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취약성 큰 유럽 천연가스…호주 파업 해결되자 18% '뚝'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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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LNG공장 노사 협상 타결 소식에
네덜란드 TTF 선물 이틀 연속 급락세
호주에서 불거졌던 액화천연가스(LNG) 공장 파업 리스크가 걷히면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했다.
유럽 천연가스의 벤치마크로 활용되는 네덜란드 TTF 선물(9월물) 가격은 24일(현지시간)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1메가와트시(㎿h)당 5.086유로(13.8%) 내린 1㎿h당 31.7유로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하락 폭은 18%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네덜란드 TTF 선물은 전날에도 16% 넘게 주저앉은 뒤 이틀째 폭락세를 이어갔다.
유럽 선물 시장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9일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23일(종가 1㎿h당 42.9유로) 약 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그러나 2주 만에 급격하게 안정되는 모양새다. 파업을 결의했던 호주 LNG 공장 노동자들이 사측과 잠정 합의에 도달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걷혔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에너지 기업 우드사이드 에너지 그룹은 이날 노조 측과의 협상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며 “여러 문제와 관련해 원칙적(in-principle)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노사는 전날 늦은 저녁까지 ‘마라톤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애초 우드사이드 에너지 그룹과 셰브론 등의 호주 공장 세 곳의 노동자들은 임금과 근무 여건, 고용 보장성 등을 개선해달라며 파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브래드 간디 노조 대변인은 “주요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는 업계 표준 협약을 확보하라는 것이 조합원들의 지시”라며 “오늘 아침 타결된 사측과의 거래가 이를 충족시키는지는 조합원들이 판단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FT는 우드사이드에서 이뤄진 진전이 최종 노사 협상을 앞두고 있는 셰브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셰브론 공장의 노동자들은 이날 “필요할 경우 산업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셰브론은 우드사이드보다 노조의 입김이 세 더욱 강력한 협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의 에너지‧자원 부문 연구 책임자인 사울 카보닉은 “경쟁사인 인펙스와 셸에 이어 우드사이드까지 노조의 요구안을 받아들인 상황에서 셰브론도 더 이상 버티긴 쉽지 않을 것”으로 말했다. 호주는 세계 최대 LNG 생산국 중 하나로, 중국, 일본, 한국, 인도 등 아시아 지역에 상당한 양의 LNG를 공급하고 있다. 유럽에 직수출되는 물량은 거의 없지만, 아시아 국가들이 대체 공급원을 찾아 나서기 시작하면 유럽 지역 수급이 빡빡해질 거란 우려가 제기됐다. 유럽은 이미 경제 제재로 인해 러시아산 가스 공급량이 줄면서 수입 LNG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호주발(發) 리스크에 따른 천연가스 가격의 급등락이 유럽 에너지 시장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보여줬다고 분석한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한 가운데 겨울이 다가오면서 수요가 늘기 시작하면 가격 급등세가 또 한 차례 재현될 수 있으리란 우려다.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에서 유럽 가스 연구를 책임지고 있는 웨인 브라이언은 “최근의 시장 변화는 유럽이 LNG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으며 변동성 등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며 “현재로서 LNG 공급에 차질은 없을 전망이지만, 가스 저장 시설에 충분한 양이 저장돼 있지 않는다면 가격 억제 요인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기준 유럽연합(EU)의 가스 저장 용량은 91.6% 차 있는 상태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네덜란드 TTF 선물 이틀 연속 급락세
호주에서 불거졌던 액화천연가스(LNG) 공장 파업 리스크가 걷히면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했다.
유럽 천연가스의 벤치마크로 활용되는 네덜란드 TTF 선물(9월물) 가격은 24일(현지시간)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1메가와트시(㎿h)당 5.086유로(13.8%) 내린 1㎿h당 31.7유로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하락 폭은 18%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네덜란드 TTF 선물은 전날에도 16% 넘게 주저앉은 뒤 이틀째 폭락세를 이어갔다.
유럽 선물 시장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9일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23일(종가 1㎿h당 42.9유로) 약 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그러나 2주 만에 급격하게 안정되는 모양새다. 파업을 결의했던 호주 LNG 공장 노동자들이 사측과 잠정 합의에 도달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걷혔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에너지 기업 우드사이드 에너지 그룹은 이날 노조 측과의 협상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며 “여러 문제와 관련해 원칙적(in-principle)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노사는 전날 늦은 저녁까지 ‘마라톤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애초 우드사이드 에너지 그룹과 셰브론 등의 호주 공장 세 곳의 노동자들은 임금과 근무 여건, 고용 보장성 등을 개선해달라며 파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브래드 간디 노조 대변인은 “주요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는 업계 표준 협약을 확보하라는 것이 조합원들의 지시”라며 “오늘 아침 타결된 사측과의 거래가 이를 충족시키는지는 조합원들이 판단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FT는 우드사이드에서 이뤄진 진전이 최종 노사 협상을 앞두고 있는 셰브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셰브론 공장의 노동자들은 이날 “필요할 경우 산업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셰브론은 우드사이드보다 노조의 입김이 세 더욱 강력한 협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의 에너지‧자원 부문 연구 책임자인 사울 카보닉은 “경쟁사인 인펙스와 셸에 이어 우드사이드까지 노조의 요구안을 받아들인 상황에서 셰브론도 더 이상 버티긴 쉽지 않을 것”으로 말했다. 호주는 세계 최대 LNG 생산국 중 하나로, 중국, 일본, 한국, 인도 등 아시아 지역에 상당한 양의 LNG를 공급하고 있다. 유럽에 직수출되는 물량은 거의 없지만, 아시아 국가들이 대체 공급원을 찾아 나서기 시작하면 유럽 지역 수급이 빡빡해질 거란 우려가 제기됐다. 유럽은 이미 경제 제재로 인해 러시아산 가스 공급량이 줄면서 수입 LNG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호주발(發) 리스크에 따른 천연가스 가격의 급등락이 유럽 에너지 시장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보여줬다고 분석한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한 가운데 겨울이 다가오면서 수요가 늘기 시작하면 가격 급등세가 또 한 차례 재현될 수 있으리란 우려다.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에서 유럽 가스 연구를 책임지고 있는 웨인 브라이언은 “최근의 시장 변화는 유럽이 LNG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으며 변동성 등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며 “현재로서 LNG 공급에 차질은 없을 전망이지만, 가스 저장 시설에 충분한 양이 저장돼 있지 않는다면 가격 억제 요인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기준 유럽연합(EU)의 가스 저장 용량은 91.6% 차 있는 상태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