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정치적으로 진보·좌익 성향을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 등 주요국에서 생성형 AI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연구진의 실험 결과 챗GPT는 정치적 믿음과 관련된 질문에서 미국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층에 가까운 대답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관련 질문에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 지지자와 비슷한 응답을 했고, 영국 관련 이슈에선 좌파 성향 노동당 지지자들 의견에 동조하는 답을 내놨다.

연구진은 챗GPT에 정치적 신념에 대한 설문조사 질문지를 제시한 뒤 먼저 미국 영국 브라질의 진보 정당 지지자가 응답할 것으로 예상되는 답을 요청했다. 이후 아무런 안내 없이 동일한 질문에 답하도록 요청해 응답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연구가 이뤄졌다. 연구진은 “챗GPT에서 미국에선 민주당, 브라질에서는 룰라, 영국에서는 노동당에 대한 심각하고 체계적인 정치적 편향이 나타났다”고 결론 내렸다.

연구 결과는 챗봇이 편향됐다는 보수 진영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전망이다.

생성형 AI가 편향성을 보이는 것은 초기 AI의 오류 수정 과정에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초기 AI는 인터넷의 게시글과 댓글, 사용자와의 대화 등으로 학습하면서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과 혐오 등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문제가 됐다. 개선 과정에서 우파 진영의 발언들이 과격한 콘텐츠로 여겨져 많이 걸러지면서 편향성이 나타났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