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년 농기계 만들던 세계1위 존 디어…IT 접목해 '풍년 솔루션'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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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혁신 서두르는 전통기업
AI스타트업·GPS기술업체 인수
농부들에게 농업 데이터 서비스
농기계 생산조직은 구조조정
"노동집약형 벗어나야 생존"
CJ대한통운, 물류 지능화 박차
'월가의 구글' 골드만삭스는 금융맨 대신 기술직 채용 늘려
AI스타트업·GPS기술업체 인수
농부들에게 농업 데이터 서비스
농기계 생산조직은 구조조정
"노동집약형 벗어나야 생존"
CJ대한통운, 물류 지능화 박차
'월가의 구글' 골드만삭스는 금융맨 대신 기술직 채용 늘려
“변화는 멈출 수 없다. 변화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기 때문에 지금이 가장 느린 때다. 최고경영자(CEO)가 디지털 비즈니스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상상하는 것이 시작이다.” 데이비드 웹스터 델EMC 아·태 총괄사장 지난달 30일 ‘델 기술포럼’에서
‘존 디어’라는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세계 1위 농기계 제조업체 디어&컴퍼니. 이 회사는 작년 9월 3억달러(약 3400억원)를 들여 인공지능(AI)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블루리버테크놀로지를 인수했다. 블루리버는 트랙터에 달린 카메라로 촬영한 토양의 모습을 머신러닝(기계학습)으로 분석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잡초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제초제를 필요한 만큼만 뿌려주기 때문에 생산비용을 최대 90%까지 아낄 수 있다. “기계가 아니라 정보를 팝니다”
1837년 설립된 디어&컴퍼니는 전통적 제조 대기업에서 ‘애그리테크(농업 관련 기술) 전문기업’으로 꾸준히 변신을 꾀하고 있다. 위성항법장치(GPS) 기술업체 나브콤 등을 인수합병(M&A)한 데 이어 소프트웨어업체 DN2K와 클라우드 컴퓨팅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수요가 줄고 있는 농기구 생산조직에는 구조조정을 단행해 군살을 뺐다.
새뮤얼 앨런 디어&컴퍼니 대표는 “농부들이 농기계를 매년 사지는 않지만 데이터는 매년 필요하다”며 “그들에게 정보와 조언을 판매하는 것이 더 지속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학 전문가들은 농사를 잘 짓게 도와주는 ‘솔루션(해법)’을 파는 기업이라는 비전을 경영진이 명확하게 설정하고, 꾸준히 실행에 옮긴 점을 디어&컴퍼니의 최대 강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대비해 다양한 시도에 나서는 농·축산 기업은 이곳뿐만이 아니다. 카길은 암소가 여물을 먹는 표정을 분석해 건강상태를 파악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고, 몬산토는 기상정보 전문업체 클라이밋을 9억3000만달러(약 1조원)에 인수했다.
신발공장·택배센터에도 자동화 물결
공장과 물류창고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독일 아디다스 역시 신발산업 불황을 신기술로 극복한 사례다. 이 회사는 2016년부터 개인 맞춤형 운동화 ‘퓨처크래프트’를 판매하고 있다. 주문 접수부터 완제품 제작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한 스마트공장에서 3D(3차원) 프린터로 신발을 만든다. 초창기에는 연간 모델당 수백 켤레씩만 내놨으나 조만간 수십만 켤레씩 대량 생산을 앞두고 있다.
택배 물류센터의 상·하차 작업은 제아무리 건장한 청년을 뽑아도 나흘 이상 버티는 사람이 거의 없어 ‘지옥의 알바’라고 불린다. CJ대한통운은 이 업무를 무인화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특수벨트가 트럭에서 화물을 끌어낸 뒤 빙빙 돌리면서 상자를 스스로 분류하는 것이다. 손이 가장 많이 가는 작업인 충전재 투입은 이미 자동화했다. 비전 스캐너로 박스 내부를 읽어 빈 공간에 맞게 ‘뽁뽁이’를 채워넣는다. 정태영 CJ대한통운 부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노동집약형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며 “물류 전반의 지능화에 사활을 걸었다”고 말했다.
‘월가의 구글’로 변신하는 골드만삭스
보수적인 문화가 강해 혁신이 더딘 분야로 평가받던 금융권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은행의 비대면 고객 대응, 보험사의 고객·계약 관리, 카드사의 신규 가맹점 등록 등 단순 반복 업무에는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월스트리트의 구글’로 불릴 정도로 기술자 채용을 늘리고 있다. 직원 3만여 명 가운데 25%가 엔지니어다. 주식 트레이더 등 전통적인 금융맨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주요 국가의 경제지표, 기업 실적, 주가 동향 등의 분석에 AI 알고리즘을 과감하게 도입했다. 숙련된 애널리스트 15명이 4주 걸려 마치던 분석을 5분 내에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내부 분석도구로 사용하던 데이터 분석시스템 ‘마퀴’를 오픈소스로 개방해 누구나 분석·투자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존 디어’라는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세계 1위 농기계 제조업체 디어&컴퍼니. 이 회사는 작년 9월 3억달러(약 3400억원)를 들여 인공지능(AI)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블루리버테크놀로지를 인수했다. 블루리버는 트랙터에 달린 카메라로 촬영한 토양의 모습을 머신러닝(기계학습)으로 분석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잡초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제초제를 필요한 만큼만 뿌려주기 때문에 생산비용을 최대 90%까지 아낄 수 있다. “기계가 아니라 정보를 팝니다”
1837년 설립된 디어&컴퍼니는 전통적 제조 대기업에서 ‘애그리테크(농업 관련 기술) 전문기업’으로 꾸준히 변신을 꾀하고 있다. 위성항법장치(GPS) 기술업체 나브콤 등을 인수합병(M&A)한 데 이어 소프트웨어업체 DN2K와 클라우드 컴퓨팅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수요가 줄고 있는 농기구 생산조직에는 구조조정을 단행해 군살을 뺐다.
새뮤얼 앨런 디어&컴퍼니 대표는 “농부들이 농기계를 매년 사지는 않지만 데이터는 매년 필요하다”며 “그들에게 정보와 조언을 판매하는 것이 더 지속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학 전문가들은 농사를 잘 짓게 도와주는 ‘솔루션(해법)’을 파는 기업이라는 비전을 경영진이 명확하게 설정하고, 꾸준히 실행에 옮긴 점을 디어&컴퍼니의 최대 강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대비해 다양한 시도에 나서는 농·축산 기업은 이곳뿐만이 아니다. 카길은 암소가 여물을 먹는 표정을 분석해 건강상태를 파악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고, 몬산토는 기상정보 전문업체 클라이밋을 9억3000만달러(약 1조원)에 인수했다.
신발공장·택배센터에도 자동화 물결
공장과 물류창고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독일 아디다스 역시 신발산업 불황을 신기술로 극복한 사례다. 이 회사는 2016년부터 개인 맞춤형 운동화 ‘퓨처크래프트’를 판매하고 있다. 주문 접수부터 완제품 제작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한 스마트공장에서 3D(3차원) 프린터로 신발을 만든다. 초창기에는 연간 모델당 수백 켤레씩만 내놨으나 조만간 수십만 켤레씩 대량 생산을 앞두고 있다.
택배 물류센터의 상·하차 작업은 제아무리 건장한 청년을 뽑아도 나흘 이상 버티는 사람이 거의 없어 ‘지옥의 알바’라고 불린다. CJ대한통운은 이 업무를 무인화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특수벨트가 트럭에서 화물을 끌어낸 뒤 빙빙 돌리면서 상자를 스스로 분류하는 것이다. 손이 가장 많이 가는 작업인 충전재 투입은 이미 자동화했다. 비전 스캐너로 박스 내부를 읽어 빈 공간에 맞게 ‘뽁뽁이’를 채워넣는다. 정태영 CJ대한통운 부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노동집약형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며 “물류 전반의 지능화에 사활을 걸었다”고 말했다.
‘월가의 구글’로 변신하는 골드만삭스
보수적인 문화가 강해 혁신이 더딘 분야로 평가받던 금융권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은행의 비대면 고객 대응, 보험사의 고객·계약 관리, 카드사의 신규 가맹점 등록 등 단순 반복 업무에는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월스트리트의 구글’로 불릴 정도로 기술자 채용을 늘리고 있다. 직원 3만여 명 가운데 25%가 엔지니어다. 주식 트레이더 등 전통적인 금융맨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주요 국가의 경제지표, 기업 실적, 주가 동향 등의 분석에 AI 알고리즘을 과감하게 도입했다. 숙련된 애널리스트 15명이 4주 걸려 마치던 분석을 5분 내에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내부 분석도구로 사용하던 데이터 분석시스템 ‘마퀴’를 오픈소스로 개방해 누구나 분석·투자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