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일명 '다이어트 주사'로 알려져 있는 비만 치료제를 직원 대상 의료보험 항목에서 제외하고 있다. 약물로 체중을 감량하는 직원들이 급증함에 따라 회사 비용 증가를 막기 위한 조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비만 치료제를 직원 의료보험 대상에서 빼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직원들의 다이어트 약물 사용이 확산하면서 직원 의료보험료를 부담해주는 회사 비용이 많게는 수천만 달러씩 증가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텍사스대는 직원 대상 의료보험에서 비만 치료제로 나가는 비용이 최근 18개월 새 3배 이상 증가해 관련 약물의 보험 적용을 종료하기로 했다.

기업 고용주를 대표하는 국립보건구매자연합의 마이크 톰슨 대표는 "비만치료제는 고용주들이 싸워야 하는 주요 문제 중 하나"라며 "비만치료제가 의료보험에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어트 주사'로 알려져 있는 오젬픽과 위고비 같은 비만 치료제 판매량이 폭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위고비로 살을 뺐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이 약물을 생산하는 덴마크의 노보디스크가 수요량에 맞춰 제때 생산하지 못해 공급부족 현상을 겪기도 했다.
노보노디스크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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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는 2030년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 예상치를 540억달러에서 770억달러로 43% 늘렸다.

WSJ에 따르면 인기 비만 치료제로 꼽히는 위고비는 보험 가입자 1명당 월 1350달러 정도 가량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 빼는 약으로도 입소문을 타고 있는 오젬픽은 당뇨병 치료제로 1개월에 930달러의 비용이 든다. 당뇨병이 없는 사람이 오젬픽을 복용하면 보험적용을 받을 수 없다고 WSJ는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의사 처방을 통해 '비만 치료제'로 사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를 허쉬 워싱턴대 당뇨병 전문의는 "비만치료제의 비용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질 뿐 그 효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