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장비 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가 메모리 반도체업계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이번 분기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마을 내놨다.

어플라이드는 18일(현지시간) 2023 회계연도 2분기(2~4월) 매출이 66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순이익은 15억7500만달러로 3% 증가했다고 밝혔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는 2.00달러로 8%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 평균은 매출 63억7000만달러, 조정 EPS 1.83달러였다.

회사는 3분기 매출이 61억5000만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작년 3분기 65억2000만달러보다 5.7%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월가 전문가 예상치 평균 59억7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어플라이드의 최대 수요처인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작년부터 재고가 쌓이면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공장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최신 장비 도입을 미루고 있다. 이에 어플라이드의 실적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왔다.

게리 디커슨 최고경영자(CEO)는 "분명히 거시경제적으로 어려운 조건이 존재한다"며 "메모리 반도체 고객의 지출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어플라이드의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129.92달러로 3.36% 올랐지만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1.40% 하락한 128.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어플라이드의 주가는 올 들어서 33.4% 상승했다.

어플라이드는 메모리 업계 불황에 대응해 자동차 및 공장용 반도체 장비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마트폰과 PC에 들어가는 반도체 생산장비 주문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상쇄하기 위해서다. 디커슨 CEO는 "자동차 및 산업용 반도체 장비에 대한 수요가 매우 견고하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