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자금세탁방지 국제기준' 대비 나선 블록체인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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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AML 다룰 G20·FATF 심사 코앞으로
정부 가상화폐 대책은 국회 공전 등으로 미흡하다는 평가
협회와 AML 기업 등이 선제적으로 관련 규제 대비 나서
정부 가상화폐 대책은 국회 공전 등으로 미흡하다는 평가
협회와 AML 기업 등이 선제적으로 관련 규제 대비 나서
블록체인 업계가 가상화폐(암호화폐) 자금세탁방지(AML) 대책 마련에 나섰다. AML 방안을 마련해야 할 '데드라인'이 다가오는데 정부 움직임이 없자 직접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 자금세탁방지안 마련 시한 코앞으로
다음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그것. 지난해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된 G20 재무장관회의에서는 'FATF 기준'에 따라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지원 방지 등의 제도를 정비하고 과세 제도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당시 FATF는 성명서를 내고 세계 각국 사법당국 규정을 기반으로 암호화폐 거래소와 월렛(암호화폐 지갑) 제공 기업에 대한 인·허가, 규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관한 세부 기준이 이번 오사카 회의에서의 논의를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오는 7월부터는 FATF가 3주간 국내 금융기관 대상으로 AML 제도 운영 상호평가를 진행한다. 사법제도, 자금세탁방지, 테러자금조달금지 제도 등이 국제 기준에 맞춰 운영되고 있는지를 심사한다. 평가 결과는 내년 2월 FATF 총회에서 나오는데 미흡한 사항이 있을 경우 국가 신용도 하락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
이번 조사는 2009년 7월 이후 10년 만의 실태조사다. 조사 강도가 높아지고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 뿐만 아니라 금융 당국, 국세청, 검찰, 경찰 등 정부 기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금융위원회도 시중은행과 대부업체 등에 현장점검을 나서며 대비하고 있다.
◆ 자금세탁방지 관건은 '암호화폐'
암호화폐 역시 주요 조사 대상이다. FATF는 자금세탁방지규정을 변경하며 암호화폐 거래소를 감독 범위에 포함시켰다.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자금세탁이 벌어지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는 취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금융안정위원회(FSB) 총회에 참석해 "FATF에서 마련한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방지 국제기준에 맞춰 국가가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 이어 심사가 예정된 일본 금융청도 암호화폐 거래소 대상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등 강도 높은 관리·감독에 나섰다.
금융위가 가상통화(암호화폐) 관련 AML 가이드라인을 오는 7월 초까지 법제화할 계획을 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도 발의돼 있다. 대검찰청은 금융권 AML 솔루션 업체를 통해 의심스러운 암호화폐 거래가 이뤄졌을 때 해당 거래가 이뤄진 암호화폐 거래소를 식별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단 업계는 암호화폐 AML 대책 마련에 있어 우리 정부 대비가 불충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선 국회가 공전하는 상황에서 관련 입법이 쉽게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검찰청의 솔루션 개발도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한국블록체인협회에 '가상화폐주소 조회시스템 개발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낸 것 역시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검찰의 협조 요청에 일선 거래소들의 반응은 냉담했다"고 귀띔했다. 앞서 거래소들이 한국블록체인협회와 자율규제안을 발표하는 등 자정 노력을 펼쳤지만 신규 계좌 발급은 여전히 막혀 있다. 거래소들 입장에선 굳이 움직일 필요 없다는 분위기다.
◆ 늦어지는 정부 대책, 대신 나서는 업계
정부 행보가 지지부진하자 업계가 대책 마련에 직접 나섰다.
한국블록체인협회는 G20 회의에 맞춰 일본에서 각국 블록체인협회가 모이는 V20 회의에 참석한다. 블록체인 산업에 적합한 규제 기준을 선도적으로 논의하고 각국 정부와 협력을 추진한다는 구상. 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 이사가 대표로 참석하며 싱가포르, 일본, 호주, 영국 등 블록체인 협회들도 동석한다. 각국 정부 당국자와 기업들의 참여도 예정됐다.
암호화페 거래소에 적용 가능한 AML 솔루션도 출시됐다. 센티넬프로토콜은 암호화폐 추적 솔루션 CATV와 위협정보데이터베이스(TRDB) 등 관련 솔루션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기존 금융권 AML 업체 옥타솔루션이 센티넬프로토콜의 솔루션을 활용해 통합 AML 솔루션 '크립토AML-프리즘'을 구축하기도 했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보안 컨설팅을 제공하는 노르마는 센티넬프로토콜과 리셀러 계약을 맺고 일선 거래소에 CATV, TRDB 등 솔루션 공급에 나선다. 강화되는 AML 규제에 맞춰 암호화폐 거래소도 관련 역량을 갖출 수 있는 컨설팅을 제공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는 보안이 취약해 해킹 사고 등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등 보안 역량과 더불어 해킹된 암호화폐 추적을 위한 AML 솔루션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 자금세탁방지안 마련 시한 코앞으로
다음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그것. 지난해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된 G20 재무장관회의에서는 'FATF 기준'에 따라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지원 방지 등의 제도를 정비하고 과세 제도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당시 FATF는 성명서를 내고 세계 각국 사법당국 규정을 기반으로 암호화폐 거래소와 월렛(암호화폐 지갑) 제공 기업에 대한 인·허가, 규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관한 세부 기준이 이번 오사카 회의에서의 논의를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오는 7월부터는 FATF가 3주간 국내 금융기관 대상으로 AML 제도 운영 상호평가를 진행한다. 사법제도, 자금세탁방지, 테러자금조달금지 제도 등이 국제 기준에 맞춰 운영되고 있는지를 심사한다. 평가 결과는 내년 2월 FATF 총회에서 나오는데 미흡한 사항이 있을 경우 국가 신용도 하락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
이번 조사는 2009년 7월 이후 10년 만의 실태조사다. 조사 강도가 높아지고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 뿐만 아니라 금융 당국, 국세청, 검찰, 경찰 등 정부 기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금융위원회도 시중은행과 대부업체 등에 현장점검을 나서며 대비하고 있다.
◆ 자금세탁방지 관건은 '암호화폐'
암호화폐 역시 주요 조사 대상이다. FATF는 자금세탁방지규정을 변경하며 암호화폐 거래소를 감독 범위에 포함시켰다.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자금세탁이 벌어지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는 취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금융안정위원회(FSB) 총회에 참석해 "FATF에서 마련한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방지 국제기준에 맞춰 국가가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 이어 심사가 예정된 일본 금융청도 암호화폐 거래소 대상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등 강도 높은 관리·감독에 나섰다.
금융위가 가상통화(암호화폐) 관련 AML 가이드라인을 오는 7월 초까지 법제화할 계획을 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도 발의돼 있다. 대검찰청은 금융권 AML 솔루션 업체를 통해 의심스러운 암호화폐 거래가 이뤄졌을 때 해당 거래가 이뤄진 암호화폐 거래소를 식별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단 업계는 암호화폐 AML 대책 마련에 있어 우리 정부 대비가 불충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선 국회가 공전하는 상황에서 관련 입법이 쉽게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검찰청의 솔루션 개발도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한국블록체인협회에 '가상화폐주소 조회시스템 개발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낸 것 역시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검찰의 협조 요청에 일선 거래소들의 반응은 냉담했다"고 귀띔했다. 앞서 거래소들이 한국블록체인협회와 자율규제안을 발표하는 등 자정 노력을 펼쳤지만 신규 계좌 발급은 여전히 막혀 있다. 거래소들 입장에선 굳이 움직일 필요 없다는 분위기다.
◆ 늦어지는 정부 대책, 대신 나서는 업계
정부 행보가 지지부진하자 업계가 대책 마련에 직접 나섰다.
한국블록체인협회는 G20 회의에 맞춰 일본에서 각국 블록체인협회가 모이는 V20 회의에 참석한다. 블록체인 산업에 적합한 규제 기준을 선도적으로 논의하고 각국 정부와 협력을 추진한다는 구상. 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 이사가 대표로 참석하며 싱가포르, 일본, 호주, 영국 등 블록체인 협회들도 동석한다. 각국 정부 당국자와 기업들의 참여도 예정됐다.
암호화페 거래소에 적용 가능한 AML 솔루션도 출시됐다. 센티넬프로토콜은 암호화폐 추적 솔루션 CATV와 위협정보데이터베이스(TRDB) 등 관련 솔루션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기존 금융권 AML 업체 옥타솔루션이 센티넬프로토콜의 솔루션을 활용해 통합 AML 솔루션 '크립토AML-프리즘'을 구축하기도 했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보안 컨설팅을 제공하는 노르마는 센티넬프로토콜과 리셀러 계약을 맺고 일선 거래소에 CATV, TRDB 등 솔루션 공급에 나선다. 강화되는 AML 규제에 맞춰 암호화폐 거래소도 관련 역량을 갖출 수 있는 컨설팅을 제공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는 보안이 취약해 해킹 사고 등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등 보안 역량과 더불어 해킹된 암호화폐 추적을 위한 AML 솔루션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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