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테슬라 건물 앞에 주차된 모델Y. /사진=AFP
지난 1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테슬라 건물 앞에 주차된 모델Y. /사진=AFP
최근 이어진 테슬라 주가 랠리에 월스트리트에서 테슬라 투자 등급을 잇따라 낮춰잡았다. 모건스탠리와 바클레이즈에 이어 26일(현지시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테슬라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테슬라 주가는 6% 급락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장 대비 15.55달러(6.06%) 하락한 241.05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골드만삭스가 테슬라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춘 영향이다.

마크 델라이니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장은 장기적인 기회를 주목하고 있지만, 테슬라는 올해 신차 가격 책정이 쉽지 않아 수익성에 부담이 올 수 있다”고 짚었다. 전기차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테슬라 주가는 올 들어 상승세를 탔다. 이날 급락세를 제외하고 올 들어 지난 23일까지 108% 이상 올랐다. 최근 한 달 동안은 20% 이상 오르며 강세를 굳혔다.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소 수퍼차저를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등 다른 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며 신성장동력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핵심 사업인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보조금 경쟁을 바탕으로 비야디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에 이어 GM, 폭스바겐 등 전통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서다. 테슬라는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고 지난해 말부터 전 세계 시장에서 주요 모델 가격 인하 정책을 펴고 있다.

때문에 펀더멘털(기초체력) 대비 주가 수준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최근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주 바클레이즈와 모건스탠리도 테슬라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동일 비중’으로 낮춰잡았다.

테슬라의 오랜 강세론자로 꼽히는 아담 조나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올 들어 주가가 111% 뛰는 랠리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테슬라 랠리의 끝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위에서 향후 랠리에 대한 회의가 상당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조나스는 테슬라가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 중심으로 촉발된 인공지능(AI) 붐에 탑승하며 주가가 더 올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AI 붐은 힘을 다했을 수 있다며 “테슬라가 핵심 차량에 대한 가격 인하 정책을 마무리했는지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현재 테슬라를 커버하는 애널리스트 43명 중 매수 의견은 적극 매수 6명, 매수 13명으로 19명이다. 중립이 18명, 부진 및 매도는 총 6명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