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L자형 침체" 골드만삭스發 충격에…철광석값 급락[원자재 포커스]
국제 철광석 가격이 5% 가까이 급락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다.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증권거래소(SGX)에서 철광석 선물(7월물) 가격은 전일보다 3.72달러(-3.30%) 내린 t당 108.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철광석 선물 가격은 전날까지 8일 연속 오르다 이날 9일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장중 낙폭은 4.9%까지 커지기도 했다.

같은 날 중국 다롄 상품거래소에서도 철광석 선물은 3.3% 하락 마감했다.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열연코일과 콘크리트 보강용 철근(리바) 선물도 각각 1.5% 이상 밀렸다.
"中경제 L자형 침체" 골드만삭스發 충격에…철광석값 급락[원자재 포커스]
중국 부동산 시장의 회복 흐름이 ‘L자형’(장기침체)일 것이란 골드만삭스의 분석이 충격 요인으로 작용했다. 골드만삭스의 왕 리셩 애널리스트는 “인구통계학 측면에서의 수요 감소와 주택 구입 능력 약화 등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은 향후 몇 년간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뀌고 있는 점도 주요인으로 거론된다. 왕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더 이상 부동산 부문을 단기 경기 부양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이 산업에 대한 중국 경제의 의존도를 줄여가길 원하고 있다”고 짚었다. 최근 8일간 나타난 철광석 가격 랠리는 중국 정부의 부동산 시장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이 기간 철광석 선물 가격은 14% 급등했다.
자료=블룸버그통신.
자료=블룸버그통신.
골드만삭스에 앞서 씨티그룹도 중국의 철광석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이 은행은 중국의 철광석 가격이 올해 2분기 t당 110달러, 3분기 100달러, 4분기 90달러까지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국제선물(CIF)의 웨이 잉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철광석 시장 공급 과잉을 예상한”며 “중국 항구에 재고가 쌓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철강으로 만들어진 원자재) 생산도 둔화할 전망이다. 중국 철강 시황 분석기관인 마이스틸에 따르면 중국의 하루 조강 생산량은 이달 초 기준 294만t으로 집계됐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산업 대부분이 봉쇄돼 있던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6% 감소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