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을 살해했다는 추측에 대해 러시아 대통령실이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러시아에 적대적인 서방 세계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며, 공식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기자들과의 전화 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의 명령으로 프리고진이 사망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반응했다.

그는 “비행기 사고를 둘러싼 수많은 추측이 있지만, 이 문제를 다룰 때는 오로지 사실에만 입각해야 한다. 아직 많은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다”며 “서방 세계는 그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주장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식 조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이를 통해 사실이 확립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프리고진이 추락한 비행기에 탔고, 그가 숨진 것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냐는 질문에는 “푸틴 대통령은 유전자 검사를 포함해 모든 필요한 검사들이 수행될 것이라 했다”며 “준비되는 대로 가능한 한 빨리 공식 조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프리고진의 사망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건 아닌 셈이다. 그는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가 얼마나 걸릴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은 프리고진 사망의 배후가 푸틴 대통령이라고 직‧간접적으로 지목했다. 푸틴 대통령이 그간 정적들을 소리소문없이 제거하는 전례를 들면서다. 다만 CNN은 “이번 비행기 사고에 러시아 보안 당국이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과 최근 만난 적은 없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의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인지를 묻자 “대통령의 바쁜 업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며 “신원 확인 절차가 언제 끝날지 예측할 수 없는 현재로서는 논의를 시작할 수조차 없는 단계”라고 답했다.

바그너그룹이 앞으로 어떻게 될 건지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으로서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다”고 간결히 답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