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도 접는다…'폴더블' 열풍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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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폴더블 디바이스' 쏟아져
성능과 휴대성에 대한 고민 속에서 '폴더블'로 해답찾은 IT업계
"왜 폴더블 사야 하나"는 소비자 반응에 당위성 제공해야
성능과 휴대성에 대한 고민 속에서 '폴더블'로 해답찾은 IT업계
"왜 폴더블 사야 하나"는 소비자 반응에 당위성 제공해야
IT(정보통신) 업계에 '폴더블 바람'이 불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 퍼진 폴더블 트렌드는 태블릿, 노트북으로 확산하며 점차 '돌풍'으로 변하는 모양새다.
◆ 폴더블 스마트폰, 이젠 대중화에 초점
올해는 지난해보다 '폴더블폰 전쟁'이 한층 더 치열해졌다. 벌써 모토로라, 삼성전자가 신제품을 내놨다. 다음주에는 화웨이도 새 폴더블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폴더블폰에 가장 열을 올리는 건 삼성전자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첫 폴더블폰 '갤럭시폴드'에 이어 이달 11일 '갤럭시Z플립'을 출시했다. 이르면 오는 7월경 '갤럭시Z폴드2(가칭)'도 새로이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년새 3개의 폴더블폰을 내놓는 셈이다. 삼성 스마트폰을 이끄는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올해 폴더블폰을 대중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폴더블 폼팩터(하드웨어의 크기·형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폴더블폰으로 새로운 시장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몇 년 전부터 향후 스마트폰 하드웨어 개발은 막바지에 이를 것이고, 시장 역시 점차 정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여러 제조사들은 "스마트폰은 직사각형 디자인에 평면 디스플레이를 갖춘 폼팩터"라는 고정관념을 깨려고 노력해 왔다. 사실 삼성전자는 이미 7년 전부터 폴더블에 관심을 보여왔다. 삼성전자는 2013년 현재 폴더블폰에 장착되는 '플렉서블(구부릴 수 있는)디스플레이 패널'을 활용해 좌우로 오목하게 휘어진 커브드 화면을 구현한 세계 첫 플렉서블 폰 '갤럭시 라운드'를 출시했다.이듬해에도 삼성전자는 비슷한 좌우 양쪽에 곡면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엣지'를 야심차게 선보였다. 하지만 이처럼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새 폼팩터를 내놓아도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면 별다른 성과가 보이지 않았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폴더블폰을 연달아 내놓기 시작했다는 것은 폴더블폰이 어느 정도 시장성이 확보된 상태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화웨이의 '메이트X'와 같은 폴더블폰은 스마트폰으로, 태블릿으로 변할 수 있는 '카멜레온' 같다는 장점이 있다. 동영상 시청 등 대화면에 대한 수요는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큰 기기를 휴대하기에는 불편해 하는 소비자가 주 고객층이다. 폴더블폰의 경우 휴대는 일반 스마트폰처럼 접어서 편하다. 그러면서 필요에 따라선 펼쳐서 태블릿처럼 큰 화면을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은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각 화면에 켜 놓고 사용할 수 있어 멀티태스킹에 유리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 폴더블 바람, 태블릿까지 옮겨왔다
스마트폰에 적용한 폴더블 기술은 태블릿으로 옮겨올 전망이다. 오는 4월경 레노버는 세계 최초 폴더블 태블릿 PC '씽크패드 X1 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운영 체제로 윈도를 택한 이 디바이스는 일반 PC와 사용 환경이 별반 다르지 않다. '씽크패드 X1 폴드'는 13.3인치의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으며 무게가 1kg도 되지 않아 휴대가 간편하다. 필요에 따라 화면 반으로 접어 한 면을 키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델도 올 초 열린 'CES 2020'에서 폴더블 태블릿PC 시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향후 폴더블 태블릿PC는 이같은 형태로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목할 점은 폴더블 태블릿 PC에 레노버, 델 같은 일반 제조사뿐만 아니라 PC의 두뇌인 CPU를 만드는 인텔도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인텔은 올 하반기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 '타이커레이크'를 선보인다. 이는 향후 폴더블 태블릿 PC의 핵심 규격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네오', 삼성전자의 '갤럭시 북S', 레노버의 씽크패드 X1에 '레이크필드'를 장착하며 폴더블 태블릿, 듀얼 스크린 등 새 폼팩터에 관심을 보인 인텔이 폴더블 태블릿PC에도 본격 뛰어든다는 의미다.
◆ "기존 기기로 다 되는데?" 질문에 해답 제시해야
소비자 눈높이가 날로 높아져 가는 상황에서, 제조사가 디바이스 크기를 작게 하면 성능이 떨어지고 반대의 경우에는 휴대성이 떨어진다. 성능과 휴대성에 대한 고민 속에서 IT 업계는 해답을 폴더블에서 찾았다. 큰 디바이스에 고도화된 성능을 탑재하면서도 휴대성을 높인 게 폴더블의 핵심.
폴더블폰, 폴더블 태블릿 대중화를 위해 사용자 경험(UX)를 끌어올리는 데에 방점이 찍힌다. UX란 사용자가 제품을 이용하면서 느끼는 총체적인 경험을 일컫는다. 여전히 스마트폰과 태블릿, 그리고 노트북이 선사하는 UX는 다르다. 예컨대 소비자들은 같은 게임이라도 모바일·PC·콘솔이 각자 다른 UI(유저인터페이스)와 UX를 제공하므로 각각의 디바이스를 선택한다. 일부 소비자들이 "기존 기기로 다 되는데 굳이 비싼 돈을 들여 폴더블 디바이스를 사야 하느냐"고 반응하는 이유다. 이 점을 고려하면 갤럭시Z플립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최신 사양이 탑재되지 않았음에도 갤럭시Z플립은 마치 노트북처럼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다양한 각도로 펼치고 고정시킬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다. 테이블에 세워두면 두 손이 자유로워지고, 삼각대가 필요 없이 셀프카메라를 촬영할 수 있다.
폴더블폰을 최초로 출시한 건 삼성전자도 화웨이도 아닌 중국의 스타트업 '로욜'의 '플렉스파이'이다. 다만 이를 기억하고 있는 이는 드물다. 소비자는 '세계 최초'가 아닌 자주 쓰는 기기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제조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포인트는 폴더블 디바이스를 구매해야 하는 당위성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 폴더블 스마트폰, 이젠 대중화에 초점
올해는 지난해보다 '폴더블폰 전쟁'이 한층 더 치열해졌다. 벌써 모토로라, 삼성전자가 신제품을 내놨다. 다음주에는 화웨이도 새 폴더블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폴더블폰에 가장 열을 올리는 건 삼성전자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첫 폴더블폰 '갤럭시폴드'에 이어 이달 11일 '갤럭시Z플립'을 출시했다. 이르면 오는 7월경 '갤럭시Z폴드2(가칭)'도 새로이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년새 3개의 폴더블폰을 내놓는 셈이다. 삼성 스마트폰을 이끄는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올해 폴더블폰을 대중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폴더블 폼팩터(하드웨어의 크기·형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폴더블폰으로 새로운 시장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몇 년 전부터 향후 스마트폰 하드웨어 개발은 막바지에 이를 것이고, 시장 역시 점차 정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여러 제조사들은 "스마트폰은 직사각형 디자인에 평면 디스플레이를 갖춘 폼팩터"라는 고정관념을 깨려고 노력해 왔다. 사실 삼성전자는 이미 7년 전부터 폴더블에 관심을 보여왔다. 삼성전자는 2013년 현재 폴더블폰에 장착되는 '플렉서블(구부릴 수 있는)디스플레이 패널'을 활용해 좌우로 오목하게 휘어진 커브드 화면을 구현한 세계 첫 플렉서블 폰 '갤럭시 라운드'를 출시했다.이듬해에도 삼성전자는 비슷한 좌우 양쪽에 곡면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엣지'를 야심차게 선보였다. 하지만 이처럼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새 폼팩터를 내놓아도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면 별다른 성과가 보이지 않았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폴더블폰을 연달아 내놓기 시작했다는 것은 폴더블폰이 어느 정도 시장성이 확보된 상태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화웨이의 '메이트X'와 같은 폴더블폰은 스마트폰으로, 태블릿으로 변할 수 있는 '카멜레온' 같다는 장점이 있다. 동영상 시청 등 대화면에 대한 수요는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큰 기기를 휴대하기에는 불편해 하는 소비자가 주 고객층이다. 폴더블폰의 경우 휴대는 일반 스마트폰처럼 접어서 편하다. 그러면서 필요에 따라선 펼쳐서 태블릿처럼 큰 화면을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은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각 화면에 켜 놓고 사용할 수 있어 멀티태스킹에 유리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 폴더블 바람, 태블릿까지 옮겨왔다
스마트폰에 적용한 폴더블 기술은 태블릿으로 옮겨올 전망이다. 오는 4월경 레노버는 세계 최초 폴더블 태블릿 PC '씽크패드 X1 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운영 체제로 윈도를 택한 이 디바이스는 일반 PC와 사용 환경이 별반 다르지 않다. '씽크패드 X1 폴드'는 13.3인치의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으며 무게가 1kg도 되지 않아 휴대가 간편하다. 필요에 따라 화면 반으로 접어 한 면을 키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델도 올 초 열린 'CES 2020'에서 폴더블 태블릿PC 시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향후 폴더블 태블릿PC는 이같은 형태로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목할 점은 폴더블 태블릿 PC에 레노버, 델 같은 일반 제조사뿐만 아니라 PC의 두뇌인 CPU를 만드는 인텔도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인텔은 올 하반기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 '타이커레이크'를 선보인다. 이는 향후 폴더블 태블릿 PC의 핵심 규격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네오', 삼성전자의 '갤럭시 북S', 레노버의 씽크패드 X1에 '레이크필드'를 장착하며 폴더블 태블릿, 듀얼 스크린 등 새 폼팩터에 관심을 보인 인텔이 폴더블 태블릿PC에도 본격 뛰어든다는 의미다.
◆ "기존 기기로 다 되는데?" 질문에 해답 제시해야
소비자 눈높이가 날로 높아져 가는 상황에서, 제조사가 디바이스 크기를 작게 하면 성능이 떨어지고 반대의 경우에는 휴대성이 떨어진다. 성능과 휴대성에 대한 고민 속에서 IT 업계는 해답을 폴더블에서 찾았다. 큰 디바이스에 고도화된 성능을 탑재하면서도 휴대성을 높인 게 폴더블의 핵심.
폴더블폰, 폴더블 태블릿 대중화를 위해 사용자 경험(UX)를 끌어올리는 데에 방점이 찍힌다. UX란 사용자가 제품을 이용하면서 느끼는 총체적인 경험을 일컫는다. 여전히 스마트폰과 태블릿, 그리고 노트북이 선사하는 UX는 다르다. 예컨대 소비자들은 같은 게임이라도 모바일·PC·콘솔이 각자 다른 UI(유저인터페이스)와 UX를 제공하므로 각각의 디바이스를 선택한다. 일부 소비자들이 "기존 기기로 다 되는데 굳이 비싼 돈을 들여 폴더블 디바이스를 사야 하느냐"고 반응하는 이유다. 이 점을 고려하면 갤럭시Z플립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최신 사양이 탑재되지 않았음에도 갤럭시Z플립은 마치 노트북처럼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다양한 각도로 펼치고 고정시킬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다. 테이블에 세워두면 두 손이 자유로워지고, 삼각대가 필요 없이 셀프카메라를 촬영할 수 있다.
폴더블폰을 최초로 출시한 건 삼성전자도 화웨이도 아닌 중국의 스타트업 '로욜'의 '플렉스파이'이다. 다만 이를 기억하고 있는 이는 드물다. 소비자는 '세계 최초'가 아닌 자주 쓰는 기기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제조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포인트는 폴더블 디바이스를 구매해야 하는 당위성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