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업 C3 AI "AI 활용한 경영 빠르게 확산"
구글, 아마존, MS와 잇따라 계약
최근 회계부정 논란 일축
미국의 기업용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 C3 AI의 주가가 다시 급등하고 있다. AI열풍이 불면서 지난달 제기된 회계부정 의혹과 공매도 등 악재를 이겨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생성형AI 챗GPT를 선보여 호평받자 구글도 자사의 생성형AI ‘바드’를 서둘러 공개하는 등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AI관련 기업 주가는 일제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고금리 긴축에도 AI는 무풍지대

3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C3 AI 주가는 전일보다 33.4% 상승한 43.85달러에 마감했다. 회계부정 의혹으로 이달초 17.24달러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어느새 지난 4월 기록한 연중 최고점을 넘어 급등하고 있다. 뉴욕 월가의 금융사 애널리스트의 33%가 이 회사 주식을 내다팔라고 권유했고, 매수 의견은 16%에 불과했지만 AI에 대한 기대감이 전문가의 분석을 넘어섰다. AI 대장주인 엔비디아 주가가 이날 장중 416달러까지 치솟아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는 등 관련 주식이 일제히 급등한 여파다. 2020년 12월 공모가 42달러로 뉴욕 증시에 상장한 C3 AI는 코로나19 사태 후 풍부해진 유동성에 힘입어 주 당 161달러까지 치솟았으나 꾸준히 하락, 작년말엔 10달러 수준까지 내렸다. 매출 성장세가 기대에 못미쳤고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인공지능 기업 C3 AI "AI 활용한 경영 빠르게 확산"
올 들어 주가가 살아난 것은 MS가 선보인 챗GPT가 뛰어난 성능으로 주목받고, AI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다. 기업용 AI 소프트웨어 기업인 C3 AI는 꾸준히 고객을 늘리고 있다. C3 AI는 기업이 자신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머신러닝 모델을 구축하고, AI 앱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구글클라우드플랫폼(GCP)과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비롯해 MS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 등 대기업들도 C3 AI의 고객사다. 최근엔 미국 국방부 등 연방정부와 AI관련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핀자림 보라 JP모간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C3 AI는 작년 4분기에 19건의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등 최근 43건의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설명했다. 최근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관련 부정 의혹이 있었으나 회사 측은 “미국의 일반회계기준(GAAP)의 관행과 원칙에 대한 오해”라고 해명했다.

"기업의 AI 활용 더욱 늘어난다"

C3 AI는 향후 더 많은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고객관리시스템(CRM) 솔루션 기업 ‘시벨 시스템즈’의 창업자 톰 시벨이 2009년 설립한 이 회사는 3M, 아스트라제네카 등 다양한 산업군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기업들이 쓰는 각종 센서와 미터 데이터 등 방대한 관련 정보를 읽고 통합해 나온 예측과 분석을 기업에 제공한다. 시벨 최고경영자(CEO)는 미 경제주간지 배런즈와의 인터뷰에서 “(C3 AI의 솔루션은)고객 정보 매니지먼트, 전사적 자원관리리, 제조 및 공급망 관리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된다”며 “예측과 분석을 비즈니스에 적용하지 않는 기업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43달러대 주가를 기준으로 49억달러(약 6조4000억원)에 달하는 시가 총액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이 회사는 꾸준히 적자를 내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15일 보고서를 통해 이 회사 목표 주가를 16달러 정도라고 분석하고 주식을 팔 것을 권유했다. 브래드 젤닉 도이체방크 연구원은 “(C3 AI가)고객을 꾸준히 끌어들이고 신규 비즈니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확인될 때까지 신중해야한다”며 “목표지와 실적 간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