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북부를 휩쓴 폭우로 버몬트주와 뉴욕주 등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폭우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6조원대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1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만 하루 동안 버몬트주 일대에는 200㎜ 안팎의 집중 호우가 쏟아져 도로와 시내 곳곳이 허리 높이까지 잠겼다. 버몬트주 플리머스 등 일부 지역은 2011년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허리케인 아이린(강수량 280㎜) 이후 가장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버몬트주 주도인 몬트필리어에서만 도로와 가옥 침수로 80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버몬트 전역에서 최소 117명을 구조했다고 주 당국은 밝혔다.

뉴잉글랜드 서부와 뉴욕·뉴저지주 일부에서도 지난 10일부터 쏟아진 폭우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뉴욕주 중남부에서 뉴욕시까지 운행하는 통근열차 메트로노스는 한 개 노선이 홍수 여파로 시간당 한 편만 운행 중이다. 항공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번 비로 운항이 취소된 항공편이 사흘간 2700편이 넘는다. 민간 기상예보업체 아큐웨더는 미 동북부 폭우로 본 경제적 피해가 30억∼50억달러(약 3조9000억∼6조5000억원)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