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준 차차크리에이션 명예대표
김성준 차차크리에이션 명예대표
"이용료를 저렴하게 만드는 데 신경 썼어요. 많이 이용할 거라고 봅니다."

작년 7월 승차공유(라이드셰어링) 서비스 '차차'를 중단한 뒤 사업모델을 정비해 '차차밴(VAN)'으로 1년 만에 돌아온 김성준 차차크리에이션 명예대표(50·사진)의 각오는 남달랐다.

차차는 쓰라린 실패를 한 차례 겪었다. 차차를 창업한 김 명예대표는 차차 서비스의 운전자 배회영업이 '불법 유상운송'에 해당한다는 국토교통부 유권해석으로 차차 서비스를 중단해야 했다.

"지난해 7월 차차 투자를 받기 직전 국토부의 유권해석이 언론에 공개되는 바람에 벤처캐피털(VC) 투자를 받는 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이번에 차차밴을 새로 내놓기까지 1년 지체된 이유입니다."

절치부심한 김 명예대표는 사업방식을 바꿨다. 기존의 차차는 개인이 장기 렌털한 차량을 이용, 장기 렌털 고객이 차량을 이용하지 않는 시간에 대리운전자를 알선하는 방식으로 영업했었다.

이번에 새로 출시한 차차밴은 차차 플랫폼으로 이용을 신청하면 렌터카 회사 차량을 빌리고, 이후 렌터카 회사가 대리운전자를 호출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국토부 지적사항이었던 배회영업 문제는 차고지를 둬 해결했다. 운행 차량이 차고지로 돌아오지 못할 경우엔 배회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세웠다. 또 승용차(렌터카)를 이용한 사업이었던 차차와 달리, 차차밴은 타타의 사업 근거조항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18조 예외조항을 활용해 11인승 밴을 영업에 이용한다.

"손님을 내려주고 차고지로 돌아오거나, 드라이버가 바로 운행할 수 없으면 배회하지 않고 쉴 수 있는 공간에 정차해 쉬거나 합니다. 국토부 지적을 받은 뒤 방식을 바꿨죠."

차차밴의 승부수는 저렴한 비용. 렌터카 회사 인력고용 비용을 줄여 타사보다 20% 정도 싸게 차차밴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김 명예대표의 설명이다. 렌터카 회사는 대리운전자 배차 관리만 하고, 차량 관리는 대리운전자가 하도록 한 덕분이다. 대신 대리운전자는 개인사업자로서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자율 운행해 영업을 뛴 만큼 벌 수 있게끔 했다.

"차차밴은 운전자(대리운전자)에게 차량에 대한 관리 권한과 점검 의무가 있어요. 렌터카 회사가 아닌 드라이버가 차량을 관리하는 겁니다. 렌터카 회사 입장에서 관리 비용이 줄어드니 그만큼 이용자는 값싸게 콜비를 부를 수 있는 거죠."

차차밴의 앞길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여전히 택시업계 등 기존 산업 반발이 심한 데다, 최근 국토부가 타다의 사업 근거조항이 되는 시행령을 개정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차차밴으로서도 긴장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그는 정부가 적절한 대응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택시제도 개편방안이 법제화되면 해당 법을 준수하며 사업할 것이라고 했다.

"업계가 택시제도 개편방안에 집중해 합의를 만들어가며 나아갈 것이라 봅니다. 정부 방침도 확고하니 대응책이 나올 것이라 믿어요. 아직은 법이 만들어진 상태는 아니니 일단 합리적인 가격으로 경쟁력을 갖고 자율 드라이버 위주로 사업을 시작할 겁니다."

김 명예대표는 모빌리티 혁신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모빌리티 같은 신산업이 발전하려면 다양성이 존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산업으로 가고자 하는 의지를 꺾으면 안 됩니다. 모빌리티 업체들이 살아남으려면 다양성을 많이 열어줘야 합니다. 물론 기존 산업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죠. 그러나 한편으로는 시장에 맡겨두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