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이 글로벌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체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남아공의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어서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아마존, 월마트 등 유통 공룡들이 앞다퉈 e커머스 서비스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e커머스 기업들이 남아공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남아공의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하자 이를 선점하기 위해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선 것이다.

아마존은 올해 안에 남아공에서 직접 배송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2004년 남아공에 지사를 설립한 뒤 중개 서비스만 제공했는데 배송업체를 세워 온라인 쇼핑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최근 수개월간 현지 채용 인원을 대폭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 월마트는 현지 소매업체인 마사마트를 통해 모바일 쇼핑 채널을 확대할 방침이다. 월마트는 2010년 마사마트의 지분 절반을 인수한 뒤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에 주력했다. 하지만 현지 경쟁사의 견제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실패했다. 지난해 월마트는 마사마트의 나머지 지분(47%)을 전부 인수한 뒤 웹페이지 개편에 전념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마사마트의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90% 증가했다.

글로벌 e커머스 업체들이 남아공에 진출한 배경엔 가파른 경제 성장세가 있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 1인당 구매력이 가장 큰 국가로 꼽힌다. 2021년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6994달러로 집계됐다. 2019년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1억 명을 돌파했다. 온라인 쇼핑 시장이 성장할 기반이 모두 갖춰진 셈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