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가 미국 IBM과 손잡고 2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급 반도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라피더스는 미국 IBM에 기술자를 보내 2나노급 반도체 양산기술을 이전받아 2027년에 대량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라피더스는 작년 12월 IBM과 체결한 2나노급 반도체 기술 이전 계약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께 미국 IBM에 기술자 100명을 파견한다. 기술 이전의 핵심은 2나노급 반도체 생산공정에 필요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이다. GAA는 반도체 회로 선폭 미세화에 따른 누전을 막는 기술로, 공정에 적용하면 기존 대비 면적은 45% 작고, 소비전력은 50% 적게 드는 칩을 생산할 수 있다. IBM은 2014년 반도체 생산부문을 글로벌파운드리에 매각했으나 연구개발 부문은 남겨 프로젝트를 지속한 끝에 2021년 세계 최초로 2나노 시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2나노 공정에서 생산된 반도체는 3나노 제품에 비해 처리 성능이 10%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 전력도 20~30% 줄일 수 있다.

라피더스는 일본 홋카이도 치토세시에 시제품 라인을 설치하고 2027년에 본격적인 2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2나노급 반도체 양산을 위한 준비와 동시에 1나노급 반도체 연구도 병행해 현재 3나노급 반도체를 양산하고 있는 TSMC, 삼성전자와의 경쟁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라피더스는 도요타, 소니, 소프트뱅크, 덴소, NTT, NEC, 키오시아, 미쓰비시UFJ은행 등 일본 기업 8곳이 합작해 지난해 11월 세운 첨단 반도체 생산 회사다. 참여 기업들이 70억엔을 출자했고, 일본 정부가 총 3300억엔을 지원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