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하철에서 벌어진 칼부림 사건에 창문으로 대피하는 승객들과 용의자/사진=SNS 캡처
일본 지하철에서 벌어진 칼부림 사건에 창문으로 대피하는 승객들과 용의자/사진=SNS 캡처
일본 도쿄의 한 전철에서 영화 '배트맨' 시리즈에 등장하는 조커 복장으로 흉기를 휘두르고 방화를 한 남성에게 징역 23년이 선고됐다.

마이니치신문,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은 1일 전날 도쿄지방재판소(도쿄지법)가 살인미수와 방화 등 혐의로 기소된 핫토리 교타(服部恭太·26)에게 징역 23년 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재판장은 "다수의 승객을 무차별적으로 노리고 공포에 빠진 승객을 태워 죽이려 한 흉악하고 비열한 범행"이라고 양형 이유를 전했다.

핫토리는 2021년 10월 31일 저녁 8시쯤 일본 도쿄 지하철 게이오선을 주행하던 열차에서 주변 승객들에게 칼을 휘둘러 다치게 하고, 열차에 불을 질렀다. 이 사고로 18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지하철은 인근 역인 고쿠료역에 긴급 정차했고, 승객들은 유리창을 넘어 대피했다. 당시 지하철에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승객들이 소리를 지르며 대피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실시간으로 전달되면서 충격을 키웠다.

핫토리는 당시 영화 '조커'에서 등장한 캐릭터의 의상인 녹색 셔츠에 파란색 정장, 보라색 코트를 하고 있었다. 핫토리의 범죄 후 일본 지상파 방송에서는 '조커' 상영을 금지하기도 했다.

범행을 저지른 핫토리는 열차 내 좌석에 앉아 담배를 피웠다. 경찰이 출동하자 순순히 체포에 응했고, 경찰 조사에서는 "사람을 죽여 사형되고 싶었다"며 "2명 이상 죽이면 사형이 된다 생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전 여자친구가 다른 남성과 결혼한 일 등으로 실의에 빠져 극단적인 생각을 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