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모듈이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삼성그룹과 LG그룹 전기부품 계열사의 ‘확실한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고(高)화소·다(多)기능 카메라가 채택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산업계에선 유튜브 등의 인기에 ‘사진 잘 찍히는’ 스마트폰 수요가 커지면서 카메라모듈이 효자 제품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율주행자동차가 보편화되면 자동차 전장(전기·전자 장치)용 카메라모듈이 주력 사업에 가세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스마트폰 '눈싸움' 잘하네…'어깨 펴고' 다니는 삼성전기·LG이노텍
카메라모듈 매출 가장 커

8일 삼성전기에 따르면 카메라모듈을 제조하는 모듈솔루션사업부의 지난 9월 말 기준 누적 매출은 2조7030억원이다. 전체 매출의 42.5%를 차지했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제조하는 컴포넌트솔루션사업부(38.3%), 기판솔루션사업부(19.2%)를 웃도는 비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올해 모듈솔루션사업부가 3조5000억원 가까운 사상 최대 매출을 거두며 지난해 매출 1위였던 컴포넌트솔루션 사업부를 제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모듈사업부의 ‘내실’도 좋아지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6년 341억원에서 작년 889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9월 말 기준 누적 영업이익이 1900억원으로 이미 작년의 두 배 수준을 뛰어넘었다. 연간 기준으론 2574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미래에셋대우)이 최근 나왔다.

LG이노텍도 비슷한 상황이다. 2016년 1123억원이던 광학솔루션사업부 영업이익은 작년 21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3200억원대로 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6년 전체의 49.5%를 차지했던 매출 비중은 올해 65% 가까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멀티 카메라 채택으로 실적 증가

카메라모듈은 렌즈를 통과한 빛을 이미지 센서를 통해 전기 신호로 바꿔 디스플레이에 전송하는 부품이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이미지센서는 삼성전자 소니 등에서 공급받고 렌즈 등은 자체 제품을 써 카메라모듈을 제조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주요 납품처는 삼성전자와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이다. LG이노텍은 애플, LG전자와 중국 업체들에 공급하고 있다.

카메라모듈 실적 증가세는 최근 애플, 삼성전자 등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멀티 카메라를 채택하면서 본격화하고 있다. 과거 스마트폰에 1개 들어가던 카메라가 기본 3개, 많게는 4~5개씩 들어가면서 납품 수량이 늘었다는 얘기다. 유튜브 등의 인기로 스마트폰의 촬영 기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디자인을 중시해 카메라 수를 늘리는 데 소극적이던 애플까지도 아이폰11프로 후면에 카메라 3개를 달았다. 최근엔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카메라 2~3개는 기본 적용되는 추세다.

프리미엄폰에 차별화 요소로 고화소·다기능 카메라가 들어가는 영향도 크다. 삼성전기가 제조·납품 중인 폴디드 카메라가 좋은 사례다. 툭 튀어나오지 않고 당겨서 찍는 기능이 가능한 잠망경 형태의 제품이다.

ASP도 상승하는 추세다. 삼성전기의 올해 3분기 카메라모듈 ASP는 전년 대비 75.0% 상승했다. LG이노텍 ASP도 7.4% 올랐다. 스마트폰업체의 원재료 조달비용에서 카메라모듈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IM(정보기술&모바일)부문이 올해(9월 말 기준) 지급한 카메라모듈 누적 대금은 5조827억원으로 처음 5조원을 넘어섰다. 전체 원재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8%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AI·자율차로 적용 확대 전망

업계 관계자들은 대체적으로 카메라모듈사업의 미래가 긍정적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스마트폰용 중저가 시장에서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가전, 인공지능(AI) 스피커 등으로 신규 적용 영역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주행 안전장치 등이 보편화되면서 자동차 전장용 카메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삼성전기 LG이노텍도 신규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용 카메라모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수/정인설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