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유럽 천연가스價…"공급 불확실성은 여전" [원자재 포커스]
'두달만 최고치' 찍고 다시 내려간 TTF
네덜란드·노르웨이 가스전 공급 경색 전망은 '악재'




지난주 두달 만에 최고치를 찍었던 유럽 천연가스의 반등세가 꺾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유럽 가스 가격지표인 네덜란드TTF 선물 가격은 1메가와트시(㎿h)당 30유로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TTF는 이달 들어 25유로 선까지 떨어졌다가 약 52% 급등해 지난 15일 49유로로 치솟았다. 변동성은 완화됐지만, 한달 새 20% 가량 상승한 셈이다.

공급 감소 가능성은 계속되고 있다. 북유럽 노르웨이의 주요 가스 시설 가동 중단이 연장되면서다. 노르웨이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의존도를 줄이려는 유럽연합(EU)의 핵심 천연가스 생산국이다. 현재 노르웨이산 천연가스는 EU 가스 수요량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노르웨이 내 주요 가스 시설 가동이 내달 중순까지 중단된다는 소식은 천연가스 가격에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에너지기업 셸의 노르웨이 지사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에 "니함나 가스 처리 공장의 유지 보수 작업 도중 냉각 시스템에서 수소 가스가 감지돼 필수 부문을 제외한 모든 작업을 중단했다"며 "내달 중순까지 가동 중단 기간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니함나 가스 처리 공장에 가스를 보내는 오르망 랑쥬·아스타 한스틴 가스전 역시 내달 15일까지 모든 작업을 중단한다. 이에 더해 함메르페스트의 LNG(액화천연가스) 생산 공장도 예상치 못한 정전 등으로 인해 오는 7월 14일까지 가동이 중단된다. 네덜란드에서는 지진 예보 등을 토대로 흐로닝언 인근의 유럽 최대 가스전을 조기 폐쇄한다.
널뛰는 유럽 천연가스價…"공급 불확실성은 여전" [원자재 포커스]
네덜란드 정부는 해당 지역에서 지나친 가스채굴로 1980년대부터 지진이 급증하면서 가스전을 폐쇄할 계획이었다. 현지 당국은 해당 가스전을 늦어도 내년 10월까지 완전 폐쇄한다고 예고해왔다. 하지만 CNN 등은 지난주 핵심 관계자를 인용해 "가스전이 오는 10월 1일부터 폐쇄될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 시장조사기업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빌 웨더번 상품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가격 상승은 유럽 시장이 공급 차질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반면 더운 날씨 전망으로 인해 냉방을 위한 천연가스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현재 유럽의 가스 저장고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약 74%가 채워져 있는데, 이는 지난 5년 동안 같은 기간 평균(56%)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EU 당국은 오는 11월 1일까지 저장고 목표치인 9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