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XINHUA
사진=XINHUA
중국이 첨단기술과 방위산업 등에 쓰이는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통제한데 대해 유럽 각국이 긴장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유럽연한(EU)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독일은 중국이 "칼을 뽑았다"고 평가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중국 정부의 반도채 소재 수출통제에 대해 "어느 한 나라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면서 "유럽과 네덜란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중국이 이를 어떻게 이행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외교부는 이어 "EU가 무역 정책의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런 조치에 대응하는 것도 우선 EU에 있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는 세계 1위 반도체 장비 업체인 ASML을 보유하고 있는 유럽 반도체 강국이다. 중국 갈륨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 중 하나기도 하다.

독일도 긴장하고 있다. 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는 이날 광물·화학·에너지 노동조합이 연 화학산업 전환과 관련한 콘퍼런스에서 "중국이 칼을 뽑았다"면서 "만약 이 조처가 리튬 등으로 확산할 경우 독일은 전혀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갈륨 생산품의 최대 수입처는 일본·독일·네덜란드이며 게르마늄 생산품의 최대 수입처는 일본·프랑스·독일·미국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AFP통신에 따르면 소냐 고스포디노바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중국이 결정에 "우려를 표명한다"며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 따라 명확한 안보 사항만을 고려한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의 이번 조처가) 세계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한 행동과 무관하다"며 "우리는 글로벌 공급망과 유럽 산업에 대한 잠재적 영향력에 대해 분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U 외무장관 역할을 맡고 있는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다음주 중국을 방문하려고 했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상무부는 다음달 1일부터 반도체 및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금속인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제한했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태양광 패널과 컴퓨터 칩, 야간 투시경과 레이저 등 다양한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금속이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및 첨단기술 규제가 강화되자 보복 조치를 내놨다는 해석이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