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를 모두 게임 탓 돌려"…WHO 조치 정면 비판한 남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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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정신과 의사 잘못된 진단
WHO '게임=질병' 결정 불러
WHO '게임=질병' 결정 불러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사진)가 과도한 게임 이용을 질병으로 분류한 세계보건기구(WHO)의 결정에 대해 “사회 문제를 게임 탓으로 돌리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국내 게임업계 대표 중 WHO 조치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은 남궁 대표가 처음이다. 그는 국내 일부 정신과 의사들의 잘못된 인식이 이번 결정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본지 5월 28일자 A17면 참조
남궁 대표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판에 “수많은 문제 앞에 게임을 내세워 게임 탓으로 돌리려는 시도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며 “게임을 범인으로 모는 그들이 바로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게임 탓으로 돌리면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해 오히려 문제를 쌓아두고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며 “범인은 게임 뒤에 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궁 대표는 국내 대표적인 게임업계 경영자다. 한국 게임산업 초창기를 이끌었던 한게임 창립 멤버다. 한게임이 네이버컴과 합병해 만든 NHN(현 네이버)의 창업 멤버이기도 하다. CJ인터넷(현 넷마블),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등의 대표도 지냈다.
남궁 대표는 WHO가 지나친 게임 이용을 질병으로 규정하도록 만든 ‘범인’이 따로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의료계 일부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일부 정신과 의사들의 현상에 대한 잘못된 진단은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암을 키우게 될 것”이라며 “잘못된 진단은 질병 치료를 못할 뿐 아니라 질병을 키우고 숨겨 치료할 수 있는 적기를 놓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게임은 현상이지 원인이 아니다”며 “게임이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주장했다.
WHO가 게임 과몰입 현상을 질병으로 규정하는 데 한국 의학계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은 계속 나오고 있다. 게임 중독을 다룬 논문을 가장 많이 발표한 국가가 한국이기 때문이다.
연세대 산학협력단의 ‘게임 과몰입 연구에 대한 메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게임 중독, 게임 과몰입 등을 다룬 국내외 논문 614개 중 한국에서 나온 논문이 91개로 가장 많았다. 게임업계에서도 WHO 결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게임학회, 한국게임산업협회 등 협회·단체 56개와 경희대·중앙대 등 대학 관련 학과 33개는 29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WHO의 게임 이용장애 질병 코드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공동대책위는 정부가 사회적 합의 없이 한국표준질병분류를 개정해 게임 이용 장애 도입을 강행할 경우 법적 대응에도 나설 계획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관련 법률인 통계법 22조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주장한 KCD의 의무적 도입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표준 분류는 참고 사안이어서 도입하려면 법령에 따라 관계기관의 장과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동대책위는 앞으로 복지부 장관 항의 방문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국회의장 면담을 추진할 방침이다. 게임 질병 코드에 맞설 파워블로거 300인을 조직하고 온·오프라인 범국민 게임 촛불운동도 벌일 예정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본지 5월 28일자 A17면 참조
남궁 대표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판에 “수많은 문제 앞에 게임을 내세워 게임 탓으로 돌리려는 시도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며 “게임을 범인으로 모는 그들이 바로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게임 탓으로 돌리면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해 오히려 문제를 쌓아두고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며 “범인은 게임 뒤에 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궁 대표는 국내 대표적인 게임업계 경영자다. 한국 게임산업 초창기를 이끌었던 한게임 창립 멤버다. 한게임이 네이버컴과 합병해 만든 NHN(현 네이버)의 창업 멤버이기도 하다. CJ인터넷(현 넷마블),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등의 대표도 지냈다.
남궁 대표는 WHO가 지나친 게임 이용을 질병으로 규정하도록 만든 ‘범인’이 따로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의료계 일부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일부 정신과 의사들의 현상에 대한 잘못된 진단은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암을 키우게 될 것”이라며 “잘못된 진단은 질병 치료를 못할 뿐 아니라 질병을 키우고 숨겨 치료할 수 있는 적기를 놓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게임은 현상이지 원인이 아니다”며 “게임이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주장했다.
WHO가 게임 과몰입 현상을 질병으로 규정하는 데 한국 의학계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은 계속 나오고 있다. 게임 중독을 다룬 논문을 가장 많이 발표한 국가가 한국이기 때문이다.
연세대 산학협력단의 ‘게임 과몰입 연구에 대한 메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게임 중독, 게임 과몰입 등을 다룬 국내외 논문 614개 중 한국에서 나온 논문이 91개로 가장 많았다. 게임업계에서도 WHO 결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게임학회, 한국게임산업협회 등 협회·단체 56개와 경희대·중앙대 등 대학 관련 학과 33개는 29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WHO의 게임 이용장애 질병 코드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공동대책위는 정부가 사회적 합의 없이 한국표준질병분류를 개정해 게임 이용 장애 도입을 강행할 경우 법적 대응에도 나설 계획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관련 법률인 통계법 22조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주장한 KCD의 의무적 도입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표준 분류는 참고 사안이어서 도입하려면 법령에 따라 관계기관의 장과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동대책위는 앞으로 복지부 장관 항의 방문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국회의장 면담을 추진할 방침이다. 게임 질병 코드에 맞설 파워블로거 300인을 조직하고 온·오프라인 범국민 게임 촛불운동도 벌일 예정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