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산업 '무게중심'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옮겨간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가상화폐 하락에 스타트업 자금난 심화
풍부한 자금과 인력 앞세운 대기업 약진
풍부한 자금과 인력 앞세운 대기업 약진
블록체인 산업의 중심축이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가상화폐(암호화폐) 가격 하락으로 암호화폐 공개(ICO)를 통해 자금력을 확보한 스타트업들의 '실탄'이 바닥난 반면 스타트업에 비해 기술 확보가 늦었던 대기업들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형국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들이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에 주력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10에 블록체인 서비스 이용을 위한 암호화폐 지갑 '삼성 블록체인 키스토어'를 탑재한 게 대표적이다. 개인 보유 암호화폐를 사용할 수 있는 비밀번호 '프라이빗키'를 안전하게 보관하며 암호화폐 결제·송금 기능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갤럭시S10이 출시 후 1년간 40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바꿔 말하면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를 보관하고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 4000만대가 세계에 보급되는 것이다.
출시 후 1년 기준 갤럭시S8은 3800만대, 갤럭시S9은 3500만대 가량 판매됐으며 이들 기기의 교환주기도 다가오고 있다. 갤럭시노트 시리즈 등 앞으로 선보일 스마트폰에도 같은 기능이 탑재된다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블록체인 생태계의 강력한 '엔드포인트'로 거듭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9'에 참석해 도이치텔레콤 산하 연구소 T-랩스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신분증을 선보이기로 했다. 자신의 전화번호를 바탕으로 간편하고 안전하게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SKT는 신분증이 필요한 모든 영역에 이를 활용하며 차후로도 블록체인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KT도 블록체인 서비스를 쉽게 구축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을 선보인다. 블록체인 개발 환경을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서비스. 별도 서버를 구축하지 않고 전문 개발자가 없어도 '스마트 컨트랙트'를 구현할 수 있다. KT는 시범사업에서 보완점을 파악·개선하고 다음달 BaaS 플랫폼을 정식 론칭, KT 중심의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시스템통합(SI) 3사도 각각 블록체인 시장 확보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삼성SDS는 자체 블록체인 '넥스레저'를 바탕으로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의 물동량을 관리하는 시범 프로젝트로 유럽 해운물류 시장 공략에 나섰다. LG CNS는 '모나체인'으로 국내 엔터프라이즈 시장 개척에 초점을 맞췄으며, SK C&C의 경우 이더리움 기술사 컨센시스의 기술을 흡수해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 허브를 구축 중이다.
이처럼 대기업들 약진이 이어지는 반면 작년까지 업계의 전면에 나섰던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은 차분히 내부 기술 개발에 힘쓰는 모양새다. 암호화폐 가격 하락폭이 커져 ICO로 확보한 자산이 쪼그라든 탓에 내부 개발에만 집중하기도 어렵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국내 한 블록체인 플랫폼 기업 관계자는 "지난해는 확장을 거듭했지만 올해 초 구조조정을 단행해 인원을 절반 가량 줄였다"며 "뒤숭숭한 분위기 탓에 남아있는 사람들도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국내 블록체인 플랫폼 관계자도 "그간 활발한 대외활동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했지만 암호화폐 가격 하락에 자금이 부족해진 게 사실"이라며 "최근에는 개발과 신사업에 최대한 집중하고 그외 지출은 탕비실 커피까지 치울 정도로 졸라매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체인 분리) 사태 이후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한 게 결정타였다. 700만원대를 횡보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300만~400만원대를 오가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들 상황도 비슷하다. 스팀잇·컨센시스 등 글로벌 블록체인 스타트업도 각각 인력의 70%와 13%를 해고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들이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에 주력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10에 블록체인 서비스 이용을 위한 암호화폐 지갑 '삼성 블록체인 키스토어'를 탑재한 게 대표적이다. 개인 보유 암호화폐를 사용할 수 있는 비밀번호 '프라이빗키'를 안전하게 보관하며 암호화폐 결제·송금 기능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갤럭시S10이 출시 후 1년간 40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바꿔 말하면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를 보관하고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 4000만대가 세계에 보급되는 것이다.
출시 후 1년 기준 갤럭시S8은 3800만대, 갤럭시S9은 3500만대 가량 판매됐으며 이들 기기의 교환주기도 다가오고 있다. 갤럭시노트 시리즈 등 앞으로 선보일 스마트폰에도 같은 기능이 탑재된다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블록체인 생태계의 강력한 '엔드포인트'로 거듭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9'에 참석해 도이치텔레콤 산하 연구소 T-랩스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신분증을 선보이기로 했다. 자신의 전화번호를 바탕으로 간편하고 안전하게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SKT는 신분증이 필요한 모든 영역에 이를 활용하며 차후로도 블록체인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KT도 블록체인 서비스를 쉽게 구축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을 선보인다. 블록체인 개발 환경을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서비스. 별도 서버를 구축하지 않고 전문 개발자가 없어도 '스마트 컨트랙트'를 구현할 수 있다. KT는 시범사업에서 보완점을 파악·개선하고 다음달 BaaS 플랫폼을 정식 론칭, KT 중심의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시스템통합(SI) 3사도 각각 블록체인 시장 확보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삼성SDS는 자체 블록체인 '넥스레저'를 바탕으로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의 물동량을 관리하는 시범 프로젝트로 유럽 해운물류 시장 공략에 나섰다. LG CNS는 '모나체인'으로 국내 엔터프라이즈 시장 개척에 초점을 맞췄으며, SK C&C의 경우 이더리움 기술사 컨센시스의 기술을 흡수해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 허브를 구축 중이다.
이처럼 대기업들 약진이 이어지는 반면 작년까지 업계의 전면에 나섰던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은 차분히 내부 기술 개발에 힘쓰는 모양새다. 암호화폐 가격 하락폭이 커져 ICO로 확보한 자산이 쪼그라든 탓에 내부 개발에만 집중하기도 어렵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국내 한 블록체인 플랫폼 기업 관계자는 "지난해는 확장을 거듭했지만 올해 초 구조조정을 단행해 인원을 절반 가량 줄였다"며 "뒤숭숭한 분위기 탓에 남아있는 사람들도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국내 블록체인 플랫폼 관계자도 "그간 활발한 대외활동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했지만 암호화폐 가격 하락에 자금이 부족해진 게 사실"이라며 "최근에는 개발과 신사업에 최대한 집중하고 그외 지출은 탕비실 커피까지 치울 정도로 졸라매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체인 분리) 사태 이후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한 게 결정타였다. 700만원대를 횡보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300만~400만원대를 오가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들 상황도 비슷하다. 스팀잇·컨센시스 등 글로벌 블록체인 스타트업도 각각 인력의 70%와 13%를 해고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