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에이치엘비 주주 호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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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여러분께.
너무도 당혹스럽고 혼란스러운 상태로 불면의 밤을 보냈습니다.
저를 포함한 저희 임직원 그리고 주주님들 모두 너무 확신하고 있었기에 그만큼 충격도 컸습니다.
긴급설명회를 하면서 좌석에 앉아있던 저희 직원의 놀라운 표정을 잊지 못합니다.
당일 아침 제가 그러했으며, 주주님들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과의 통화와 긴급설명회까지는 짧은 시간이었으나, 단어 선택이나 문장의 오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 제가 작성한 자료를 수차례 수정하고 그리고 그대로 읽었습니다.
해석에 따라, 프레임에 따라 다른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라, 설명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기자님들의 정확한 워딩을 특별히 부탁드리며 천천히 읽었습니다.
만약 지금 언론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그냥 ‘임상실패’라면, 정확한 워딩을 부탁드릴 이유가 전혀 없었을 것입니다.
제가 긴급설명회를 통해 전달한 핵심은 이것입니다.
“현재까지 확정된 탑라인 중 가장 핵심지표인 두 가지는 양호했다. 이로써 리보세라닙의 효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다만 이번 임상이 당초 기획한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고 이로써 FDA 허가신청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내부판단이다”
설명회 내용에는 좋은 소식과 안 좋은 소식이 함께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토록 정확한 워딩을 부탁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언론 기사는 일관되게 ‘임상실패’라고만 정의하고, 이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이 되고 있음을 너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자극적인 기사가 더 잘 읽히는 법이라 해도 이건 좀 너무했다 싶습니다.
설명회 내용을 듣고 원문을 제대로 살폈다면 아마도 “리보세라닙의 효능은 확인하였으나 이번 임상이 의도한 목표치에는 부합하지 못했다”라고 표현되는 게 맞을 텐데, 맥락을 무시하고 그저 시장이 듣고 싶은 자극적인 단어를 선택하는 것에 대해 실망과 함께 무력감을 느끼게 됩니다
수많은 주주와 가족들, 투자가들, 성과를 위해 십 여년을 달려온 사람들의 노고를 잠시라도 떠올려 본다면 어떻게 이 모두를 자극적인 단어 하나로 함축할 수 있는 것인지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회사에 정확한 데이터의 의미를 물어보지도 않은 채, 이러한 기사에 의존하여 미래를 전망하는 전문가의 의견에도 할 말을 잃었습니다.
어차피 ESMO를 통해 모든 데이터가 공개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임상 목표치에는 도달하지 못했으나 리보세라닙의 효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임상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 리보세라닙의 효능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임상에서 있을 수 있는 어떤 해프닝 때문은 아닌지 모든 게 확인 되겠지요.
이번 임상 결과가 리보세라닙의 효능에 대한 근본적 의심사유라면, 헝루이 주가는 어떻게 그토록 안정적일수 있을까요
리보세라닙을 중국에서 5년째 판매하고 있고, 리보세라닙을 기반으로 수많은 임상을 하고 있으며, 헝루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리보세라닙에 문제가 있는거라면, 헝루이의 주가도 영향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적어도 헝루이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이번 저희 임상결과에 대해 1) 신약개발과정에서 임상이 의도한 목표를 도달하지 못하는 사례는 자주 있는 일이며 2) 이것이 약의 효능에 대한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저희 회사에 할증을 감수하면서까지 투자한 외국계 펀드의 총괄 매니저로부터 어제 메일을 받았습니다. 내용인 즉, “어려운 상황을 투명하게 시장에 공개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이러한 정직함을 유지해주기 바란다. 향후 투자가들이 회사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어려움이 있겠지만 논의할 것이 있으면 함께 고민해보자”라는 것이었습니다. 리보세라닙에 대한 의구심은 조금도 없었습니다
질풍지경초. 바람이 부니 곧은 풀과 눕는 풀을 안다고 했습니다. 누가 친구인지를 알게 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을 통해서이죠. 제대로 본질을 보고, 이를 이해하며 함께 고민하려는 외국계 투자가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백이 아니면 흑인 것이고, 선이 아니면 모두가 악이라는 이분법, 0이 아니면 1이라는 디지털개념으로 이번 임상결과를 보지 않기를 바랍니다. 임상은 0.5를 발견하고 이를 1로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0.8을 1로 만들려던게 이번 임상의 목표였으나 결과적으로 0.9에만 도달한 것, 이것이 이번 임상결과에 대한 저의 해석입니다.
이번처럼 리보세라닙의 효능이 입증되는 한 ‘임상지연’인 것이죠.
지각이 결근은 아니지 않습니까?
제가 올리는 이 글은 오랫동안 근거로 남을 터, 감정이 지배하는 시장이 걷히면 이 글의 의미와 타당성에 대해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힘들어 하실 주주님들께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특히 공매도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 채 저희를 아껴주시는 주주들이 그들의 희생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너무 분하고 아픕니다.
잘 이겨내겠습니다
그리고 만약 그 언제라도, 아니면 아니라고 솔직히 얘기하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도 여전히, 리보세라닙은 맞습니다
2019. 6. 29
에이치엘비 대표이사
진양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너무도 당혹스럽고 혼란스러운 상태로 불면의 밤을 보냈습니다.
저를 포함한 저희 임직원 그리고 주주님들 모두 너무 확신하고 있었기에 그만큼 충격도 컸습니다.
긴급설명회를 하면서 좌석에 앉아있던 저희 직원의 놀라운 표정을 잊지 못합니다.
당일 아침 제가 그러했으며, 주주님들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과의 통화와 긴급설명회까지는 짧은 시간이었으나, 단어 선택이나 문장의 오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 제가 작성한 자료를 수차례 수정하고 그리고 그대로 읽었습니다.
해석에 따라, 프레임에 따라 다른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라, 설명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기자님들의 정확한 워딩을 특별히 부탁드리며 천천히 읽었습니다.
만약 지금 언론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그냥 ‘임상실패’라면, 정확한 워딩을 부탁드릴 이유가 전혀 없었을 것입니다.
제가 긴급설명회를 통해 전달한 핵심은 이것입니다.
“현재까지 확정된 탑라인 중 가장 핵심지표인 두 가지는 양호했다. 이로써 리보세라닙의 효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다만 이번 임상이 당초 기획한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고 이로써 FDA 허가신청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내부판단이다”
설명회 내용에는 좋은 소식과 안 좋은 소식이 함께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토록 정확한 워딩을 부탁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언론 기사는 일관되게 ‘임상실패’라고만 정의하고, 이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이 되고 있음을 너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자극적인 기사가 더 잘 읽히는 법이라 해도 이건 좀 너무했다 싶습니다.
설명회 내용을 듣고 원문을 제대로 살폈다면 아마도 “리보세라닙의 효능은 확인하였으나 이번 임상이 의도한 목표치에는 부합하지 못했다”라고 표현되는 게 맞을 텐데, 맥락을 무시하고 그저 시장이 듣고 싶은 자극적인 단어를 선택하는 것에 대해 실망과 함께 무력감을 느끼게 됩니다
수많은 주주와 가족들, 투자가들, 성과를 위해 십 여년을 달려온 사람들의 노고를 잠시라도 떠올려 본다면 어떻게 이 모두를 자극적인 단어 하나로 함축할 수 있는 것인지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회사에 정확한 데이터의 의미를 물어보지도 않은 채, 이러한 기사에 의존하여 미래를 전망하는 전문가의 의견에도 할 말을 잃었습니다.
어차피 ESMO를 통해 모든 데이터가 공개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임상 목표치에는 도달하지 못했으나 리보세라닙의 효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임상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 리보세라닙의 효능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임상에서 있을 수 있는 어떤 해프닝 때문은 아닌지 모든 게 확인 되겠지요.
이번 임상 결과가 리보세라닙의 효능에 대한 근본적 의심사유라면, 헝루이 주가는 어떻게 그토록 안정적일수 있을까요
리보세라닙을 중국에서 5년째 판매하고 있고, 리보세라닙을 기반으로 수많은 임상을 하고 있으며, 헝루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리보세라닙에 문제가 있는거라면, 헝루이의 주가도 영향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적어도 헝루이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이번 저희 임상결과에 대해 1) 신약개발과정에서 임상이 의도한 목표를 도달하지 못하는 사례는 자주 있는 일이며 2) 이것이 약의 효능에 대한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저희 회사에 할증을 감수하면서까지 투자한 외국계 펀드의 총괄 매니저로부터 어제 메일을 받았습니다. 내용인 즉, “어려운 상황을 투명하게 시장에 공개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이러한 정직함을 유지해주기 바란다. 향후 투자가들이 회사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어려움이 있겠지만 논의할 것이 있으면 함께 고민해보자”라는 것이었습니다. 리보세라닙에 대한 의구심은 조금도 없었습니다
질풍지경초. 바람이 부니 곧은 풀과 눕는 풀을 안다고 했습니다. 누가 친구인지를 알게 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을 통해서이죠. 제대로 본질을 보고, 이를 이해하며 함께 고민하려는 외국계 투자가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백이 아니면 흑인 것이고, 선이 아니면 모두가 악이라는 이분법, 0이 아니면 1이라는 디지털개념으로 이번 임상결과를 보지 않기를 바랍니다. 임상은 0.5를 발견하고 이를 1로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0.8을 1로 만들려던게 이번 임상의 목표였으나 결과적으로 0.9에만 도달한 것, 이것이 이번 임상결과에 대한 저의 해석입니다.
이번처럼 리보세라닙의 효능이 입증되는 한 ‘임상지연’인 것이죠.
지각이 결근은 아니지 않습니까?
제가 올리는 이 글은 오랫동안 근거로 남을 터, 감정이 지배하는 시장이 걷히면 이 글의 의미와 타당성에 대해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힘들어 하실 주주님들께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특히 공매도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 채 저희를 아껴주시는 주주들이 그들의 희생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너무 분하고 아픕니다.
잘 이겨내겠습니다
그리고 만약 그 언제라도, 아니면 아니라고 솔직히 얘기하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도 여전히, 리보세라닙은 맞습니다
2019. 6. 29
에이치엘비 대표이사
진양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