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강한 美 경제…'노랜딩' 전망 다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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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신뢰지수 17개월만에 최고
경기 선행하는 주택시장도 반등
"침체 아닌 완만한 회복" 힘실려
경기 선행하는 주택시장도 반등
"침체 아닌 완만한 회복" 힘실려
“미국의 경기 침체는 정말로 고도(Godot)인가.”
아일랜드 작가 사뮈엘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주인공들이 하염없이 기다리는 고도는 마지막 장면까지 등장하지 않는다. 작품 속 고도처럼, 미국에도 경기 침체가 끝내 없을 것이란 낙관론이 월가에서 다시금 힘을 받고 있다. 소비, 투자, 고용 등 실물 경제지표 강세에 힘입어 경기가 수축 없이 확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이른바 ‘노 랜딩’(No landing·무착륙) 시나리오다.
27일(현지시간) 일제히 발표된 수치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미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CB)가 이날 공개한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9.7로, 2022년 1월 이후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이 조사한 시장 전망치(104.0)를 크게 웃돌았다. 소비자신뢰지수는 지출 활동에 대한 소비자의 자신감과 기대감 등 심리적 요인을 수치화한 지표로, 높을수록 긍정론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다나 피터슨 C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5세 미만, 그리고 연 소득 3만5000달러 이상인 소비자들 사이에서 특히 자신감이 뚜렷했다”고 밝혔다.
기업 투자도 활발했다. 미 상무부는 5월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수주가 전월보다 1.7% 늘었다고 발표했다. 0.9% 감소를 점쳤던 시장 예상을 뒤엎었다. 민간 기업 투자 수준의 가늠자로 꼽히는 항공기를 뺀 비국방 자본재 수주(근원 수주) 역시 전월 대비 0.7% 증가하면서 시장 전망치(0.1%)를 웃돌았다. 리치먼드 연방은행이 집계한 6월 제조업지수도 -7로, 전월(-15)과 예측치(-12) 대비 양호했다.
침체 초기 지표로 꼽히는 주택 시장의 강세가 특히 뚜렷했다. 지난달 미국에선 신규 주택이 76만3000채 팔려나갔는데, 전월 대비 12.2%, 전년 동월 대비 20.0% 급증한 수준이다. 애초 시장은 이 수치가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 주택 판매는 미국 전역에서 개선돼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블룸버그통신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6%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도 주택 수요가 반등했다는 건 경제가 높은 이자 비용을 견뎌내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주택 구매자들이 고금리에 적응했다는 뜻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경기 낙관론에 재차 힘을 실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외곽에서 열린 선거 자금 모금 행사에서 “그것(경기 침체)은 11개월 동안 오고 있다”며 “일부 경제학자는 침체 도래 시점을 다음달로 예상했지만, 나는 침체가 올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강력한 노동 시장과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통화당국의 노력을 근거로 들면서 “현재 미국 경제는 강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도 이와 궤를 같이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의 조너선 골럽 주식 전략가는 “2026년 6월까지 경기 둔화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연율 기준) 추정치를 각각 2.2%, 1.3%로 상향 조정했다.
장서우/노유정 기자 suwu@hankyung.com
아일랜드 작가 사뮈엘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주인공들이 하염없이 기다리는 고도는 마지막 장면까지 등장하지 않는다. 작품 속 고도처럼, 미국에도 경기 침체가 끝내 없을 것이란 낙관론이 월가에서 다시금 힘을 받고 있다. 소비, 투자, 고용 등 실물 경제지표 강세에 힘입어 경기가 수축 없이 확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이른바 ‘노 랜딩’(No landing·무착륙) 시나리오다.
27일(현지시간) 일제히 발표된 수치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미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CB)가 이날 공개한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9.7로, 2022년 1월 이후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이 조사한 시장 전망치(104.0)를 크게 웃돌았다. 소비자신뢰지수는 지출 활동에 대한 소비자의 자신감과 기대감 등 심리적 요인을 수치화한 지표로, 높을수록 긍정론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다나 피터슨 C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5세 미만, 그리고 연 소득 3만5000달러 이상인 소비자들 사이에서 특히 자신감이 뚜렷했다”고 밝혔다.
기업 투자도 활발했다. 미 상무부는 5월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수주가 전월보다 1.7% 늘었다고 발표했다. 0.9% 감소를 점쳤던 시장 예상을 뒤엎었다. 민간 기업 투자 수준의 가늠자로 꼽히는 항공기를 뺀 비국방 자본재 수주(근원 수주) 역시 전월 대비 0.7% 증가하면서 시장 전망치(0.1%)를 웃돌았다. 리치먼드 연방은행이 집계한 6월 제조업지수도 -7로, 전월(-15)과 예측치(-12) 대비 양호했다.
침체 초기 지표로 꼽히는 주택 시장의 강세가 특히 뚜렷했다. 지난달 미국에선 신규 주택이 76만3000채 팔려나갔는데, 전월 대비 12.2%, 전년 동월 대비 20.0% 급증한 수준이다. 애초 시장은 이 수치가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 주택 판매는 미국 전역에서 개선돼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블룸버그통신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6%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도 주택 수요가 반등했다는 건 경제가 높은 이자 비용을 견뎌내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주택 구매자들이 고금리에 적응했다는 뜻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경기 낙관론에 재차 힘을 실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외곽에서 열린 선거 자금 모금 행사에서 “그것(경기 침체)은 11개월 동안 오고 있다”며 “일부 경제학자는 침체 도래 시점을 다음달로 예상했지만, 나는 침체가 올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강력한 노동 시장과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통화당국의 노력을 근거로 들면서 “현재 미국 경제는 강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도 이와 궤를 같이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의 조너선 골럽 주식 전략가는 “2026년 6월까지 경기 둔화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연율 기준) 추정치를 각각 2.2%, 1.3%로 상향 조정했다.
장서우/노유정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