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갤럭시에만 허락된 족쇄 '삼성 페이'
"한번도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쓴 사람은 없다"

온라인상에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 페이'에 대한 호평 일색이다. 특히 한번 결제하게 되면 습관처럼 계속 사용하게 된다는 중독성에 대한 공감이 주를 이룬다. 삼성 페이를 사용하기 위해 갤럭시 스마트폰을 산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처럼 삼성 페이는 지갑을 대체하는 역할 이전에 갤럭시 사용자를 잡아두는 록인(lock-in·가두기) 전략의 핵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일단 삼성 페이는 사용하기 편하다. 지문과 홍채인증 만으로 쉽게 결제할 수 있어 사용 빈도는 갈수록 높아졌다. 덕분에 지갑을 꺼내지 않고 스마트폰을 카드 단말기에 대는 모습은 일상이 됐다.

삼성 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두 가지 방식으로 결제가 가능한 범용성도 갖췄다. 때문에 어느 매장에서나 사용 가능하다. 결제할때마다 쌓이는 리워즈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사용자들이 삼성 페이를 쉽사리 끊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 페이가 인기를 끌면서 모바일 간편결제는 금융 문화의 큰 축이 됐다. 실제로 우리나라 20·30대 10명 중 4명이 모바일 결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모바일 카드를 이용하겠다는 20·30대는 절반이 넘었다.

삼성 페이의 중독성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엔 삼성 페이의 2월 사용자가 700만명에 이른다는 통계가 나왔다. 지난해보다 무려 55.3%(247만명) 증가했다는 점이 놀랍다. 결제액 역시 폭발적 성장세를 보인다. 삼성 페이는 2015년 8월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지 2년 만인 지난해 8월 국내 누적 결제금액이 10조원을 넘어섰다.

주목할 점은 삼성 페이의 성장이 갤럭시 스마트폰의 판매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삼성 페이가 갤럭시 스마트폰에서만 사용 가능하다는 점으로 갤럭시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떤 혁신 기능들도 삼성 페이만큼 효과적으로 사용자를 잡아두긴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소비 활동'처럼 가치와 빈도가 높은 행위와 연결되는 서비스는 드물다는 이유에서다.

삼성 페이 자체는 삼성전자의 수익원이 아니다. 삼성 페이로 결제하더라도 삼성전자에게 돌아오는 수익은 거의 없다. 애플이 애플 페이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과는 상반된다. 그러나 결제 수수료가 없다는 점은 카드사, 은행 등과 제휴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수익을 내주고 잠재적 스마트폰 구매자를 취한 셈이다.

삼성전자가 목표로 삼은 '지갑을 대체하는 삼성 페이'가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갤럭시'와 다르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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