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과 중국 사이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국면에서 중국을 방문한다. 세계 최대 반도체 수요국인 중국의 '큰 손' 고객들을 만나 시장 확대를 위한 묘수를 찾아보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31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황 CEO가 6월에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중국 최대 게임사이자 정보기술(IT)업체인 텐센트와 틱톡의 모히사 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 업체들을 방문할 예정이다.

황 CEO의 중국 방문은 엔비디아의 주요 제품인 인공지능(AI) 반도체칩의 중국 수요자들을 만난다는 의미가 있다. 엔비디아는 AI 모델 개발을 위한 연산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최대 공급자다. 하지만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최첨단 AI 반도체 공급을 제한하면서 엔비디아는 수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중국 업체들도 미국의 제재로 AI 모델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I 모델 개발에 필수적인 GPU를 확보하기 어려워진 중국 기업들은 다른 반도체를 더 많이 사용해 부족해진 성능을 보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비용 증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엔비디아의 전체 매출 가운데 약 21%가 중국에서 발생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제재 발표 이후 엔비디아는 미국의 제재안을 준수하는 새로운 반도체를 만들어 대응했다. 엔비디아는 중국 빅테크 기업들을 만나 이같은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미국 반도체 업체들도 중국시장에 많이 노출돼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퀄컴은 매출의 64%를 중국에서 얻고 있으며, 중국 시장의 매출 비중은 브로드컴이 35%, 인텔 27%, AMD 22%, 마이크론 11% 등에 이른다.

황 CEO는 전기차 제조사인 BYD, 리오토 등을 만나는 일정도 잡혀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스마트폰에서 전기차로 이동하고 있는 샤오미도 방문 리스트에 포함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