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러시아 관광객이 신성시되는 인도네시아 아궁산에서 바지를 내린 채  사진을 찍었다가 6개월 입국 금지 명령을 받았다 / 사진=SNS 캡처
한 러시아 관광객이 신성시되는 인도네시아 아궁산에서 바지를 내린 채 사진을 찍었다가 6개월 입국 금지 명령을 받았다 / 사진=SNS 캡처
인도네시아의 최대 관광지 발리에서 관광객들로 인한 사고가 급증하자 발리 정부가 관광객들을 위한 에티켓 안내서를 배포하기로 했다.

4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 등에 따르면 발리 정부는 올해만 450만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발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벌이는 각종 사건·사고도 늘고 있다.

발리 정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129명의 외국인이 추방됐고, 교통 법규를 위반해 제재받은 외국인은 1000명 이상이다.

지난 3월 러시아 남성 관광객이 아궁산에 나체로 오르다 적발됐다. 아궁산은 현지에선 성지로 여기는 장소다. 4월에는 러시아 여성 패션 디자이너가 바바칸 사원에 있는 700년 된 바니안나무에서 누드 사진을 찍은 것이 발각돼 추방됐다. 지난달에는 발리의 한 사원에서 전통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독일인 여성 관광객이 옷을 벗고 난입하다 체포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발리 공항 / 사진=연합뉴스
인도네시아 발리 공항 / 사진=연합뉴스
이이 따라 발리 정부는 발리의 문화와 환경, 규칙 등을 지켜달라는 취지의 안내문을 나눠주기로 했다. 안내문에는 관광객은 기도 목적 외에는 발리 사원 내 신성한 공간에 들어가서는 안 되고, 기도를 위해 입장할 때도 반드시 전통 의상을 입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신성한 장소나 사원·물건·나무 등을 함부로 만지거나 옷을 입지 않은 상태로 함께 사진을 찍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있다.

아울러 현지인이나 다른 관광객에게 거친 말이나 무례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되며 합법적인 비자 없이 영리활동을 하거나 문화재·불법 약품 등을 거래해선 안 된다는 금지 사항도 포함돼 있다.

와얀 코스터 발리 주지사는 "발리에서 부적절하게 행동하거나 비자 규칙을 지키지 않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늘어나 이런 안내문까지 만들게 됐다"라며 "발리는 오랜 문화를 기반으로 한 관광지로 관광객들도 품위를 지키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