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막기 위한 소송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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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이날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법무부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획을 저지하기 위한 소송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미를 오가는 여객·화물 운송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반도체 등 주요 상품의 운송이 한 회사에 몰리면 공급망 탄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법무부가 소송을 제기한다면 이는 미국 정부가 외국 항공사 간 합병을 막기 위해 소송을 건 첫 번째 사례가 된다. 폴리티코는 "미국은 한국 내에서 두 항공사의 행위에 대한 관할권이 없지만 미국 내 경쟁에 대한 피해를 근거로 합병을 저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소송이 한·미 외교 문제로 번질 수 있는 만큼 바이든 행정부도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다. 미국 정부 한 관계자는 "법무부 반독점부서는 거래의 경쟁적 영향에만 관심있지만 국무부 동아태국과도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법무부가 소송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각국의 규제승인을 통과하기 위한 대한항공의 노력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유럽연합(EU)과 미국이 막판 변수로 등장하는 모양새다.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 인수를 발표한 뒤 12개국 중 9개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7일(현지시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발표해 "두 회사의 인수는 유럽경제권과 한국 간 여객·화물 운송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