업을 견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짧은 동영상 앱 틱톡에 이어 티무까지 대상에 올렸다는 관측이다. 핀둬둬가 본사를 아일랜드로 옮긴 것은 틱톡 운영사인 바이트댄스가 틱톡 본사를 베이징에서 싱가포르로 이전한 것처럼 법적 이슈를 줄여보려는 시도로 보인다.
중국 기업이 해외로 이전하는 근본적 이유로는 중국 내 기업 환경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3년 간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중국 소비자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전자상거래 업계의 가격 인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징둥이 지난 3월 100억위안(약 1조9200억원)에 달하는 보조금 쿠폰을 뿌린 게 대표적이다.
'공동부유'를 내건 공산당이 빅테크의 독점적 지위 해소, 금융업 규제, 인수합병(M&A) 심사 강화 등을 추진하고 기부를 강요하는 것도 중국 시장을 떠나려는 이유로 분석된다.
제조업 기반도 흔들
알리바바그룹의 6개 주력 사업부 중 하나인 국제전자상거래그룹(AGDC)은 내년 미국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리바바는 지난 3월 6개 사업부 분사 및 독립 경영 방침을 내놨다. 각 사업부는 각자 준비되는 대로 상장한다는 계획이다.알리바바는 2014년 뉴욕증시에 상장했으며, 미국의 회계 감독 강화와 중국의 해외 상장사 감시에 대응해 2019년 홍콩증시에 추가로 상장했다. 중국 당국이 기업 정보의 유출 방지를 명목으로 자국 기업의 해외 상장 문턱을 높이는 가운데 알리바바의 계열사가 미국행을 추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AGDC 측은 이에 대해 "지금은 상장 계획이 없다"고 짧게 부인했다.
중국 기업의 해외 이전은 제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섬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중국 섬유·의류 공장의 30%가 동남아시아로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중국의 올 1분기 섬유·의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한 673억달러로 집계됐다. 수출 대상 지역 1, 2, 4위인 미국이 16.%, 유럽연합(EU)이 23.7%, 일본이 8% 줄었다. 중국 기업이 관련 원재료를 수출하는 아세안(3위) 수출만 30.1% 급증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