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드가 끝낸 메타 암흑기…"본업으로 머스크 이긴 저커버그" [글로벌 종목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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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암흑기 보낸 메타 주가
실적 개선 힘입어 148% 랠리
트위터 대항마 스레드 출시 후
월가 목표주가 줄줄이 상향
“두 사람 간 격투기 싸움이 실제로 일어나든 아니든 간에, 저커버그는 이미 이겼다.”
최근 몇 주 새 월가를 뜨겁게 달궜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간 ‘육탄전’에 대한 클레어 더피 CNN비즈니스 편집장의 평가다.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도 “저커버그가 1라운드에서 이겼다는 건 분명하다”는 평을 내놨다.
지난 6일(현지시간) 출시된 메타의 새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스레드’의 대흥행이 빚어낸 결과다. 스레드는 서비스가 시작된 지 단 5일 만에 가입자 수가 1억명을 넘어서며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앞다퉈 메타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고, 투자 자금도 몰리는 분위기다.
상황이 반전된 건 올해부터다. 세 분기 연속 뒷걸음질 친 매출이 올 1분기부터 상승 전환했다. 시장에선 2분기 매출이 310억달러로, 전년 동기(288억달러) 대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일일 활성 사용자(DAU)’ 수가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20억명을 넘어선 동시에, 인공지능(AI) 부문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스레드의 성공은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스레드가 시장에 나온 뒤 일주일간 메타 주가는 보합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월가의 기대는 상당하다. 미 금융자문사인 CFRA의 안젤로 지노 수석 애널리스트는 스레드 출시 후 단 몇 시간 만에 메타의 목표주가를 기존 300달러에서 350달러로 올려잡았다. 스레드로 인해 메타의 기업가치가 1500억달러(약 195조원)가량 뛸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투자 자문사인 키뱅크캐피털마켓의 저스틴 패터슨 애널리스트도 메타 목표주가를 280달러에서 335달러로 상향했다. 투자은행(IB) 티그레스파이낸셜파트너스의 이반 파인세스 애널리스트는 이보다도 훨씬 높은 380달러를 목표주가로 제시하고 있다. 패터슨 애널리스트는 “스레드가 상당한 수의 트위터 이용자들을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최대 67억달러(약 8조7000억원)의 추가 수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직 유럽 시장이 열리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스레드의 성장 여력은 크다는 분석이다. 메타는 100개 넘는 국가에서 스레드를 출시했지만, 유럽연합(EU)에선 잠정 보류했다. EU 규제 당국이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시장 독점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하는 ‘디지털 시장법’ 저촉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메타의 기존 SNS 플랫폼 인스타그램과의 연동성은 스레드의 잠재력을 담보하는 핵심 요소다. 인스타그램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0억명에 달한다. 추가 광고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초기 버전의 스레드 플랫폼에선 광고가 제공되고 있지 않다. 패터슨 애널리스트는 “메타의 CPM(노출 1000회당 가격)은 올 2분기 기준 전년 대비 19% 올랐다”며 “스레드는 수 십억달러의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 NBA, 에어비앤비 등 다수의 기관과 기업이 스레드 계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메타버스 사업 실패로 2년간 암흑기를 보냈던 저커버그 CEO는 메타를 키워 낸 근본인 SNS로 돌아가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저커버그는 지난 10일 자신의 스레드 계정에 직접 글을 올려 가입자 수 1억명 돌파가 “대부분 유기적(organic) 수요에 의한 것이며, 우리는 아직 제대로 된 프로모션(홍보)을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올해를 '효율성의 해'로 선언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실적 개선 힘입어 148% 랠리
트위터 대항마 스레드 출시 후
월가 목표주가 줄줄이 상향
“두 사람 간 격투기 싸움이 실제로 일어나든 아니든 간에, 저커버그는 이미 이겼다.”
최근 몇 주 새 월가를 뜨겁게 달궜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간 ‘육탄전’에 대한 클레어 더피 CNN비즈니스 편집장의 평가다.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도 “저커버그가 1라운드에서 이겼다는 건 분명하다”는 평을 내놨다.
지난 6일(현지시간) 출시된 메타의 새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스레드’의 대흥행이 빚어낸 결과다. 스레드는 서비스가 시작된 지 단 5일 만에 가입자 수가 1억명을 넘어서며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앞다퉈 메타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고, 투자 자금도 몰리는 분위기다.
올들어 148% 뛴 메타 주가
메타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이미 147.9% 뛰었다. 포브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S&P500지수 편입 종목 중 주가 상승 폭이 두 번째로 컸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메타는 전 거래일보다 4.19달러(1.42%) 오른 298.29달러에 마감하며 300달러선에 바짝 다가섰다. 메타 주가(종가 기준)는 작년 2월 2일(323.00달러)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300달러를 넘어본 적이 없다. 지난해 메타는 애플의 사생활 보호 정책 강화의 유탄을 맞고 최악의 해를 보냈다. 주 수익원인 ‘표적 광고’ 사업이 타격을 입어 실적이 급격히 악화했고, 주가도 게걸음을 쳤다. 가상현실(VR) 사업인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에 수 십억달러를 쏟아부었지만, 담당 사업부는 적자만 떠안았다. 메타의 지난해 연간 실적은 2012년 상장 후 처음으로 역성장했다.상황이 반전된 건 올해부터다. 세 분기 연속 뒷걸음질 친 매출이 올 1분기부터 상승 전환했다. 시장에선 2분기 매출이 310억달러로, 전년 동기(288억달러) 대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일일 활성 사용자(DAU)’ 수가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20억명을 넘어선 동시에, 인공지능(AI) 부문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스레드의 성공은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스레드가 시장에 나온 뒤 일주일간 메타 주가는 보합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월가의 기대는 상당하다. 미 금융자문사인 CFRA의 안젤로 지노 수석 애널리스트는 스레드 출시 후 단 몇 시간 만에 메타의 목표주가를 기존 300달러에서 350달러로 올려잡았다. 스레드로 인해 메타의 기업가치가 1500억달러(약 195조원)가량 뛸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투자 자문사인 키뱅크캐피털마켓의 저스틴 패터슨 애널리스트도 메타 목표주가를 280달러에서 335달러로 상향했다. 투자은행(IB) 티그레스파이낸셜파트너스의 이반 파인세스 애널리스트는 이보다도 훨씬 높은 380달러를 목표주가로 제시하고 있다. 패터슨 애널리스트는 “스레드가 상당한 수의 트위터 이용자들을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최대 67억달러(약 8조7000억원)의 추가 수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본업인 SNS로 재기 성공한 저커버그
스레드는 이미 트위터의 위상을 뒤흔들고 있다. 트래픽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지난 6~7일 트위터 트래픽은 전주 대비 5%,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트위터의 도메인 접속 순위도 올해 초 32위에서 현재 39위로 7계단 하락했다. 안드로이드 사용자 중 트위터 앱을 다운받은 지 30일이 지나서도 정기적으로 접속한 비율은 올해 5월 16%로, 작년 5월(19%) 대비 낮아졌다. 이와 대조적으로 같은 기간 인스타그램 유저들의 충성도는 40%로 유지됐다. 시장에선 스레드의 공개 시점이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0월 머스크 CEO의 인수 이후 트위터는 끊임없이 잡음에 시달려왔다. 기술 장애가 빈발했고, 대량 해고와 허술한 콘텐츠 관리 정책 등이 겹치면서 사용자와 광고주 다수가 등을 돌렸다. 지노 애널리스트는 “트위터를 둘러싼 많은 문제로 마땅한 대안을 찾고자 하는 대중들의 욕구를 적시에 저격했다”고 말했다. 마케팅 리서치 회사인 프레스터의 마이크 프루 부사장도 “혜성처럼 등장한 스레드의 인기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트위터의 대체재를 갈망해왔는지를 보여 준다”고 했다.아직 유럽 시장이 열리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스레드의 성장 여력은 크다는 분석이다. 메타는 100개 넘는 국가에서 스레드를 출시했지만, 유럽연합(EU)에선 잠정 보류했다. EU 규제 당국이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시장 독점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하는 ‘디지털 시장법’ 저촉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메타의 기존 SNS 플랫폼 인스타그램과의 연동성은 스레드의 잠재력을 담보하는 핵심 요소다. 인스타그램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0억명에 달한다. 추가 광고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초기 버전의 스레드 플랫폼에선 광고가 제공되고 있지 않다. 패터슨 애널리스트는 “메타의 CPM(노출 1000회당 가격)은 올 2분기 기준 전년 대비 19% 올랐다”며 “스레드는 수 십억달러의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 NBA, 에어비앤비 등 다수의 기관과 기업이 스레드 계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메타버스 사업 실패로 2년간 암흑기를 보냈던 저커버그 CEO는 메타를 키워 낸 근본인 SNS로 돌아가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저커버그는 지난 10일 자신의 스레드 계정에 직접 글을 올려 가입자 수 1억명 돌파가 “대부분 유기적(organic) 수요에 의한 것이며, 우리는 아직 제대로 된 프로모션(홍보)을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올해를 '효율성의 해'로 선언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