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인어공주' 여파?…"디즈니 다양성책임자 회사 떠난다"

디즈니의 최고다양성책임자(CDO) 겸 수석 부사장 라톤드라 뉴튼이 재직 6년여 만에 회사를 떠난다.

로이터 통신은 2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뉴튼이 다른 회사의 이사회에 합류하며 자신이 소유한 크리에이티브 회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뉴튼의 업무는 인재 유치 담당 수석 부사장인 줄리 메르제스가 임시로 맡을 예정이다.

뉴튼은 2017년부터 디즈니의 다양성 및 포용성 이니셔티브를 이끌어 왔다. 전 세계 관객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작품을 제작하고, 모두가 환영받고 포용 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팀과 협력해왔다.

로이터는 이러한 노력을 대표하는 작품이 최근 개봉한 '인어공주'라고 지목했다. 애니메이션 '인어공주'를 실사화한 이 동명의 영화는 미국의 흑인 가수인 할리 베일리를 에리얼 공주 역으로 캐스팅했다.

흰 피부와 빨간색 머리카락의 기존 인어공주 이미지에서 벗어나 에리얼 역을 흑인 캐릭터로 바꾼 것이다. 이에 '블랙워싱(black washing)' 논란이 일기도 했다. '블랙워싱'은 과거 유색인종 캐릭터를 백인 배우가 연기하던 '화이트워싱'의 반대 개념이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추구했다고 지적했다.

논란과 별개로 '인어공주'는 미국에서 미국 현충일(5월 마지막 월요일)이 끼인 개봉 첫 주말 나흘 동안 1억 1881만 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이는 메모리얼 데이 기록 중 역대 5번째로 높은 수익이다.

그러나 글로벌 흥행에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즈니 실사 영화들이 자국 수익보다 해외 수익이 높았던 것과 달리 각국에서의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개봉 3주차에 누적 관객 수 60만명을 겨우 넘겼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