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반변성과 당뇨병성 망막병증 같은 질환은 시력 문제를 일으켜 삶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항체 기술력으로 기존 치료제가 해결하지 못한 안과질환 치료의 길을 열어가겠습니다.”

박상규 노벨티노벨리티 대표(사진)는 “안과질환은 고령화 등으로 발병이 빈번해지고 있지만 기존 치료제를 쓸 수 없는 환자군이 15~40%에 이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벨티노벨리티는 아주대 약학대 교수인 박 대표가 2017년 창업한 바이오벤처다. 박 대표는 유방암, 루푸스신염 등 각종 질병의 발병 기전 규명과 항체 개발에 20년 이상 매진한 전문가다. 그는 “1980~1990년대만 해도 신약은 화합물 또는 천연물 의약품이 대세였지만 선진국에서는 항체 의약품 개발이 활발하다는 것을 알고 항체 개발에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새 기전의 안과 치료제 개발

노벨티노벨리티의 대표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은 황반변성 및 당뇨병성 망막병증 치료제인 ‘NN2101’이다. 황반변성은 안저 부위에 염증 물질이 쌓이면 혈관이 압박을 받아 영양과 세포 공급이 힘들어진다. 이로 인해 저산소증이 발생하고 안저 부위에서 혈관생성인자를 통해 새 혈관이 조직된다. 안저 부위의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생성되면 시야를 방해한다. 황반변성은 노인 실명의 가장 큰 원인이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병명처럼 당뇨병과 관련이 있다. 당뇨병 환자들이 체내 인슐린 공급에 문제를 겪으면 혈중 탄수화물이 단백질과 결합해 혈관 내피세포를 공격한다. 망막 혈관에서 누수 현상이 일어나면 저산소증이 발생해 신생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생성되는 원리다. 박 대표는 “조혈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줄기세포인자(SCF)와 SCF 수용체인 시킷(c-KIT)이 저산소증 환경에서 비정상적 혈관 생성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NN2101은 SCF 대신 시킷과 결합해 비정상적인 혈관 생성을 억제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판 중인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리제네론·바이엘 공동개발), 루센티스(제넨텍·노바티스 공동개발)는 혈관내피성장인자인 VEGF를 억제하는 원리를 갖고 있다. 그러나 해당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가 15~40%가량 존재한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VEGF가 신생 혈관 형성과 강한 연관성이 있지만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며 “SCF와 시킷도 안과질환에 관련 있다는 분석 아래 치료제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내년 임상1상 진입”

NN2101은 전임상 중이다. 내년 임상1상 진입이 목표다. 회사 측은 현재 연간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VEGF 기반 안과질환 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가 등장하면 시장 규모가 5조원 정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SCF의 기본 원리를 활용한 항체약물결합체(ADC) 기반 항암제 파이프라인도 개발 중이다.

노벨티노벨리티는 지난달 31일 쿼드자산운용과 메디톡스벤처투자 등을 포함해 총 10곳에서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금은 NN2101의 전임상과 임상시험에 활용할 예정이다.

노벨티노벨리티는 2023년께 상장할 계획이다. NN2101이 임상2상에 진입할 시점이다. 기술수출 등이 성사되면 상장 시점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박 대표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품위있는 경영을 하겠다는 회사명에 걸맞게 앞으로도 혁신신약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