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하이난 항공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하이난 항공 인스타그램 캡처
중국의 한 항공사에서 승무원이 키에 비례해 일정 몸무게를 넘으면 한 달 동안 비행을 금지한다는 규정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하이난 항공은 이달 초 객실 승무원에게 체중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내용의 명령을 발표했다.

규정된 체중 제한의 5~10%를 초과하는 승무원에게 30일 동안 체중을 자체 감량할 수 있는 기간을 부여하고 매주 모니터링 한다는 게 골자다. 이 기간 승무원의 비행 업무는 중지된다. 체중 규정은 키에서 110을 뺀 표준 체중에 따른다. 예를 들어 중국 성인 여성의 평균 키인 158cm의 승무원은 48kg을 넘으면 안 된다. 하이난 항공은 이런 조치가 승무원들의 전문적이고 매력적인 이미지를 유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하이난 항공이 정한 기준은 전문적인 이미지와는 무관하다", "승무원 선발을 미인대회로 취급해선 안 된다", "승무원이 전문 지식을 충분히 갖추고 안전 절차를 잘 숙지하고 비상 상황에 가장 적합한 신발과 복장을 착용하기만 하면 된다. 그녀의 체중은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일각에선 하이난 항공의 규정이 성 차별적이라는 지적까지 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하이난 항공 측은 해당 지침이 성별과 관계없이 모든 승무원에게 적용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조치의 의도는 기준 목표를 설정해 건강한 생활습관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