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 피임약 머시론이 국내에서 9년 연속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알보젠코리아는 머시론이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가 집계한 일반의약품(OTC) 판매 데이터 기준으로 지난해 연간 판매액 141억원을 달성했다고 12일 밝혔다. 전년 대비 10% 증가한 것이다.

피임약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과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나뉜다. 이 중 일반의약품 시장은 2018년 393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441억원으로 12%가량 성장했다. 머시론을 비롯해 동아제약이 판매하는 마이보라와 멜리안, 유한양행의 센스데이 등 16개 제품이 경쟁하고 있다. 머시론은 지난해 전체 시장의 3분의 1에 달하는 32%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2011년 이후 9년 연속 국내 판매 1위다.

알보젠코리아는 종근당과의 파트너십과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이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머시론은 그동안 유한양행이 판매하다가 지난해 6월 종근당으로 판권이 넘어갔다.

알보젠코리아는 작년 하반기부터 종근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 판매 마케팅을 해왔다. 경쟁 제품의 수급이 불안정했던 것도 성공의 한 이유다. 마이보라와 멜리안은 제조사인 바이엘이 생산 공정을 변경하면서 일시적으로 제품 공급이 중단됐다. 이 때문에 다른 제품들이 반사적 이익을 누렸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국내 제약사들이 잇달아 피임약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유한양행은 머시론 판권 계약이 종료된 이후 3세대 피임약 센스데이를 출시했다. 동국제약은 지난해 릴리애를 선보였고 일동제약도 경구 피임약 2개 품목의 허가를 받았다.

업계는 피임약 시장을 둘러싸고 영업과 마케팅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알보젠코리아는 올해 여성 소비자의 목소리를 담은 신규 광고를 선보이고 시장 1위 자리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김혜빈 알보젠코리아 머시론PM은 “머시론은 전체 복제약 합산 판매량보다 일곱 배 이상 높은 판매 성과를 내는 등 선두 자리를 굳히고 있다”며 “올해도 종근당과의 활발한 협업을 통해 성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