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 긴축 우려" vs "인플레 위험 여전"…고심 깊어진 F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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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FOMC 의사록서 Fed 위원들 의견 갈려
미국 중앙은행(Fed) 내에서 ‘과도한 긴축(overtightening)’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하고 있다. 22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도달한 기준금리가 소비, 고용 등 경제 호황을 떠받치던 요인들을 짓누를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러나 동시에 물가 상승 압력이 아직도 “상당한(significant)” 수준이어서 긴축 기조를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도 여전히 힘을 받고 있다. 너무 이른 통화 정책 ‘피벗(pivot‧정책 전환)’ 결정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패배로 이끄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Fed 내 일부 위원들은 “금리를 너무 낮게 올리는 것 대비 인상 폭을 너무 높게 잡는 데 따른 위험의 양면성이 점차 커졌다”며 “경솔한 ‘과도 긴축’에 따른 위험과 충분치 않은 긴축에 따른 비용 간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런 견해는 “인내심을 갖고 (현 수준의)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시점에 와 있다”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발언으로 대표된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도 최근 “과도한 긴축에 대한 위험이 절대적으로 증가해 긴축이 불충분함을 가정한 데 따른 위험보다 훨씬 더 균형 수준에 가까워졌다”며 “금리가 정점에 다다랐다고 판단하기에 타당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하커 총재는 금리 결정 투표권이 있고, 콜린스 총재는 없다.
7월 회의 당시 심의에 참여했던 Fed 위원 18명 중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았던 두 명은 지난 7월 FOMC에서 금리 동결을 선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수준을 유지함으로써 “물가 안정 목표 달성 정도가 얼마나 진전됐는지 평가할 시간이 주어졌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당시 FOMC에서 Fed는 만장일치로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바 있다. 모건스탠리는 “당시 Fed는 마음속으로(in spirit)는 만장일치가 아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5월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Fed는 6월 FOMC에서 동결에 나서며 긴축 속도를 조절하는 듯한 모양새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재차 긴축 페달을 밟으며 인플레이션 대응에 무게를 실었다. 이로써 미 기준금리는 22년 만에 최고 수준인 5.25~5.50%에 도달했고, 시장에선 마지막 금리 인상이 될 거란 전망이 퍼지기 시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9월 19~20일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86.5%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선물 시장 거래자들은 올해 추가 인상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며 “이들은 Fed가 2024년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며, 내년 말까지 금리 수준이 4.2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다”고 전했다.
동결론을 지지하는 이들은 고금리가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데 입을 모은다. 회의록에 따르면 Fed 내 경제학자들은 “3월 은행 위기로 인한 신용 경색 우려 여파로 미 경제가 연말께 완만한 경기 침체에 접어들 것이란 판단은 접었”지만, “탄력적 경제 활동과 강력한 노동 시장에도 불구하고(긴축에 따른) 잠재 성장률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 가능성과 실업률 상승 위험은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다수 의견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대응의 고삐를 느슨히 해선 안 된다는 쪽이다. “Fed 목표치(2%)와 비교하면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데다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 정도로 상당한 수준의 물가 상승 위험이 계속해서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Fed 위원들은 “물가 상승률이 2%로 ‘명백히’ 안정되고 있다는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고 봤다.
CNBC 방송은 “물가와의 전쟁에서 너무 빨리 승리를 선언하면 과거의 중대한 실수를 반복할 수 있다는 게 통화 정책 입안자들의 우려”라고 짚었다. 1970년대 Fed는 두 자릿수로 치솟은 물가 상승률을 잠재우기 위해 금리를 올렸다가 하락 조짐이 나타나자 즉각 철회한 적이 있다. 당시 너무 이른 피벗으로 인플레이션 대응은 실패로 돌아갔다.
통화 정책 입안자들은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점을 고려해 향후 몇 달간 데이터를 더 지켜본 뒤 향후 금리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로이터통신은 Fed가 “추가 인상에 대해 좀 더 인내심이 있는 접근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긴축 기조 연장 가능성이 전해지면서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S&P500지수, 나스닥지수 등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4.28%로, 10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그러나 동시에 물가 상승 압력이 아직도 “상당한(significant)” 수준이어서 긴축 기조를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도 여전히 힘을 받고 있다. 너무 이른 통화 정책 ‘피벗(pivot‧정책 전환)’ 결정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패배로 이끄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7월 회의 때 동결 의견 있었다”
16일(현지시간) 공개된 7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minutes)에 이런 내용이 담겼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이날 보도했다.Fed 내 일부 위원들은 “금리를 너무 낮게 올리는 것 대비 인상 폭을 너무 높게 잡는 데 따른 위험의 양면성이 점차 커졌다”며 “경솔한 ‘과도 긴축’에 따른 위험과 충분치 않은 긴축에 따른 비용 간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런 견해는 “인내심을 갖고 (현 수준의)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시점에 와 있다”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발언으로 대표된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도 최근 “과도한 긴축에 대한 위험이 절대적으로 증가해 긴축이 불충분함을 가정한 데 따른 위험보다 훨씬 더 균형 수준에 가까워졌다”며 “금리가 정점에 다다랐다고 판단하기에 타당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하커 총재는 금리 결정 투표권이 있고, 콜린스 총재는 없다.
7월 회의 당시 심의에 참여했던 Fed 위원 18명 중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았던 두 명은 지난 7월 FOMC에서 금리 동결을 선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수준을 유지함으로써 “물가 안정 목표 달성 정도가 얼마나 진전됐는지 평가할 시간이 주어졌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당시 FOMC에서 Fed는 만장일치로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바 있다. 모건스탠리는 “당시 Fed는 마음속으로(in spirit)는 만장일치가 아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5월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Fed는 6월 FOMC에서 동결에 나서며 긴축 속도를 조절하는 듯한 모양새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재차 긴축 페달을 밟으며 인플레이션 대응에 무게를 실었다. 이로써 미 기준금리는 22년 만에 최고 수준인 5.25~5.50%에 도달했고, 시장에선 마지막 금리 인상이 될 거란 전망이 퍼지기 시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9월 19~20일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86.5%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선물 시장 거래자들은 올해 추가 인상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며 “이들은 Fed가 2024년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며, 내년 말까지 금리 수준이 4.2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다”고 전했다.
동결론을 지지하는 이들은 고금리가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데 입을 모은다. 회의록에 따르면 Fed 내 경제학자들은 “3월 은행 위기로 인한 신용 경색 우려 여파로 미 경제가 연말께 완만한 경기 침체에 접어들 것이란 판단은 접었”지만, “탄력적 경제 활동과 강력한 노동 시장에도 불구하고(긴축에 따른) 잠재 성장률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 가능성과 실업률 상승 위험은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명백한 물가 안정 증거 필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6월 40년 만에 최고치인 9.1%(전년 동기 대비)를 기록한 후 꾸준히 하락해 올해 7월 3.2%까지 낮아졌다. 3개월 연율로 환산한 근원 CPI 상승률은 3.1%로,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그러나 다수 의견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대응의 고삐를 느슨히 해선 안 된다는 쪽이다. “Fed 목표치(2%)와 비교하면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데다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 정도로 상당한 수준의 물가 상승 위험이 계속해서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Fed 위원들은 “물가 상승률이 2%로 ‘명백히’ 안정되고 있다는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고 봤다.
CNBC 방송은 “물가와의 전쟁에서 너무 빨리 승리를 선언하면 과거의 중대한 실수를 반복할 수 있다는 게 통화 정책 입안자들의 우려”라고 짚었다. 1970년대 Fed는 두 자릿수로 치솟은 물가 상승률을 잠재우기 위해 금리를 올렸다가 하락 조짐이 나타나자 즉각 철회한 적이 있다. 당시 너무 이른 피벗으로 인플레이션 대응은 실패로 돌아갔다.
통화 정책 입안자들은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점을 고려해 향후 몇 달간 데이터를 더 지켜본 뒤 향후 금리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로이터통신은 Fed가 “추가 인상에 대해 좀 더 인내심이 있는 접근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긴축 기조 연장 가능성이 전해지면서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S&P500지수, 나스닥지수 등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4.28%로, 10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