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9] 21세기 원유 '데이터' 시대를 마주하는 자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019년은 데이터 시대로 넘어가는 해
AI·자율차 등 5G로 연결해 데이터 공유
"데이터 주도권 미래 기업 가치 결정할 것"
AI·자율차 등 5G로 연결해 데이터 공유
"데이터 주도권 미래 기업 가치 결정할 것"
10년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기업은 석유와 금융기업들이었다. 2008년 시가총액 1위는 중국 국유 석유회사 페트로차이, 2위는 미국 거대 석유재벌 엑손모빌이었다. 제너럴일렉트릭(GE), 차이나모바일, 중국공상은행이 뒤를 이었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 이들 가운데 시가총액 10위에 있는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구글 모회사), 페이스북 등이 그들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지하실에서 시작된 디지털 기업들이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것이다. 이들의 시가총액은 웬만한 국가의 GDP(국내총생산) 보다 많다. 스콧 갤러웨이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들을 묶어 '플랫폼 제국'이라 칭했다. 플랫폼을 통한 데이터 독점에 핵심이 있다.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19가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했다. 이번 CES의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최근 3년 주제가 사물인터넷(2016년), 스마트홈(2017년), 스마트시티(2018년)였던 걸 감안할 때 더욱 구체적이고 세분화됐다.
글로벌 ICT 업계는 그동안 연결성의 범주를 확장하는데 집중했다. 업체간, 기기간 연결(커넥트)에 집중하면서 범주는 디바이스에서 집, 도시로 확장됐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범주가 조금은 달라졌다. 수년 간의 노력을 통해 기기간 연결이 어느 정도 완성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5G와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이 전면에 등장한 이유다.
인공지능은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상호작용에 장점이 있다. 축적된 데이터를 저장해 학습하는 딥 러닝을 통해 끊임없이 발전하고, 데이터가 축적될 수록 인공지능은 진화하고 더욱 완벽에 가까워진다. 인공지능의 핵심이 데이터라는 뜻이다. CES를 주최하는 CTA(미국소비자기술협회) 스티브 쾨니히 부사장이 2019년을 "데이터 시대로 넘어가는 기념비적인 해"라 표현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스마트시티 등이 5G(5세대 이동통신)로 연결되면서 데이터로 모든 것을 공유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플랫폼에 집중했던 글로벌 디지털 기업들이 데이터 수집(클라우드)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데이터 시대를 대비한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 덕분이다. 아마존, 구글의 핵심 경쟁력이 데이터라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글로벌 IT 리서치 기업 가트너는 데이터에 대해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21세기의 원유"라 표현했다. 데이터 주도권이 미래 기업 가치를 결정해준다는 걸 에둘러 말한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어떨까. 데이터 시대를 맞아 디지털 거인들을 대적할 전략이 있을까. 삼성·LG전자는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을 통한 데이터 수집에 집중하고 있지만 한계는 분명해 보인다. 여전히 수익의 90% 이상이 하드웨어 제조에 묶여 있으니 말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협력 관계를 통한 데이터 공유가 '데이터 시대'를 대비하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란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갤러웨이 교수의 조언은 되새겨 볼 만하다. "거인을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하나다. 나라면 한국 내 다른 기업들을 적이 아닌 전략적 협력자로 받아들여 데이터 자원을 공유하는 컨소시엄을 만들 것이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구글 모회사), 페이스북 등이 그들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지하실에서 시작된 디지털 기업들이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것이다. 이들의 시가총액은 웬만한 국가의 GDP(국내총생산) 보다 많다. 스콧 갤러웨이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들을 묶어 '플랫폼 제국'이라 칭했다. 플랫폼을 통한 데이터 독점에 핵심이 있다.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19가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했다. 이번 CES의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최근 3년 주제가 사물인터넷(2016년), 스마트홈(2017년), 스마트시티(2018년)였던 걸 감안할 때 더욱 구체적이고 세분화됐다.
글로벌 ICT 업계는 그동안 연결성의 범주를 확장하는데 집중했다. 업체간, 기기간 연결(커넥트)에 집중하면서 범주는 디바이스에서 집, 도시로 확장됐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범주가 조금은 달라졌다. 수년 간의 노력을 통해 기기간 연결이 어느 정도 완성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5G와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이 전면에 등장한 이유다.
인공지능은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상호작용에 장점이 있다. 축적된 데이터를 저장해 학습하는 딥 러닝을 통해 끊임없이 발전하고, 데이터가 축적될 수록 인공지능은 진화하고 더욱 완벽에 가까워진다. 인공지능의 핵심이 데이터라는 뜻이다. CES를 주최하는 CTA(미국소비자기술협회) 스티브 쾨니히 부사장이 2019년을 "데이터 시대로 넘어가는 기념비적인 해"라 표현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스마트시티 등이 5G(5세대 이동통신)로 연결되면서 데이터로 모든 것을 공유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플랫폼에 집중했던 글로벌 디지털 기업들이 데이터 수집(클라우드)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데이터 시대를 대비한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 덕분이다. 아마존, 구글의 핵심 경쟁력이 데이터라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글로벌 IT 리서치 기업 가트너는 데이터에 대해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21세기의 원유"라 표현했다. 데이터 주도권이 미래 기업 가치를 결정해준다는 걸 에둘러 말한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어떨까. 데이터 시대를 맞아 디지털 거인들을 대적할 전략이 있을까. 삼성·LG전자는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을 통한 데이터 수집에 집중하고 있지만 한계는 분명해 보인다. 여전히 수익의 90% 이상이 하드웨어 제조에 묶여 있으니 말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협력 관계를 통한 데이터 공유가 '데이터 시대'를 대비하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란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갤러웨이 교수의 조언은 되새겨 볼 만하다. "거인을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하나다. 나라면 한국 내 다른 기업들을 적이 아닌 전략적 협력자로 받아들여 데이터 자원을 공유하는 컨소시엄을 만들 것이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