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엇갈린 2분기 성적표를 공개했다. 검색광고와 클라우드 등 각사의 주력 사업에서 희비가 교차하면서다. 올 상반기 양강 구도를 연출한 생성형 인공지능(AI)에서는 두 회사 모두 가시적인 매출을 올리지 못했다. 2분기 실적이 전해지자 시간외 거래에서 알파벳 주가는 9%까지 폭등한 반면 MS 주가는 4% 넘게 떨어졌다.

○“구글 광고, 살아있네”

알파벳, 광고로 웃고…MS, 클라우드에 울고
알파벳은 25일(현지시간) 지난 2분기에 746억달러(약 95조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727억5000만달러를 웃도는 실적이다. 순이익은 월가 예상치(169억달러)를 훌쩍 넘긴 184억달러로 집계했다. 주당순이익도 1.44달러를 기록해 1.32달러를 예상한 월가 전망치를 웃돌았다.

알파벳의 선방은 검색광고 부문에서 두드러졌다. 광고 부문은 구글의 연간 총매출에서 79.4%(작년 기준)를 담당하는 핵심 사업부다. 전체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581억달러를 기록해 예상치인 575억달러보다 많았다. 이 중에서도 한동안 주춤했던 유튜브 광고 매출이 작년보다 4.4% 늘어난 77억달러를 찍으면서 전체 광고 매출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클라우드 사업부도 만만찮은 확장세를 이어갔다. 구글클라우드 매출은 동기간 28% 증가한 80억달러로 집계됐다. 구글클라우드는 알파벳이 연간 창출하는 총매출에서 10%가 채 안 되는 사업부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5억9000만달러 규모의 손실을 낸 ‘아픈 손가락’이었다. 하지만 지난 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이번 2분기에도 3억9500만달러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전반에 걸쳐 흥미로운 모멘텀을 재확인했다”며 “AI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등을 통해 검색시장의 다음 단계 진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날 알파벳은 “사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 자리를 신설해 지난 9년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하고 있는 루스 포랏을 해당 직급으로 승진시키기로 했다”며 깜짝 인사를 발표했다. 야후파이낸스는 “포랏의 승진은 회사에서 비용 관리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AI 약발’ 안 먹힌 MS 클라우드

이날 공개한 MS의 2분기(2023회계연도 기준 4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투자자를 만족시키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MS의 본업인 클라우드에서 매출 증가세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MS의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561억9000만달러다. 월가 전망치인 554억7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순이익은 총 200억8000만달러(주당 2.69달러)로 지난해 같은 분기 167억4000만달러에 비해 20% 늘었다. 주당 순이익 전망치는 2.55달러였다.

이 중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한 239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윈도 등 소프트웨어 판매와 링크트인 매출이 포함된 생산성 및 사업 프로세스 매출은 동기간 10% 늘어난 182억9000만달러였다. 개인PC 매출은 139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 감소했지만, 월가 전망치는 웃돌았다. 하지만 클라우드 사업부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히는 애저 매출은 같은 기간 26% 느는 데 그쳐 전 분기 증가율(27%)을 밑돌았다. 지난해 2분기 증가율(40%)과 비교하면 크게 후퇴한 데다 구글클라우드의 이번 분기 성장세(28%)에도 못 미쳤다.

잇단 경기 침체 우려로 고객사들이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중단 등 비용 절감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됐다. MS는 최근 생성형 AI 챗봇 개발사인 오픈AI에 추가로 투자하면서 자사 클라우드 독점 사용을 요구하는 등 AI 열풍 속에서 클라우드 매출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인엽/김리안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