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주스 선물 또 사상 최고치…"허리케인 다가오는 플로리다, 보험사들 철수 검토" [원자재 포커스]
또 사상 최고치…1년만 가격 2배
美 플로리다 허리케인·병해에 몸살


오렌지 주스 선물 가격이 전례 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렌지 농가들을 괴롭히는 감귤녹화병은 올해도 기승을 부리고 있고, 주산지인 미국에서 허리케인 위험이 부상하며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여파다.

16일(현지시간) 뉴욕 ICE선물거래소에서 냉동 오렌지주스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20센트(6.43%) 오른 파운드당 3.31달러를 기록했다. 1966년 오렌지 주스 선물 거래가 시작된 후 사상 최고가다. 앞서 이날 스위스 제네바의 IG뱅크가 제시한 오렌지 주스 선물 목표 가격(3.30달러)를 넘어섰다.

오렌지 주스 선물은 지난 2월부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다. 올 들어 가격 상승률은 60.35%다. 최근 1년간 상승률은 94.56%에 육박한다. 1년 만에 가격이 2배 뛴 것이다.
오렌지 주스 선물 또 사상 최고치…"허리케인 다가오는 플로리다, 보험사들 철수 검토" [원자재 포커스]
오렌지 주스의 주요 생산지는 미국 플로리다와 브라질 상파울로다. 두 곳에서 전 세계 오렌지 주스 공급량의 85%가 생산된다. 플로리다 생산량의 90%는 내수용, 브라질 생산량의 99%는 수출용이다.

약 2000명의 재배 농가를 대표하는 플로리다 시트러스 뮤추얼 최고경영자(CEO) 매슈 조이너는 “미국 전체 오렌지 주스 생산량이 최근 100여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올해 오렌지 주스 생산량은 20여년 전 대비 25% 감소했다.

2005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된 감귤녹화병은 올해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해충이 옮기는 감귤녹화병에 걸린 나무의 오렌지는 다 익지 못하고 떨어진다. 치료가 불가능하며 아직까지 마땅한 예방책도 없다. 최근 감귤녹화병은 브라질까지 퍼지고 있다.

허리케인도 문제다. 지난해 플로리다주를 덮친 허리케인 ‘이안’은 오렌지 작황에 타격을 입혔다. 올해는 이상기후로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미 보험사들은 플로리다의 자동차 보험료를 30% 이상 올리거나, 아예 플로리다에서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플로리다 생산량 중 캐나다와 유럽연합(EU)으로 수출되던 일부 물량이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전반적인 공급량이 줄어든 탓에 자국 내 시장에서 판매하기도 모자라다는 이유다.

공급이 직격탄을 맞은 만큼 오렌지 주스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카고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은 오렌지 주스 선물 가격이 3.5달러까지 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