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덕뷰ㅣ미나 명 "마마무·박봄 안무가 만족 못 해…목표는 100만 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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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밀리언' 소속 안무가 미나 명
[편집자주] 최근 교육부가 조사한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직업에 유튜버가 5위를 차지했다. 장래희망 10권 안에 유튜버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NS에서 수백만의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의 영향력과 경제적 가치 역시 인기 스타 못지않다. 인기 유튜버와 인플루언서의 팬덤은 아이돌에 버금간다. 이들은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입덕'을 부르는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국내 구독자수 6위, 1450만 구독자를 가진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미나 명(본명 명미나)은 원밀리언 소속 안무가이자 크리에이터다. 원밀리언 채널에 올라온 1400여 개 동영상 중 미나 명이 출연한 영상은 120편에 달한다. 원밀리언 소속 안무가 중 최고 수치다. 또한 현재 음원차트와 음악방송에서 1위를 다투는 마마무 '고고베베'와 박봄의 '봄' 안무도 미나 명의 작품이다. 안무가로도 바쁜 와중에 구독자 40만 명의 개인채널을 회사 도움 없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미나 명의 유튜브 활동은 원밀리언과 개인 채널이 완벽하게 분리돼 있다. 원밀리언에서는 섹시하고 파워풀한 댄스로 화면을 장악한다. 개인채널에서는 노메이크업 '쌩얼'부터 하루일과, 안무를 짜는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보다 인간적인 안무가 명미나를 만날 수 있다. 유튜브 가입은 2011년 12월에 했지만 본격적인 활동은 이제 겨우 8개월. 짧은 기간 동안 꾸준하게 구독자수를 늘려 가고 있다. 미나명의 올해 목표는 "100만 구독자를 돌파". 목표달성을 위해 2달째 하루도 쉬지 못하고, 하루에 4시간만 자는 일상을 이어가고 있는 미나 명을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원밀리언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 안무가로도 이미 스타였어요. 유튜브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안무가를 하면서 계속 채널은 갖고 있었어요. 원밀리언이 유튜브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팬들이 많아졌는데, 그 분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느꼈어요. 원밀리언이 1500만이란 구독자수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을 가까이서 지켜봤던 만큼, 저 역시 제 채널을 활성화 시켜서 스스로를 브랜드화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앞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준비를 한 것 같아요. 제가 고졸이라 지금까지 해본적도 없던 PPT도 직접 만들어서 원밀리언 대표님께 보여드렸어요.
▶반대로 이전까지 '유튜브를 해야겠다' 생각하지 않은 이유가 있나요?
저랑은 안맞는다 생각했어요. 유튜브에는 재밌는 분들이 워낙 많고요. 제 채널 콘텐츠에서 생얼도 공개했지만, 전 여전히 이 일을 하려면 멋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괜히 성적으로 민망한 연락이 오지 않을까 걱정도 됐고요. 그러다가 '나보다 잘나가는 연예인들도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뭔가를 하는데, 내가 뭐라고'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예 다 오픈을 하면 깨끗하게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 제가 스무살 때 원밀리언 전신이 된 댄스팀에 들어가서 지금까지 언니, 오빠들에게 도움을 받으며 이렇게 컸어요. 뭔가 스스로 해내고 싶었어요.
▶ 개인채널 콘텐츠의 촬영이나 편집 등은 원밀리언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는 건가요?
맞습니다.(웃음) 편집하는 분, 영어 자막다는 분 월급을 제가 따로 드리고 있어요. 썸네일 만드는 분도 따로 있네요. 제가 포토샵을 못해서. 편집을 배우긴 했는데, 컷편집까지만 제가 하고 전문가에게 넘겨요. 더 배워볼까도 생각했지만, 혼자서 시간을 투자하는 것보다 비용을 지불하고 다른 것에 고민하는게 더 효율적이겠다고 판단했죠. 그리고 카메라랑 외장하드, 조명도 다 제가 샀어요. 초기 비용만 한 200만 원 정도 든 거 같아요. 외장하드가 4테라인데, 복구하는데만 50만원이 들었거든요. ▶ 투자한 만큼 수입은 얻고 있나요?
아직이요. 유튜브에서는 음악을 사용하면 해당 음원 저작권자에게 광고 수익이 모두 들어가요. 그래서 제 개인채널에 나오는 배경음악 같은 건 아예 결제 사이트를 통해 다운을 받아 사용하죠. 아, 이건 원밀리언 대표님이 알려주셨어요. 그런데 안무 영상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안무엔 저작권이 없으니까요. 안무가로서 슬픈 일이죠. 그래도 영상 중에 간간히 터지는 게 있어요. 50만뷰 영상도 하나 있고, 20만 뷰도 2개 있고, 얼마 전에 올린 박봄 씨의 안무 영상 제작기 영상도 터졌어요.(박수) 매일매일 조회수, 구독자수를 확인하고 있어요.
▶ 안무가라는 본업이 있는 상태에서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업무 전체에 쏟을 수 있는 열정을 100이라고 한다면, 유튜브 콘텐츠 제작은 어느정도 인가요?
처음엔 40% 정도 된 거 같아요. 춤을 덜 열심히 했죠.(웃음) 지금은 일도 갑자기 몰려서 20~30%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일주일에 2개씩 올리는 게 목표였는데, 일주일에 하나라도 제대로 올리자, 주기 없이 제대로 된 걸 올리자, 이렇게 바뀐 것 같아요.
▶ 아이템 기획은 어떤 식으로 하고 있나요?
그때그때 생각날 때마다 적어둬요. 하고 싶은 것들이 휴대전화 메모장에 이만큼 인데, 시간과 품이 덜 드는 것부터 하고 있어요. 제가 사실 처음 채널을 시작할 때부터 뷰티, 패션 유튜버를 꿈꿨거든요. 그런데 그 분야만 전문적으로 하는 분들을 절대 따라갈 수 없겠더라고요. 그래도 아직 포기하진 않았어요. 인력과 여유가 된다면 꼭 진행해보고 싶어요.
▶ 콘텐츠를 보면 일상 뿐 아니라 안무 짜는 법 등도 공개했어요. 이건 영업비밀 공개 아닌가요?
방송에서 맛집 비법이 공개됐다고, 다 그 집의 맛을 따라갈 순 없는 거잖아요. 그런건 신경쓰지 않아요. 그보단 전 한국의 안무 시장이 더 커졌으면 좋겠어요. 판이 커져야 저희 모두 더 잘 될 수 있는 거잖아요. 댄서로서의 삶이 어딜 가도 부끄럽지 않는, 그런 환경이 됐으면 좋겠어요. '부모님이 안무가 하면 돈 못버니 하지 말래요' 이런 말 하는 친구들이 지금도 많아요. 국내 안무 시장이 이 정도로 커진 것도 10년이 안됐고요. 원밀리언같은 스튜디오가 더 늘어나서 서로 경쟁하고,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됐으면 좋겠어요.
▶ 안무가와 크리에이터의 삶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진 않나요?
처음엔 편집하는 게 속도가 안나왔어요. 지금은 1편 편집하는데 집중하면 2~3시간 정도면 끝나요. 안무 짜다가 아이디어가 안나오면 편집하고, 편집하다가 허리가 아프면 안무 짜고 이렇게 하고 있어요.
▶ 안무가 중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은 여럿인데, 그 중에서도 미나 명 채널이 빠르게 성장한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요?
(단호하게) 원밀리언 파워죠. 이건 부정할 수 없어요. 제가 4년 전에 채널을 만들어서 프로모션 영상만 몇 개 올려났을 때 이미 구독자 수가 28만 명이었어요. 0에서 시작한 게 아니었죠. 그러다 제가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시작하니까 오히려 사람들이 구독을 끊기도 했어요. 춤만 보고 싶은데 , 이것저것 다른 것들이 올라오니까요. 지금은 좀 정리가 되서 꾸준히 오름세에요. 결과적으로 8개월 만에 10만 명 정도가 늘어난 건데, 다른 강사분들 채널을 보시다가 넘어오신 분들도 있고요. 전 유튜브에 영상을 업로드하면 무조건 인스타그램에도 올리는데, 그걸 보고도 많이 와주시더라고요. ▶ 그렇다면, 원밀리언의 일원으로서 1500만 명이라는 구독자는 어떻게 달성될 수 있었을까요?
한국에서 이렇게 양질의 안무 영상을 계속 만들어 낸 곳이 이전까지 없었어요. 시기를 잘 잡은 거 같고, 저희도 계속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데 그걸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촬영부터 편집까지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거든요. 좀 더 좋은 걸 만들기 위해 변화를 주고요. 수업도 마찬가지에요. 저도 매주 2번 수업을 하지만 긴장되고 떨려요. 익숙하지만 발전하려고 노력하죠.
▶ 앞으로 크리에이터 미나 명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일까요?
일단 100만 구독자를 올해 안에 달성하고 싶어요. 유튜브 골드버튼 받겠습니다. 제가 최종적으로 하고 싶은 건 저만의 브랜드를 론칭하는 건데요. 유튜브와 함께 성장해야 더 쉽게 도달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브랜드로 만들 품목에 대해선 아직도 고민 중이지만, 저도 뭔가 참여하고 싶어서 그림을 배워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콘텐츠로 계획하는 건 개인 프로모션 영상을 새로 준비하고 있어요. 오는 30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데 이번엔 스케일이 좀 커요. 다른 외국 가수와의 컬래버레이션 작업도 계획돼 있고, 걸그룹 멤버와 하는 작업도 논의 중이에요. 많이들 구독하시고, 그 안에 콘텐츠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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