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 커피' 가격 실화냐…'도난방지 장치 판매' 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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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코코아, 원당(설탕 원료) 등 일반 소비재 상품에 쓰이는 연성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밀, 옥수수 등 필수 농산물 값이 하락하는 반면 이들 연성 원자재는 연일 가격이 치솟고 있는 금처럼 전반적인 디플레이션 추세를 역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의 마트에서는 인스턴트 커피에 도난방지 잠금장치를 단 채 진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원두 품종인 로부스타 가격은 9일(현지시간) 런던거래소에서 t당 2790달러까지 치솟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는 관련 선물 계약이 시작된 2008년 이후 최고치"라고 전했다. 9월물은 11월 계약에 t당 91달러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에 거래됐는데, 이는 사상 최고치다.
커피 원두뿐만이 아니다. 올해 들어 커피, 코코아, 원당 등 연성 원자재 가격은 24% 가량 급등했다. 동기간 밀, 옥수수 등 필수 농산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전반적인 농산물 지수가 약 3% 떨어진 것과 대비된다. 영국 원자재컨설팅기업 ED&F맨 연구원 코나 하케는 "주요 곡물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빵과 파스타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지만, 마지막까지 떨어지지 않을 것은 설탕, 커피, 과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인스턴트 커피를 보석, 시계 등 귀중품처럼 보안 케이스에 넣어 판매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인스턴트 커피 가격이 한통에 10파운드를 넘어섬에 따라 도난방지를 위해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일본은 일부 식음료 대기업이 트로피카, 오렌지주스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따. 독일 식료품 제조사들도 설탕, 코코아 등 원료비 급등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연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은 공급 부족 전망 때문이다. 지난 5월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 9월까지 슈퍼 엘니뇨가 시작될 확률이 80%"라며 "앞으로 2년 동안 지구 기온이 심각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의 3개월 평균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지난 3년간 지구 온도가 오르는 현상이 주춤했지만, 올해는 엘니뇨가 몰려와 지구를 뜨겁게 만들 것이라는 경고다. 최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도 올여름 엘니뇨 발생 가능성을 90%로 내다보는 등 세계 각국의 기상청과 연구 기관들이 일제히 '엘니뇨의 귀환'을 예고하고 있다.
이로 인해 브라질에서는 로부스타 원두 생산량이 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 세계 두 번째 로부스타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생산량이 20%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의 비축량 감소와 맞물려 커피 가격이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초콜릿 제조업계도 울상이다. 가나 코코아 마케팅 기업의 대표인 푸아드 모하메드 아부바카르는 "최대 코코아 재배 지역인 서아프리카의 코코아 콩 생산량은 악천후로 인해 다음 시즌에 최대 8%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코아 가격은 이미 최근 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상태다. 최대 수출국인 코트디부아르의 수확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대표적인 원두 품종인 로부스타 가격은 9일(현지시간) 런던거래소에서 t당 2790달러까지 치솟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는 관련 선물 계약이 시작된 2008년 이후 최고치"라고 전했다. 9월물은 11월 계약에 t당 91달러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에 거래됐는데, 이는 사상 최고치다.
커피 원두뿐만이 아니다. 올해 들어 커피, 코코아, 원당 등 연성 원자재 가격은 24% 가량 급등했다. 동기간 밀, 옥수수 등 필수 농산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전반적인 농산물 지수가 약 3% 떨어진 것과 대비된다. 영국 원자재컨설팅기업 ED&F맨 연구원 코나 하케는 "주요 곡물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빵과 파스타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지만, 마지막까지 떨어지지 않을 것은 설탕, 커피, 과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인스턴트 커피를 보석, 시계 등 귀중품처럼 보안 케이스에 넣어 판매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인스턴트 커피 가격이 한통에 10파운드를 넘어섬에 따라 도난방지를 위해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일본은 일부 식음료 대기업이 트로피카, 오렌지주스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따. 독일 식료품 제조사들도 설탕, 코코아 등 원료비 급등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연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은 공급 부족 전망 때문이다. 지난 5월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 9월까지 슈퍼 엘니뇨가 시작될 확률이 80%"라며 "앞으로 2년 동안 지구 기온이 심각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의 3개월 평균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지난 3년간 지구 온도가 오르는 현상이 주춤했지만, 올해는 엘니뇨가 몰려와 지구를 뜨겁게 만들 것이라는 경고다. 최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도 올여름 엘니뇨 발생 가능성을 90%로 내다보는 등 세계 각국의 기상청과 연구 기관들이 일제히 '엘니뇨의 귀환'을 예고하고 있다.
이로 인해 브라질에서는 로부스타 원두 생산량이 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 세계 두 번째 로부스타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생산량이 20%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의 비축량 감소와 맞물려 커피 가격이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초콜릿 제조업계도 울상이다. 가나 코코아 마케팅 기업의 대표인 푸아드 모하메드 아부바카르는 "최대 코코아 재배 지역인 서아프리카의 코코아 콩 생산량은 악천후로 인해 다음 시즌에 최대 8%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코아 가격은 이미 최근 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상태다. 최대 수출국인 코트디부아르의 수확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