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조금 무기화'에 줄줄이 투자 약속…中기업도 "공장 짓겠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숙련공 부족하고 자원확보 관건
일각선 "제조업 만능주의 빠져"
○제조업 르네상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작년 8월 이후 최근까지 미국에서 발표된 제조업 투자 프로젝트를 집계한 결과 총 110건, 2240억달러 규모의 공장 증설이 계획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美 '보조금 무기화'에 줄줄이 투자 약속…中기업도 "공장 짓겠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8/AA.34254325.1.jpg)
주별로는 조지아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가 각각 14개, 11개 공장을 유치해 1, 2위였다. 미시간주, 오하이오주, 애리조나주가 그 뒤를 이었다. 해외 기업 중에는 한국 기업이 총 20건의 미국행 프로젝트를 발표해 1위를 차지했다.
○배보다 큰 배꼽
일부 중국 기업들은 미·중 갈등 국면에도 불구하고 미국 투자를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고션하이테크가 미시간주에 23억6000만달러를 들여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올해 2월엔 중국 CATL이 미국 포드와 35억달러 규모의 미시간주 합작 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했지만, 지난달 미 하원 중국특별위원회의 조사로 제동이 걸렸다.신설되는 공장 규모에 비해 노동력, 필수 원자재 등 자원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미국 건설시공사협회(ABC)는 “신규 공장 건설에 필요한 노동자가 올 한 해에만 50만 명이나 부족하다”고 밝혔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는 영국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에 의뢰해 시행한 조사를 토대로 “미국에서 2030년까지 컴퓨터 과학자, 엔지니어 등 숙련 기술직 100만 개가 공석으로 남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일각에선 “바이든 정부가 제조업 만능주의에 빠졌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도미닉 바텔메 등 미시간대 연구진은 “정부가 세액공제·보조금 등으로 제조업 육성 정책을 설계하더라도 국내총생산(GDP)의 1~3%를 늘리는 데 그치는 ‘일회성 효과’만 거둔다”는 내용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테슬라의 뉴욕주 태양광 패널 공장 사례는 정부 주도의 제조업 육성안이 실패로 끝날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뉴욕주는 2016년 공장 유치를 위해 부지를 매입한 뒤 테슬라에 연간 단돈 1달러에 임대하는 등 총 10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현재 테슬라 공장의 태양광 패널 생산량은 당초 계획의 2%에 머무르고, 고용 직원도 대부분 태양광 기술과 관련이 없는 저임금 행정직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 인플레이션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 전기자동차, 배터리, 태양광·풍력·그린수소 등 미국 내 청정기술 분야 제조업 육성에 3910억달러가량의 세액공제, 보조금 등 혜택을 주는 법안.
■ 반도체지원법
CHIPS and Science Act. 반도체 제조 시설에 390억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미국 반도체·첨단기술 육성에 2800억달러를 지원하는 법안.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