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기관에 일률적 주 52시간 적용…대한민국 망한다"
“주 52시간 근로제와 블라인드 채용은 연구기관과 맞지 않습니다.”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사진)은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말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25개 정부출연연구소를 관리하는 곳이다.

원 이사장은 “연구활동에 (일률적으로) 주 52시간을 적용하면 대한민국은 망한다”며 “오는 3월까지 주 52시간제 완화 정책연구를 추진하고, 연구 형태에 맞는 적합한 재량근로시간제 운영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과학기술연구회는 산하 25개 연구소 중 15곳에 재량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시행 중인 블라인드 채용과 관련, “연구소 특성에 대한 고려가 없어 적절하지 않다”며 “수월성과 전문성 검증을 위해 출신학교 기재, 추천서 접수 등을 예외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회는 이를 두고 고용노동부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원 이사장은 또 출연연 사이 칸막이를 없애는 융합연구를 촉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60여 년 역사를 가진 출연연이지만 멸종한 공룡처럼 되지 않으려면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며 “수소에너지, 양자컴퓨터 등 융합 주제에 대한 수평적 협력체 10여 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 대형 연구를 방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개인수탁과제(PBS) 개선 의사도 밝혔다. 올 연구회 산하 25개 연구소 정부출연금은 1조9828억원, 수탁과제 등 자체 수입은 2조8765억원이다.

원 이사장은 “개인적으로는 정부출연금과 수탁과제 비율이 6 대 4(현재 4 대 6)로 조정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